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시자와 류에 : 열린 공간을 향한 건축가
- 발행
- 2023.11.17

니시자와 류에는 1966년 일본 요코하마에서 태어난 현대 건축가이다. 요코하마 국립대학을 졸업하고, 세지마 가즈요와 함께 SANAA라는 건축사무소를 설립했다. SANAA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사무소로, 프리츠커상, 황금사자상, RIBA 골드메달 등 다양한 건축상을 수상했다. 니시자와 류에는 주택, 교회, 박물관, 대학 캠퍼스 등 다양한 유형의 건축물을 설계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모리야마 주택, 하우스A, 히로시 센주 미술관, 뉴욕 뉴 뮤지엄 등이 있다.

니시자와 류에의 건축 철학은 첫째로 ‘열린 공간’을 지향하는 것이다. 그는 공간과 시간의 벽을 허문 건축, 거리와 관계하는 건축, 들어가기 쉽고 나오기 쉬운 건축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자연과 환경, 사람과 사람,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고 소통하게 하는 건축을 추구한다.
둘째로, 그는 건축이 되도록 이해하기 쉽고 심플하게 만들기를 지향한다. 그의 저서 ‘니시자와 류에가 말하는, 열린 건축’에서 이런 의도가 드러난다. 세지마와 함께 설계한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을 사람들이 체험할 때 직관적으로 ‘열려 있다’를 느낄 수 있는 이해하기 쉬운 상태를 목표했다고 한다. 그는 전문적인 지식이나 예비 정보 없이 무심하게 감각적으로 전달되는 건축, 그런 명확함을 가지고 건축을 하고 싶다고 전한다.

니시자와 류에의 건축 철학을 더 자세히 살펴볼 때 알아야 할 키워드는 ‘디테일’, ‘자연스러움’, ‘관계성’이다. 이 세 가지는 그의 건축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디테일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실용성을 고려한 것이다. 자연스러움은 어울리지 않는 것과 어울리는 것의 경계를 잘 아는 것이다. 관계성은 공간과 시간, 내부와 외부, 개인과 공동체를 조화롭게 이어주는 것이다.
니시자와 류에는 건축이 삶 전체와 관련된 하나의 세계(또는 세계관)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통과 교류라는 현대의 감수성을 누구보다 충실히 건축 예술로 표현했다.
니시자와 류에의 주요 작품
1. 모리야마 주택

모리야마 주택은 2005년에 완공된 일본 도쿄에 있는 주거용 건물이다. 이 건물은 니시자와 류에가 설계하였으며, 10개의 작은 백색 상자로 구성되어 있다. 각 상자는 서로 다른 크기와 방향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사이사이에는 작은 정원이 있다. 개구부를 되도록 크게 만들어 방 안으로, 밖으로 들어오고 나설 때 부담이 없는 상태를 목표로 했다.

이 건물은 건축주인 모리야마 야스오의 요청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다. 모리야마 야스오는 노이즈 뮤직과 실험 영화, 그리고 독서를 즐기는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삶과 취향에 맞는 공간을 원했고, 니시자와 류에에게 새로운 주거공간을 의뢰했다.
모리야마 주택은 건축주의 삶과 취향을 반영한 공간이다. 모리야마 야스오는 자신의 집에서 노이즈 뮤직과 실험 영화를 감상하고, 책을 읽으며, 정원에서 휴식을 즐긴다. 그는 또한 자신의 집의 일부를 임대하여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교류한다. 이렇게 모리야마 주택은 개인과 공동체, 내부와 외부, 자연과 인공을 조화롭게 연결하는 열린 공간이다.
2. 하우스 A

하우스A는 오래된 목조 주택이 밀집된 주택지에 세워진 독신자를 위한 주택이다. 클라이언트는 파티를 열 수 있을 정도의 넓은 공간과 게스트가 묵을 방, 침실, 부엌과 식당, 욕실 등의 설치를 원했다. 부지는 남북으로 긴 형상을 하고 있고 동서로 인접한 땅에는 바로 앞까지 목조 가옥이 세워진, 약간은 어두운 느낌의 환경이다.
니시자와는 이러한 땅의 형태에서 모든 방에 빛이 들어올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해결책은 각 방을 구슬 꿰듯 나란히 두면서도 겹치지 않도록 엇갈리게 두어 건물의 구석구석까지 빛으로 가득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었다. 전체구성을 도로 쪽부터 순서대로 게스트하우스, 현관, 일광욕실 겸 세탁실, 부엌과 식당, 드레스룸 등이 좌우로 엇갈려 부지 모양을 따라 나란히 놓이며 기본적으로 단층집에 가까운 구성이다.

