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넬레스키와 피렌체의 돔

이탈리아 피렌체에 가면 엄청난 규모의 성당을 볼 수 있다. 르네상스 최고의 걸작인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 피렌체 두오모 대성당이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큰 성당이었으며 현재 로마의 산 피에트로 대성당, 런던의 세인트폴 대성당, 밀라노 대성당을 뒤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성당이다. 3만 명의 신도를 수용할 수 있었으며 피렌체의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지배력을 상징하던 곳이었다.
성당은 1296년 9월 9일 아르놀포 디 캄비오의 설계로 지어지기 시작했다. 초기 피렌체 대성당은 고딕양식이 유행하던 13세기 말이었던 시기였기에 초기 설계는 고딕양식으로 설계되었다.
그러나 1302년 캄비오의 사망으로 30년간 공사가 중지되었고 이후 조토 디 본도네가 공사를 재개했지만 불과 3년 만에 조토가 죽음으로써 또 한 번 공사의 중단이 되었다. 1348년엔 흑사병이 창궐하여 다시 한번 공사가 중단되었다.

고딕양식의 유행은 이런 공사 중단 기간 사이 유행이 지나버렸고 또한 고딕양식을 선호하지 않았던 이탈리아인들은 원형 지붕을 짓기로 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처럼 거대한 원형 지붕 즉 거대한 돔이 받는 무게를 분산시켜 붕괴되지 않도록 지탱해 줄 공중부벽(Flying Buttress)을 돔 옆에 일절 덧붙이지 않는, 기존의 이탈리아 성당 구조로는 해결책을 찾을 수 없었다.
또한, 아치나 돔을 만들기 위해선 아래에서 나무로 비계를 만들어 건설하였는데 45m나 되는 구조물에 비계를 설치하자니 너무나 막대한 양의 목재가 필요하여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결국 성당 중앙의 천장이 뻥 뚫린 상태로 51년 동안 공사가 중단되었고, 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1418년 돔 공사 해결책을 공개적으로 모집하기 이르렀다. 이때 당선된 사람이 바로 필리포 브루넬레스키이다.
브루넬레스키와 기베르티

브루넬레스키는 원래 시계공이자 금속 세공사로 설계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건축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그는 1401년 산 조반니 세례당의 청동 문을 <구약성서;이삭의 희생>을 주제로 제작하는 공모전에 참가하였다. 7명의 참가자 중 가장 주목을 받았던 인물은 브루넬레스키와 그의 경쟁자인 기베르티의 작품이었다.

이삭의 육체적 아름다움을 살린 기베르티의 작품과 강렬한 현장감이 돋보이는 브루넬레스키의 작품 중 피렌체의 시민들은 기베르티의 작품을 선택한다. 그렇게 경쟁에서 패배한 브루넬레스키는 로마로 여행을 떠나게 되고 로마의 웅장하고 화려한 건축물의 매력에 빠진 그는 그곳에서 16년간 로마의 건축물을 실측하고 연구를 하였다.
첫 번째 공모전에서 패배하고 17년 후 다시 피렌체에선 성당의 돔을 완성하기 위한 돔 설계 공모전이 열렸고 그와 기베르티는 그곳에서 두 번째 대결을 펼친다.
당시 반원형의 비잔틴의 돔을 선호하는 것과는 달리 그는 비잔틴의 돔보다 위로 솟아오른 더 가파른 형상의 돔을 제시하였다. 특히 돔의 받침대를 넣어 돔이 지붕 선 위로 올라오게 하여 돔의 위용이 더욱 눈에 잘 띄게 하는 설계였던 것이다. 또한, 문제였던 나무 프레임 없이도 돔을 완성하는 방법의 설계를 가져왔고 결국 두 번째 공모전의 결과 브루넬레스키가 당선되었다.

두오모 성당 돔의 수수께기
1. 나무 프레임 없이 만들 수 있던 방법
대성당의 벽체가 4.3m로 사람이 올라가서 작업하기 충분했던 두께였기에 이곳에서 벽돌을 돌아가면서 쌓아 위로 올라가는 공법을 사용했고 이러한 방식으로 높이 45m의 나무 프레임이 필요하지 않은 방법으로 해결하였다.
2. 2만 5천 톤의 하중을 견뎌내는 방법
고대 로마 건축물인 판테온에서 해답을 찾았다. 판테온의 돔 구조를 살펴보면 아래쪽은 6m의 두꺼운 구조이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얇아져 맨 윗부분은 1.6m로 줄어든다. 올라갈수록 벽 두께가 얇아져 높은 곳의 무게를 줄여 하중을 견디게 하였다.
3. 지상 45m에 벽돌을 옮기는 방법
말을 이용한 회전 기중기 -> 말의 움직임을 이용한 도르래 방식으로 말이 회전하면 돌이 위로 오르고 내리는 방법의 기중기를 만들어 벽돌을 옮겼다.
4. 헤링본 스타일의 벽돌 쌓기
헤링본 스타일과 유사한 방식으로 벽돌을 수직, 수평 교차 쌓기로 벽돌의 압력을 수직, 수평으로 분산시켜 무게를 버티게 하였다.
5. 이중 돔 구조
하나의 벽을 사용한다면 벽의 두께가 두꺼워질 수밖에 없지만, 이중 돔 구조를 사용하여 1m의 외벽 2.3m의 내벽을 쌓아 올리고 내벽과 외벽을 고정해 돔을 완성했다.

이러한 이중 돔의 방식은 훗날 모든 돔 건축에 적용됐다. 성 베드로 성당, 세인트폴 대성당, 미국 국회 의사당 등 많은 곳에 사용됐다.
브루넬레스키가 만약 공모전에서 패배한 좌절의 경험이 없었더라면 과연 오늘의 피렌체 대성당의 모습은 어떠한 모습이었을까? 피렌체 대성당은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는 예술품이지만 그 내면에는 한 예술가의 실패와 도전이 담겨 있는 그 자체 또한 예술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