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부산국제건축제, 전시기획에서 운영까지

INTRO
건축을 전공하면 꼭 건축설계만이 길일까?
올해 9월, 부산에서 2023 부산국제건축제가 성공적으로 전시가 진행되었었습니다. 올해는 유달리 다양한 전시와 MVRDV의 특별강연까지 볼거리가 가득했던 건축제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부산국제건축제의 전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힘쓰신 전시 운영 위원장인 ‘리을도랑 건축사사무소’ 대표 김성률 소장님을 만나 뵈었습니다. 앞으로의 전시까지 기대가 되는 이야기들까지 즐거운 인터뷰 시간이었습니다.
2023년 11월 09일, 부산 리을도랑 건축사 사무소에서

전시운영 위원장 소개
김성률 건축가는 동서대학교 건축학과와 부산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10년의 실무경력을 바탕으로 2013년 리을도랑 아틀리에를 개소하고 2020년 리을도랑건축사사무소로 개명하였다. 부산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하였으며 부산시 공공건축가/경관심의위원으로도 활동하였다. 건축과 브랜딩이 연계된 카페와 숙박시설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하고 있으며 근작으로 제주 아라오월주택, 상가주택 자연조각 등이 있다. 2023년 부산국제건축제 전시운영 위원장으로 전시를 진행하였다.
* 2023 부산국제건축제 주요 전시
-
주제전
B City 하펜시티와 부산북항, 서로를 통해 보다
B Life 일상의 공간_카페건축
B Place 부산건축가의 창의적 실험
B Architects Next Architects 4
-
특별전
MVRDV 초대작품전 ‘What’s Next?’
정재헌 건축가 초대작품전 ‘집, 일상의 발견’
-
참여전
2023 부산다운건축상, 부산공공디자인홍보관
부산도시공사, 부산공동어시장, 부산시 구군 홍보관
부산지역 건축단체 기획전 등
-
강연
1) 하펜시티 초청특강
2) MVRDV 위니마스 특별강연
3) 정재헌 건축가 초청강연
4) [강연+토크] 라이프 스타일을 담은 건축
5) [부산-서울교류프로그램] 부산과 서울 건축가들의 대화
6) 실내건축강연회
7) 제 42차 부산공간포럼
8) 제48차 열린부산도시건축포럼
-
이벤트
어린이 도시건축교실
건축투어 ‘2023 부산다운건축상 수상작’
SNS 이벤트

Q. 건축제를 성공적으로 전시하셨는데, 전시 운영위원장의 역할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주세요!
A. 전시 조직은 집행위원장과 프로그래머, 그리고 전시위원장과 기획위원장 그리고 건축제사무국이 있습니다. 집행위원장은 전체를 총괄하는거고 프로그래머는 주제를 선정하며 기획위원장은 좀 더 세분화된 내용들을 기획합니다. 참고로 이번 전시에서 기획위원장은 해외 건축가 섭외에 큰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그리고 전시위원장은 전시장의 구축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다룬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전시 컨텐츠의 구성과 전시공간을 기획하고 각 전시간의 관계도 설정합니다.
Q. 이번엔 주제전에서 [B_Life 일상의 공간_카페건축]라는 주제전도 위원장님의 아이디어 이신가요?
A. 네 맞습니다. 원래 “Cafe and Stay“이었어요. 둘다 기획했다가는 다른 전시에 비해 구성이 너무 많아서 전시구성 밸런스 차원에서 카페만 전시하게 되었습니다.
Q. 매년마다 개최되는 부산국제건축제, 준비하시는데 7개월 정도 걸린다고 들었습니다! 그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A. 2월부터 9월까지 7개월 반 정도 걸렸습니다. 주제는 프로그래머가 정하고 그에 맞는 전시기획을 기획위원장이 맡아서 진행합니다만 전시기획 아이디어는 여러 위원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전시임원회의에서 정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기획위원장이 해외건축가 섭외를 했고 국내건축가는 집행위원장과 프로그래머가 섭외를 했습니다. 전시위원장인 저는 전시공간의 구성과 배치 및 각 전시별 컨텐츠들을 정리하고 관리했습니다.
Q. 이번에 전시위원장을 맡으신 게 처음인가요?
A. 네. 집행위원장부터 모두 다 전시 운영자가 된 것은 처음입니다. 전시를 해본 경험만 있지 전시를 기획하고 운영해 나가는건 처음인거죠. 다만 몇년 전 부산 현대미술관에서 코로나 관련한 주제로 한 전시에서 제가 눈에 띈 활약을 해서 전시위원장이 된 것 같습니다.
전시는 각 파트가 있습니다. 매년 열리는 워크샵과 공모전을 전시하는 파트와 주제에 따라 전시하는 주제전이 있습니다. 전시위원장은 각각의 전시를 총괄해주는 역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프린터는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어떻게 걸어서 전시를 하는지 등의 소소한 과정들을 관리하면서 전체를 완성해나가는 거죠.

