루이스 칸의 건축 철학, chat GPT에 묻다

루이스 칸의 건축 철학, chat GPT에 묻다

요즘 굉장히 핫한 주제, chat GPT에 대해서 알고 계신가요?

대화형 챗봇의 형태로 구성된 이것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거의 모든 질문에 유의미한 답변을 내어놓습니다.

더 이상 검색 엔진에서 올바른 정보를 골라내는 수고스러움을 행하지 않아도 될 것이며,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하는 수많은 기대와 법적 제도, 저작권 관련 이슈가 있고 시험이나 과제에 활용되기도 하여, 아직은 문제가 많다는 걱정 어린 시선, 둘 모두를 듬뿍 받고 있는 뜨거운 감자이죠.

거의 모든 질문에 척척박사처럼 완벽에 가까운 답을 주는 이 인공지능에게 저는 조금은 짓궂게도 분명한 정답은 없지만, 자신의 이데아를 보여줄 수 있는 철학적인 질문을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때, 제가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 떠올랐습니다.

「Louis I. Kahn: 학생들과의 대화(MGH Books,2007)」 지금은 아쉽게도 절판된 이 책은 온라인 중고 서점에서 구할 수가 있었는데요. 현재는 개정되어 새로운 제목을 가지고 내용이 조금 확장되었다고 합니다. 1957년부터 1967년 사이에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그가 근무하던 시절에 제자들과 주고받았던 질문과 그에 대한 답, 혹은 그를 주제로 한 다른 평론가나 작가의 에세이가 담겨있는 책입니다.

(「루이스 칸의 잊혀질 수 없는 건축 강의:Louis I Khan: 학생들과의 대화」 -현재 개정판의 제목입니다.)

여러 질문과 이야기를 준비했는데요. 먼저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Salk Institute의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루이스 칸의 가치관을 먼저 살펴보고, 학생들에게 받은 질문 2가지에 대하여 루이스 칸과 chat GPT의 답변을 비교,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01. Salk Institute Story

소크 박사가 루이스 칸에게 설계를 의뢰하기 시작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피카소? 당시 가장 유명한 예술가를 초대할 만큼 예술적 가치가 있는 건물을 지어달라는 뜻인가?”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윽고 이어지는 이야기를 읽고서야 저는 비로소 조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소에서 일하는 과학자들을 피카소와 같이 개성과 의지를 가진 사람이 되도록 도와주는 공간을 만들어 주세요“ 자신의 요구사항을 이렇게 간단하면서도 깊은 뜻을 내포해서 말하는 클라이언트와 그 속뜻을 바로 알아차리고는 그것에 자신의 해석까지 담아서 표현해내는 건축가,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소크 연구소를 디자인하며 그는 프로그래밍과 공간의 본성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영역의 본성을 깨닫는 것이 곧 프로그래밍이며, 그 본성을 가진 건물은 바뀌지 않는 진리와 같고 그것이 건축을 살아있게 하는 근원이 된다고 말이죠. 제가 좋아하는 고사성어 중에 노자의 도덕경에 善建者不拔(선건자불발) 이라는 말이 있는데요, “잘 세운(지은) 것은 뽑히지 않는다.”라는 뜻인데, 루이스 칸의 말과도 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칸의 가치관에 조금은 가까워지셨을까요?

3. Design is Form Towards Presence

Q-1-1 :

이제부터 50년 후의 건축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입니까?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내다 볼 수 있습니까?

첫 번째 질문은 건축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루이스 칸의 주된 활동 시기를 살펴보면 1950년부터 1970년 정도이니, 그가 말한 50년 뒤의 건축은 어쩌면 현재의 건축을 바라보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당시는 포스트모더니즘, 브루탈리즘, 미니멀리즘의 시대였습니다. 기능적인 것, 장식을 제하는 것을 중심으로 단순함을 추구하고, 깔끔한 수직, 수평의 선과 대비 감을 가지는 대각선의 조합을 가진 건물들이 특징적이었습니다. 대표적 건축가로는 칸을 포함해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미스 반 데어 로에 정도가 있습니다. 재료적인 측면에서도 큰 도약이 있었습니다. 철과 유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전과 비교했을 때 구조적 제약에서 자유로운 형태가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많은 변화를 겪은 시대에서, 루이스 칸은 미래를 내다보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가 살아온 시대만 보더라도 많은 변화를 겪었을 테니, 앞으로 다가올 것들을 선뜻 내다보는 것은 무의미하고, 때로는 오만함처럼 느꼈을 것 같습니다.

