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나누는(/) 가치
알로이시오 기지는 ‘더불어’ ‘나누는’ 곳입니다. 기지는 50년간(1968-2018) 가난한 아이들이 사용하던 학교를 고쳐 만들었습니다. 본래 소 알로이시오(Aloysius Schwartz 1930-1992) 신부님이 만들었으며 이제는 마리아수녀회가 그 자리에서 세상이 필요로 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특히 가난한 아이들이 바르게 자라나도록 돕는 일이 수녀회의 미션입니다. 그것을 위한 장소. 망망대해의 피난처이자 전진 기지처럼, 빠른 세상의 변화에도 버팀목 같은 장소로서의 기지입니다. 이곳은 사람들의 삶에 진정 필요한 것을 다루는 공간입니다. 스스로의 생각을 키우고, 삶의 기본기를 익히고, 이웃과 함께 더불어 나누는 곳. 이제는 잃어버린 감각들을 일깨우는 곳이 될 것입니다.
위치 : 부산 서구 감천로 237
연락처 : 051-250-8900
수상 : 2021 부산건축상 대상, 2021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최우수상

새로운 공간, 흔적 찾기
리모델링 전 알로이시오 기지는 과거 마리아 수녀회가 가난한 아이들을 도와 함께 더불어 살던 곳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3개의 기지에서 이동을 하고 생활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높은 경사로의 언덕배기에 위치하여 있는데요, 주변의 산과 송도의 바다에서부터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고, 경치를 보며 힐링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경사를 따라 계단을 올라가기 전 작은 운동장을 볼 수 있는데요, 특이한 점은 알록달록한 원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것을 아이들이 어떻게 쓸지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작가는 규정하지 않은 디자인에 어떤 행위가 담길지 호기심 있게 보고 있다고 했는데요. 실제로 이 시설을 이용하는 학생들은 드럼통에 칸마다 들어가 자리를 차지하여 아늑한 공간을 만들고, 드럼통 위에 올라가서 놀기도 하는데요, 아이들은 늘 만든 이의 상상을 뛰어넘어서 쓰고 활용한다고 합니다. 기지가 모습을 바꾸자, 다른 이들의 손길이 하나씩 보태져 공간이 풍성해집니다.

작은 운동장을 보고 계단을 올라가면 탁 트인 공간의 기지 #2동과 #1동이 직방형의 형태로 가로로 수평적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기지#2동은 1층은 나무공방(목공실), 2층은 대청마루로 활용되는데요, 먼저 1층을 지나가, 기지#1동을 향하니 아늑한 나무 목공 냄새가 나서, 향토적인 기분이 들어 아늑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 붉은색의 벽돌과 아치 모양의 창문들 또한 포근한 느낌의 분위기를 형성했습니다.

기지 #2동을 지나 #1로 지나가면 수녀님과 부기지장님이 반겨주는데요, 기지의 담당자 부기지장님이 알로이시오의 역사·문화·공간·구조 등 여러 가지 정보를 알려줍니다. 알로이시오 기지 투어 신청을 하면 부기지장님과 함께 공간을 둘러볼 수 있는데요. 리노베이션은 단순히 건물을 고치고 잘 쓰이게 만드는 줄 알았는데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양한 공간들을 보니 리노베이션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건물에 입장하자마자 제일 눈에 띄었던 것은 수직 동선인 램프인데요, 전자 기계고등학교 종합실습실로 쓰던 건물을 완전히 뜯어서 고친 공간입니다. 복도에 교실이 양쪽으로 붙은 전형적인 학교 건축 공간이었는데요, 중앙의 복도를 걷어내고 경사로를 배치하고, 이 경사로는 공간과 움직임의 중심이자 ‘기지’의 기본 프로그램을 위한 장소가 됩니다. 여기서 특별한 점은 휠체어를 타고 경사로를 따라 1층부터 4층까지 이어진 램프를 올라가서 경험하는 과정이 프로그램입니다. 세상은 사회적 약자와 함께 살아가야 할 곳이라는 사실을 머리가 아닌 몸으로 경험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사회적 약자와 장애인 또한 더불어 살아야 할 우리의 이웃이며 경사로를 설치하여 전시관같이 유기적인 프로그램을 느낄 수 있게 한 동선 배치가 인상 깊었습니다. 또한 층마다 다른 색상과 재료를 씀과 동시에 획일성에서 벗어나고 더불어 상상력을 자극하기위한 건축가의 의도를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램프를 따라 3층을 올라가면 침묵의 방이 있습니다. 특이하게 오픈된 공간이 아닌 벽을 따라 이동을 해야 하는데요, 이곳을 사용하는 이용자들이 공동체나 협업이 아닌 혼자 자기만의 생각을 하고 명상을 하는 독립적인 공간입니다. 긴 방을 거쳐 창문 앞에 걸터앉아 경치를 바라보며 사색을 하면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이러한 독립적인 공간은 다른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공간에 쓰임이 없는 ‘Dead Space’일 수 있었지만 같은 성격으로 공간을 활용하여 개인적인 독립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특징을 볼 수 있습니다.