Q. 이번에 특별 강연으로 MVRDV 위니마스가 초청되었는데 섭외 비하인드가 궁금합니다!
A. 해외건축가의 경우 워낙 바쁘신 분들이 많으셔서 보통은 1년 전에 섭외해야 합니다. 7개월 전에 섭외하는 건 사실 어려운 일이었어요. 유명한 건축가들의 경우 1년 치 스케줄이 다 짜져있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다니면서 전 세계 일정을 소화할 정도입니다. 다행히 기획위원장의 인맥으로 해외 건축가 섭외가 성사되었습니다.

Q. 그러면 국내 건축가분들의 강연 준비는 전시위원장님이 진행하신 건가요?
A. 강연은 전시운영진에서 후보를 선정해서 섭외를 진행했습니다. 저는 카페건축과 관련된 건축가들을 섭외했습니다. 그리고 넥스트 아키텍츠와 파빌리온 담당 건축가들은 전시운영진에서 섭외를 진행했습니다.
Q. 강연자나 전시자들을 선정하시는데 선정 기준이 있었나요?
A. 1순위는 대중의 선호도였습니다. 건축에 있어 전시라는 플랫폼은 유명건축가 전을 제외하고 대중에게 별로 관심을 모으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이게 대중한테 좀 다가서려면 우리가 조금 진입장벽을 낮춰서 들어가야하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카페하고 스테이가 대중이 접근하는데 가장 좋은 분야라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카페와 스테이는 세계에서 드물게 국내 건축가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어요. 일본의 경우 버블경제가 터지고 난 후인 90년대 초부터 건축가들은 일이 없어서 주택에 집중하기 시작했어요. 일본 건축가들의 가득한 에너지를 모두 쏟아버릴 수 있는 게 주택이었고, 거기서 노하우가 폭발하게 된 게 지금 일본 건축이에요.
우리나라 경우 카페와 스테이에 그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봅니다. 30~40대의 건축가가 수백평의 엄청난 큰 사이즈의 카페를 자유롭게 설계하고 있고 에너지를 엄청나게 쏟아붇고 있는거죠.
그리고 스테이라는 말을 통용시킨 분이 스테이폴리오의 이상묵 대표입니다. 그전엔 펜션이라고 주로 불렀어요. 그래서 이상묵 대표를 섭외하면, 분명히 펜션 하고 싶은 사람도 많을테니까 건축제를 보러 오시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실제로 강의를 딱 해봤을 때 질문이 폭발했어요. 1시간 내내 질문만 주고받았다니까요. 1시간 강연하고 남은 1시간을 어떻게 해야 하나 하면서 혼자 막 주저리주저리하고 있는데 청중들이 질문하고 싶어서 손을 드는거에요. 그래서 “질문하고 싶으신분?” 하니까 바로 손이 한 15명이 확 올라왔었어요. 질문자가 너무 많아서 질문을 더 이상 못 받았어요. 명함 100장 갖고 왔는데 진짜 한 3분 만에 명함 싹 다 나갔어요. 이상묵 대표가 요즘 위축돼 있었는데 폭발적인 인기에 너무 행복했다고 전해주더라고요.

Q. 위원장으로서, 기분이 좋으셨을 것 같아요.
A. 대중이 원하는 선호도가 예상한 대로 맞아떨어졌다는 게 너무 좋았습니다.
이번 전시회에 있어서 제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뭐냐면 초대를 한 사람에 대한 예우를 갖춰주는거였어요. 그래서 신경 쓴 것 중 하나는 전시 영역별로 하얀색 아트월을 다 세운 거죠. 전시를 찾아오는 손님에 대한 배려도 되고, 전시를 하는 건축가의 위상과 격을 공간적으로 만들어 주는거였죠.
Q. 전시 준비를 하시면서 어려웠던 부분이 있을까요?
A. 예산 맞추는 게 제일 힘듭니다. 장난 아니에요. 정해진 예산안에 맞추려고 노력합니다. 모형 틀 이런 거 있잖아요. 보통은 MDF로 목수가 짠 다음에 페인트를 바르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에 시트를 했어요. 이렇게 시트를 바른 건데 그것도 비싼 거예요.
그런데 넥스트 아키텍처4를 전시한 어느 젊은 건축가가 싱크대 자재인 PB판재로 전시대를 만든게 있는데 시트로 한것보다 더 저렴하게 한거더라구요. 싱크대 장이 그냥 하얀색이니까 안에 속장은 PB라고 해서 되게 싸거든요. 전시가 끝나고 북항관련된 전시물을 항만공사 옮겨서 전시대를 만들어야하는게 있었는데 시트작업으로 했다면 800만 원인데 PB판재의 싱크대 업체에서 작업해서 240만 원으로 완성했습니다.

Q. 7개월 동안에도 사무소도 운영되면서 스케줄은 어떻게 관리하셨나요?
A.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썼어요. 그러니까 한 2주에 한 번씩 회의하니까 한 번 2주에 한
번씩 회의하면서 전시 배치도면도 조금씩 그렸습니다. 나중엔 제가 거의 실시 도면을 다 그렸어요. 옥타늄 사이즈 정확하게 재가면서. 전시에 너무 집중하면 전시준비하는 팀들도 힘들었을거에요.