당시의 “혁신적인”, “미래적인” 디자인의 이미지들을 찾아보았습니다. 당시에는 매우 파격적이고, 이것은 다가올 미래를 반영하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 물건 중에서 현재까지 남아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의 말을 빌리면, 아마 저 사물들의 존재 의지가 없었기 때문이겠죠. 그러나 칸이 만든 건물은 아직 이곳에 있습니다. 그의 정신도 함께 존재합니다. 오늘 가능한 것을 오늘 행하는 것. 내일을 뒤쫓기보다는 오늘 가능한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 이것이 그가 가진 생각 아니었을까요? 그럼 이젠 GPT의 답변을 들어볼까요?

A-1-1. by GPT :

AI 모델로서 미래를 확실하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현재 추세와 기술 발전에 기반한 몇 가지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향후 50년 이내에, 건축은 기술 발전, 사회 변화, 그리고 환경 문제로 인해 중대한 변화를 경험할 것입니다. 다음은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몇 가지 잠재적인 발전입니다:

지속 가능하고 친환경적인 설계

스마트하고 연결된 건물

조립식 및 모듈식 건설

로봇 공학과 자동화의 사용

가상 및 증강 현실

전반적으로, 우리는 향후 50년 동안 건축이 더 지속 가능하고, 연결되고, 효율적이며, 기술 주도적이 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환경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성, 더 스마트하고 효율적인 건물에 대한 수요 증가, 새롭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건설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기술의 개발에 의해 주도될 것입니다.

솔직히 많이 놀랐습니다. 10초 만에 5개의 아이디어를 내어놓았고, 요약한 결과라 내용에서는 생략됐지만, 각 주제에 대한 부연 설명과 근거를 함께 제시해 줍니다. 심지어 겸손하기까지 하네요. 완벽한 것을 보면 샘이 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반대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았습니다. GPT는 본인(?)의 결과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대응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Q-1-2 by Sangmin :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루이스 칸은 우리가 미래를 내다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A-1-2 by GPT :

건축의 미래는 미리 정해진 양식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내는 인간의 상상력의 힘이라는 루이스 칸의 유명한 인용구는 건축의 미래는 예측할 수 없고,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의 추세와 도전을 바탕으로 향후 몇 년 동안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변화 중 일부를 예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건축의 전체 미래를 볼 수는 없지만, 현장에서 흥미롭고 혁신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설득, 당해 버렸습니다. 그의 말을 인용하고 지금과 그때가 달라진 점을 설명합니다. 이 정도의 능력이 있다면, 어쩌면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내는 인간의 상상력의 힘 아닌 “인공지능의 힘”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4. Offering to Architecture

Q-2-1 :

건축가의 교육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공예와 디자인이 어떻게 통합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십시오. 만일, 선생님께서 학부장이시라면, 건축가의 훈련을 어떻게 시작하시겠습니까?

두 번째 질문은 건축 교육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매 학기 작년과 같은, 이미 정해져 있는 설계 주제를 받는 오늘날의 건축 교육은 과연 과거에서 바라봤던 미래의 건축 교육이 맞을까요? 저 질문을 한 학생은 교육보다는 훈련받는다는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우리는 그 과정에서 어떤 능력을 기르고 배워가는 것일까요? 저는 루이스 칸 선생님의 말씀에서 본인이 수십 년 건축을 한 건축가라도, 그것의 본질까지 소유할 수 없기에, 각자가 본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정답이 정해진 학문이 아니기에, 그 가능성은 무한한 것이 건축이고 저 또한 그런 점에 매료되었습니다. 양식, 방법, 왕도가 없는 것이고, 그렇기에 우리는 항상 준비해야 하고 시간과 정신을 쏟아야 하는 것이죠. 그것을 끌어내는 것, 그것이 그가 바라본 건축 교육이었습니다. 그러면 이번에는 건축을 “학습”한 GPT의 생각을 들어볼까요?

A-2-1 by GPT :

공예와 디자인을 통합하는 데 있어서, 이것들이 상호 연결되어 있지만 건축 교육의 두 가지 측면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예는 재료, 건축 기술, 세부 사항과 같은 건축물의 물리적, 기술적 측면을 포함합니다. 반면에 디자인은 공간 계획, 형태, 미학과 같은 건축의 창조적이고 개념적인 측면을 포함합니다.

