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노 AI 활용하기 : 바르셀로나 파빌리온 모델링

INTRO : 그래서 AI, 뭘 할 수 있는데?

바르셀로나 파빌리온 만들어줘

 

Rhino AI의 설치는 끝났는데, 정작 뭘 시켜야 할지 막막하셨나요?

 

이번 글에서는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을 예제로 AI활용을 다루어보고자 합니다. 이 건물은 단순한 형태 안에 우리가 가장 귀찮아하는 4가지 ‘딸깍’ 포인트를 모두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방법들은 따라하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부분적으로 다양하게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Rhino AI로 바르셀로나 파빌리온 만들기

Step 0. AI 개입 포인트

 

  • 레이어 정리: 레이어와 속성을 자동으로 분류해 벽체를 생성합니다.

  • 계단 생성: 시작과 끝만 알면 알아서 반복 작업을 진행해줍니다.

  • 블록 생성: 자동으로 블록을 만들어 수정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 오브젝트 배치: 알맞은 영역에 랜덤한 스케일과 회전값으로 흩뿌려줍니다.

 

Step 1. 도면 준비

 

 

바르셀로나 파빌리온 도면을 준비하여, 이미지 트레이싱을 시도했습니다.

야심 차게 ‘딸깍’ 한 번으로 도면을 따려 했으나, 결과는 냉정한 실패였습니다. 이미지 트레이싱의 정밀도가 떨어지고 커브 모서리가 겹쳐서 실무용 데이터로 쓰기엔 한참 부족하더군요. 그러나 유리와 벽 레이어를 스스로 구분해내는 능력은 영리했습니다. 이를 활용해, 직접라인 작업을 이어나갔습니다.

 

이미지 (좌), 라이노 상 닫힌 커브(우)

 

도면 트레이싱을 직접 마무리했습니다. 사실 해치(Hatch) 그리드에 모든 치수를 딱 맞추는 게 정석이겠지만,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은 ‘AI의 성능 검증’이기에 적절한 선에서 타협하며 속도를 높였습니다.

모든 커브는 ‘평면상의 닫힌 커브’로 작업했고, 바닥(Floor), 벽(Wall), 유리(Glass)라는 3개의 레이어로 구분했습니다. AI에게 “벽을 세워줘”라고 할 때, 어떤 선이 벽이고 어떤 선이 유리인지 일일이 설명할 필요가 없도록 레이어로 미리 정의해둔 것입니다. 특히 ‘닫힌 커브’는 AI가 Extrude나 PlanarSrf 같은 명령을 내릴 때 오류 없이 ‘딸깍’ 한 번에 면을 채울 수 있게 만드는 핵심 열쇠입니다.

 

Step 3. 벽체 배치

 

닫힌 커브를 활용해 벽과 유리를 자동으로 생성합니다

입력 프롬포트: Thick walls에 닫힌 커브와 Thin walls의 닫힌 커브를 3000mm만큼 올려서 벽을 만들어줘.

레이어는 각각 벽, 유리로 새로 만들어서

명령어 한 줄이면 AI가 레이어를 자동으로 분류하며 벽체와 유리를 생성합니다. 사실 우리가 이미 나눠놓은 레이어에서 ExtrudeCrv를 실행해 솔리드를 만드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AI 조수의 진짜 매력은 새로운 객체를 만드는 순간, 사수가 지정한 레이어 체계에 맞춰서 깔끔하게 정리까지 마친다는 점에 있습니다.

 

수동 작업: 커브 선택 → ExtrudeCrv → Solid=Yes → 레이어 변경 (최소 3~4단계)

AI 딸깍: “Wall 레이어 커브를 200mm 두께 벽체로 만들어줘” (1단계)

 

결과적으로 모델링 속도 자체보다, 작업 중 발생하는 ‘파일 정리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것이 MCP 활용의 핵심입니다.

 

Step 4. 기둥 배치

 

십자형 기둥을 생성하고 조율합니다.

입력 프롬포트: 두께 100mm의 십자형 기둥을 블록으로 만들어주고, 2×3 배열로

배치해줘. 레이어는 기둥으로 만들고 높이는 3000 동일하게.

십자형 기둥은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핵심 요소 중 하나로, 모델링 과정에서 귀찮은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단순함은 오히려 AI가 형태를 파악하고 생성하는 데 최적의 조건이 됩니다.