평면상에서 보면 울퉁불통하게 보인다. 이는 방 하나하나가 따로 놓이면서도 연속되도록 만들고 싶었던 바람이 드러난다. 다양한 사물이 함께 존재하는 상태를 만들어 나뉘면서도 연속되는 공간을 만들었다. 공간을 구분하는 커튼까지도 불투명한 재질로 선택하지 않은 이유도 풍경이 건너편까지 계속되는 느낌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우스A의 가장 독특한 공간은 일광욕실이다. 욕실의 천장의 절반은 개폐식으로, 열면 바람이 불기 시작해 커튼을 흔들고, 거리의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이는 니시자와가 이 주택에서 만들고자했던 중간 영역적인 부분이다.
니시자와는 전체가 정원 같은 투명하고 개방감 있는 공간이길 바라며 설계했다. 여기서 투명은 근대건축의 유리와 철로 이뤄진 위압적 투명함이 아닌 봄의 햇살같이 평온하고 쾌적한 공간을 목표로 했다.
데시마 미술관

데시마 미술관 부지는 데시마의 바다가 가까이 보이는 약간 높은 언덕 중턱에 있다. 데시마는 세토나이카이의 섬들 중에서도 유난히 나무가 많고 물이 풍부한 아름다운 섬이다. 계단식 논과 마을, 자연이 서로 어우러져 문화적 경관이 만들어져있다. 니시자와는 여기서 데시마의 환경과 잘 연결되면서도 나이토 레이 작가의 작품과 공존하며 조화를 이루는 건축 공간을 지향했다.
데시마 미술관을 지을 때 니시자와는 일본의 대표적인 아트 컬렉터이자 기업의 총수 ‘후쿠타케 소이치로’가 한 말 ‘ 단지 하나의 건축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트와 건축, 자연이 일체화된 것을 만들 수는 없을까.’라는 말에 영감을 받으며 설계 작업을 실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니시자와는 물방울 같은 형태의 자유 곡선에 의한 건축을 제안했다. 주변 지형이 모두 자유로운 커브 등고선에 의해 생긴 자연 지형이었기 때문에, 물방울 같은 자유로운 곡선을 가진 건축 형상이 주변의 지형과 조화를 이루며 하나의 강렬한 건축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부드럽고 연속적인 커브에 의해 만들어진 원룸 공간은 아트를 위한 더 집중적인 장소를 형성했다.
낮고 얇은 콘크리트에 의한 셸 구조에 몇 개의 커다란 구멍을 뚫고 유리를 넣지 않은 개방된 형태는 건축물이라기보다 언덕 같은 느낌의 존재감을 갖게 된다. 열린 개구부를 통해서는 빛과 비, 아름다운 자연의 분위기가 들어오고, 자연의 생물들도 드나든다. 반의 실내이고 반의 옥외 같은 공간은 신비한 개방감과 환경과의 연속감이 생긴다. 경관으로서도 기존 지형을 유지하고 식재는 데시마 내부의 자생 식물을 이용해 자연스러움을 더했다.

니시자와는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건물까지 걷는 과정에서 들판 같은 경관을 이동하고, 숲을 빠져나와 데시마의 식물과 지형, 계단식 논, 세토나이카이를 오가는 배와 같이 이 섬이 가진 아름다운 풍경과 역사를 느끼며 아트 공간으로 인도 된다. 경관과 건축과 아트, 그 모든 것이 하나의 단위가 되는 존재를 지향했다.

글을 마치며
니시자와 류에의 건축 작품들은 그의 건축 철학을 잘 반영한다. 그는 공간과 시간의 벽을 허문 건축, 거리와 관계하는 건축, 들어가기 쉽고 나오기 쉬운 건축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자연과 환경, 사람과 사람,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고 소통하게 하는 건축을 추구한다. 그는 디테일, 자연스러움, 관계성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그의 건축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들을 설명한다. 그는 건축이 삶 전체와 관련된 하나의 세계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통과 교류라는 현대의 감수성을 누구보다 충실히 건축 예술로 표현했다.
세지마 카즈요, 그리고 니시자와 류에 두 명으로 이루어진 SANAA에 대해 알아보며 두 건축가가 오래 함께할 수 있는 이유는 두 사람 모두 비슷한 생각을 하지만 다른 방향으로 뻗어가며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했다. 형태, 프로그램, 그리고 주변과의 관계를 고려하는 방법에 차이가 만들어낸 틈을 아름답게 메꾸는 두 명의 건축가가 만들어낼 앞으로의 건축물들을 더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니시자와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니시자와 류에가 말하는 열린 건축’이라는 책을 추천한다. 책 자체도 굉장히 흥미롭고 한 사람의 생각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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