공예와 디자인을 효과적으로 통합하기 위해서는 전체론적이고 학제적인 방식으로 건축 교육에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생들은 기술적인 기술과 창의적인 기술을 모두 개발하고, 둘 사이의 관계를 볼 수 있도록 장려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디자인 스튜디오는 학생들이 기술 지식에 기초한 창의적인 해결책을 개발하도록 하는 특정 건설 기술이나 재료에 초점을 맞출 수 있습니다.

건축대학의 학부장으로서, 나는 디자인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건축가들의 훈련을 시작할 것입니다. 나는 학생들이 디자인 문제에 대해 창의적이고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건축이 만들어지는 사회적, 문화적, 환경적 맥락에 대한 깊은 이해를 기르도록 장려하고 싶습니다.

나는 또한 학제 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학생들이 건축과 공학, 미술, 환경 과학과 같은 다른 분야들 사이의 연관성을 탐구하도록 장려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나는 학생들이 건축가로서 성공하는 데 필요한 기술적 기술과 실제 경험을 개발하는 것을 돕기 위해 인턴십, 디자인빌드 프로젝트, 지역사회 참여 이니셔티브와 같은 실제 훈련을 위한 실습 경험과 기회를 우선시할 것입니다.

Q-2-2 by Sangmin :

구체적으로 어떤 교육과정과 훈련법 혹은 교수법을 생각하고 있습니까?

5년간의 건축대학 교육과정을 예를 들어 설명해 주세요.

A-2-1 by GPT :

– 1년 차:

건축사 및 이론 소개

도면 및 설계 기초

건축 시스템 및 자재

디지털 모델링 및 시각화

소규모 설계 과제에 초점을 맞춘 설계 스튜디오 프로젝트

– 2년 차:

대규모 설계 과제에 초점을 맞춘 중간 설계 스튜디오 프로젝트

환경설계 및 지속가능성 원칙

건설 기술 및 세부 사항

건축 법규 및 규정

도시설계 및 계획의 역사

– 3년 차:

복잡한 설계 과제에 초점을 맞춘 고급 설계 스튜디오 프로젝트

구조 시스템 및 엔지니어링 원칙

시스템 통합 및 최적화 구축

전문적 실무 및 프로젝트 관리

공학, 미술 또는 환경 과학과 같은 관련 분야의 선택 과목

– 4년 차:

독창적인 디자인 컨셉에 초점을 맞춘 논문 스튜디오 프로젝트

전문적 관행 및 윤리

도시설계 및 계획

건축에 있어서 비판적 이론과 현대적 이슈

파라 메트릭 설계 또는 건설 기술과 같은 전문화된 주제의 선택 과정

– 5년 차:

대규모 설계 과제에 초점을 맞춘 최종 설계 스튜디오 프로젝트

고급 연구 및 설계 방법

포트폴리오 개발 및 전문 기술

전문 인턴십 또는 지역 봉사 프로젝트

디자인 혁신과 기업가정신에 초점을 맞춘 캡스톤 과정

프로그램 내내, 학생들은 실제 경험을 얻고 사회적 책임감을 키우기 위해 디자인빌드 프로젝트나 지역사회 서비스 계획과 같은 실제적인 학습 경험에 참여하도록 장려될 것입니다. 또한, 이 프로그램은 학제간 협력을 강조하고 학생들이 건축과 공학, 예술 또는 환경 과학과 같은 다른 분야 사이의 연결을 탐구하도록 장려할 것입니다. 이론, 실습, 학제간 학습을 결합한 종합적인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졸업생들은 성공적인 건축 경력을 위해 잘 준비될 것이다.

이쯤 되니, 제가 답변을 비교하고 평가한다는 것이 맞는가. 하는 회의감이 들기도 합니다. 정답을 찾아주는 검색 엔진이나, 기존의 인공지능과는 달리, 정말 세상의 모든 정보를 학습하여 나름대로 해석하기도 하고, 궁금해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정확히 판단하여 알려주는 능력을 갖춘 것처럼 느껴집니다. 또한 견해가 다른 부분에서도 본인(?)의 주장을 관철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설득해 나간다는 점에서 그 수많은 기대와 걱정들이 한꺼번에 이해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단순히 도구가 아닌, 루이스 칸과 비슷한 혹은 그 이상의 경험을 가진 전문가와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최근 이것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공부하는 미디어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그것을 좇으며 “오늘의 것에 충실하며 행하는 것” 그것이 아마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변화 아닐까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