각각의 프로그램 공간들은 주입식 교육이 아닌 직접 체험하고 결과를 공유하고 서로 소통(시선의 맞춤, 한공간에 서로 함께 있음) 하는 프로그램들로 구성됩니다. 요리, 텃밭, 댄스, 뷰티, 음악, 제빵 등 삶의 기본기를 익히는 활동들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함께 텃밭에서 재료를 만들고 그것으로 요리하고 공유하는 등 서로 더불어 베풀며 배우고 나눔을 실천합니다.


알로이시오 기지 #1을 보면 다양한 공간들이 있는데요, 획일적인 교실과 복도 창문이 아닌 각각의 공간마다 성격이 다름을 보여주듯이 공간의 활용가치에 따라 공간도 달라짐을 볼 수 있습니다. 단체 활동을 하는 곳은 벽으로부터 자유로운 평면의 공간의 가집니다. 또한, 각각의 개인이 분업이나 모둠별 수업 등을 하는 곳은 동선의 분리와 공간의 분리가 이루어집니다. 이렇듯 다양한 크기와 높이 등 각각의 방마다 새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일 위층 옥외공간에 올라가면 이용자들이 함께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여름이면 잔디가 파랗게 자라서 함께 캠핑도 하고 야외수업도 하면서 외부 활동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특이한 점은 뚫린 것이 아닌 기둥들이 세로 파사드의 열주 형태로 구성되어 있었는데요, 마치 사이사이 공간마다 풍경이 달라져서 사진을 찍어서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옥외 공간 위 옥상에는 텃밭이 있어 여러 가지 채소들을 활용하여 직접 재배하여 먹기도 하고 이웃에게 나누기도 한다고 합니다. 함께 더불고 나누는 가치를 실현하는 극적인 공간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 유명한 작가의 모형이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여러 분야의 예술가들이 함께 알로이시오 기지를 구성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재차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기지#1동 옆을 보면 처음 입장할 때 지나왔던 기지#2동을 볼 수 있는데요, 1층에서 걸어올 땐 느끼지 못했던 풍경과 분위기를 전체를 봤을 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지#2동의 공간 방향은 양방향으로 자유로워 함께하는 놀이공간임을 느낄 수 있었고, 내부와 외부가 자연과 연결되는 특성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공간은 따로 프로그램의 목적을 정하지 않고 다양한 쓰임을 할 수 있게 열린 공간이라고 하는데요, 이용에 한계를 두지 않고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고 다양한 활용 가치가 있도록 하기 위해 쓰임을 정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끝으로
알로이시오 기지는 1957년 알로이시오 신부님이 선교활동을 하며 가난한 아이들(전쟁고아들)을 만난 이후로 역사가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헌신과 봉사정신으로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마리아 수녀회가 탄생을 하고 그 과정들이 하나하나 역사에 남기 시작했습니다. 리노베이션 전 알로이시오는 교육 가치는 높지만 변화해가는 현대사회에는 더 이상 공간의 실용성이 떨어졌습니다. 이러한 정신을 이어, 이제는 어린이부터 청소년 어른까지 사용할 수 있게 새롭게 변화하여 더불어 나누는 가치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알로이시오의 간단한 역사와 구조, 프로그램 구성을 간단하게 알아봤는데요, 바쁜 일상을 아늑한 알로이시오에서 힐링하는 건 어떠신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