Q. 진행하신 행사 중에서 가장 공들이신 행사는 무엇인가요?
A. 개인적으로는 카페건축전에 공을 제일 많이 들였습니다. 부산에 가볼 만한 카페부터 울산·경남 지역 340군데 정도를 다 조사했습니다. 인스타에 가볼만한 카페 리스트도 다 찾아봤는데 그러다 안되서 네이버 지도를 펼쳐놓고 카페 검색해서 나오는 모든 카페를 뒤져봤어요. 프랜차이즈 빼고. 그런데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이 작업한 카페들이 의외로 별로 없였어요. 거의 건축가들이 다 했고 인테리어 하신 분들이 한 것들은 전포 카페거리같은 곳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뭔가 나름의 컨셉을 명확하게 넣고 하는 게 없는 거죠. 그러니까 뭔가가 자기만의 색깔이나 자기 의지를 담고 하는 게 있어야하는데 그런 컨셉을 가진게 대부분 없었어요.
그런 와중에 찾아낸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4팀이었어요. 19개 팀 중에서 4팀밖에 없는거죠. 건물 전체가 아니고 어느 건물에 부분적으로 들어간 카페가 많은데 부분이라도 좀 드라마틱하게 디자인되었다면 선정할려고 했습니다. 대중한테 여러 카페 디자인을 보여주려고 했는데 막상 후보군을 선정하는건 다른 얘기더라고요. 그 후보군 중에서 선별하는 작업이 좀 어려웠습니다.

Q. 전시자를 모집한 것이 아니라 직접 하나하나 다 컨택을 하신건가요?
일일이 회사에 연락을 다 했어요. 그래서 그분들한테 뭐라고 했냐 하면 이거는 상업 전시니까 홍보에 완전히 열을 올려서 하시라. 카페건축전이랑 넥스트 아키텍처4 이거는 그냥 알리는 거니까 대놓고 자랑해라 그런 얘기도 했어요. 그렇게 얘기를 해주니까 전시의 전체적인 퀄리티가 높아졌습니다.

Q. 내년에도 참여하시면, 2024 부산국제건축제는 발전방향이 어떻게 되나요?
A. 내년에도 같은 멤버들이 전시를 진행할 것 같아요. 부산국제건축제가 건축 문화제 중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작했어요. 서울이 그 다음이에요. 부산은 23회에요. 처음 2001년도에 시작했어요. 최초로 만든 문화제이지만 서울 건축비엔날레가 더 많이 알려져 있어요. 그래서 서울에 비엔날레가 갔다 오고 나니까 건축 전문 플랫폼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사실 들었어요.
개선점이 뭐냐 했을 때 플랫폼을 만들자. 그리고 부산국제건축제이니까 부산의 건축제만의 특별한 매력이나 특색이 담긴 플랫폼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부산은 바다를 끼고 있잖아요. 그다음에 약간 제 1 수도권 제 2 수도권 이렇게 개념을 보고 있거든요. 왜냐하면 광역시급이 울산 부산 그다음에 창원이 지금 거의 광역시급이에요. 아직 승격은 안 됐지만, 이 3개 광역시급에다가 이제 김해 양산 포항 거제시 GDP를 모아보면 되게 높아요. 공단이 다 있으니, 핵발전소도 다 여기 있잖아요. 그리고 GDP가 높으면 소비력이 높다는 것이고, 여기 인구 다 모아보면 약 천만 됩니다. 경기도 서울 합치면 2천만 원이잖아요. 제2수도권으로서 작지 않아요. 여기 나름의 구심점도 있어야 하고, 문화제가 일단 최초고 부산 건축제만의 뭔가 특색을 줘야 한다는 생각을 이번에 처음 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단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하자가 1번이었고 내년부터는 뭔가 부산국제영화제처럼 나름의 특색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부산국제건축제의 내년 목표가 무엇인가요?
제일 제가 문제를 인식한 게 국제 건축전인데 국제스럽지 않았어요. 대중의 반응도 같았는데 별로 국제적이지 않더라는거죠. 해외 건축가만 온다고 해서 국제전이 아니고 교류가 있어야 해요. 몇년전에 부산 건축가들과 일본간사이 지방의 건축가들과 교류를 해왔었는데, 한일사태로 관계가 악화하고 코로나까지 터져서 교류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어요. 전시장 섭외부터 준비를 다 했었는데, 흐지부지가 되었지만 준비하면서 알게 된 사실에 되게 많았어요.
일본과 우리나라는 차이가 극명하게 납니다. 건축을 대하는 방식이 극단적으로 달랐어요. 학생 때부터 구상하는 방법이 달라요. 우리 학생들은 대부분 컨셉을 정하는데 일본은 컨셉이라는 것이 없었어요. 일본은 문제를 설정하면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이 문제 설정 자체가 컨셉이 되는 거예요. 국제전답게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부산국제건축제를 만들고 싶습니다.
기대되는 2024 부산국제건축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