실제로 AI는 기본적인 기하 형태를 매우 명확하게 인지합니다. 수동 작업의 경우 기둥 하나를 정밀하게 제작한 뒤 블록으로 정의하고, 다시 정해진 간격에 맞춰 Array 명령어를 실행하거나 일일이 복사해야 하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반면 AI(MCP)를 활용하면 좌표 입력과 블록화 명령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생성 속도를 높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추후 기둥 디테일을 수정해야 할 때 블록 하나만 편집하면 전체 모델에 실시간으로 반영되는 관리의 효율성까지 제공합니다.

 

Step 5. 계단 및 바닥 생성

 

입력 프롬포트: 선택한 두 선을 잇는 계단 만들어줘

계단 작업에서 느껴지는 ‘비포 & 애프터’의 차이는 실로 압도적입니다. 층고에 맞춰 일일이 복제(Copy)와 배열(Array)을 반복하며 수치를 검토하던 ‘비포’의 번거로움은 이제 명령어 한 줄로 대체됩니다. 시작과 끝이라는 명확한 가이드만 있다면 AI가 복잡한 산식 없이도 즉각적으로 정확한 계단을 생성해내는 ‘애프터’의 경험은 모델링의 패러다임을 바꿉니다

준비물은 열린 커브 두 개면 충분합니다.

 

심지어 여러 디자인의 계단 생성이 가능합니다. 시도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바닥은 아래로 Extrude 하면 충분하기에, 수작업으로 진행하였습니다.

 

Step 6. 멀리언 디테일

 

멀리언 전(좌) 멀리언 후(우)

입력 프롬포트: 유리 레이어의 유리들에 멀리언 디테일을 추가해줘.

필요한 수치는 기입할 수 있게 알려주고.

창틀 프레임을 만들기 위해 더 이상 복잡한 그래스호퍼 노드를 짤 필요가 없습니다. 멀리언 또한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의 반복이라는 점을 활용하면 AI가 훌륭한 대안이 됩니다. 사용자가 직접 수치를 조정하며 논리적인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은 기존의 번거로운 작업 방식과는 차원이 다른 편리함을 제공합니다. 수동으로 하나씩 프레임을 배치하며 시간을 허비하던 비포와 비교했을 때, 클릭 한 번으로 정교한 멀리언 체계를 완성하는 애프터의 시각적 변화는 작업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음을 증명합니다.

 

Step 7. 문 디테일

 

문 전(좌) 문 후(우)

지금 선택한 거 유리문으로 만들어줘

문의 간소한 디테일 또한 자동 생성이 가능했습니다. 비록 사용자가 머릿속에 그린 특정 디자인의 문을 즉각적으로 만들어내는 데는 아직 한계가 있지만, 여러 대안을 빠르게 제안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됩니다. 실제로 다양한 디자인 옵션을 생성해보고 그중 최적의 안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설계 초기 단계에서 큰 장점이 됩니다.

 

지붕은 간단한 직육면체의 형태이기 때문에, 수작업으로 진행하였습니다.

 

Step 8. 식재 및 오브제 배치

 

심지어 3단 나무입니다

입력 프롬포트: 화면 중앙에 2m 높이의 나무 만들어줘. 만든 나무를 식재영역 레이어안의

커브 영역에 자연스럽게 랜덤 배치해줘. 밀도는 10점 만점에 5점 정도.

여기서 핵심은, 우리가 지시하는 오브젝트들을 AI가 잘 인식할 수 있도록, 명확한 분류체계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오브젝트의 이름, 레이어 이름, 선택한 오브젝트 등 명시된 분류체계를 통해 AI의 연산 오류를 줄일 수 있습니다.

 

OUTRO :기술은 진화하고, 건축가의 질문은 깊어집니다

결과물 (좌) AI렌더링 (우)

 

지난 7기 글을 쓸 때만 하더라도, 영상 판독을 통해 AI의 도움을 받는 수준에 그쳤다면, 이제는 AI가 직접 프로그램에 개입하여 모델링 명령을 실행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MCP를 통해 라이노와 AI가 연결되는 방식은, 단순한 자동화 도구의 확장이 아니라 설계 과정 자체가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명령어를 입력하는 대신 의도를 전달하고, 결과를 수정하며 대화하는 방식으로 작업이 이루어지기 시작했습니다.물론 아직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오늘 작업에서도 보셨듯, AI가 맥락을 잘못 읽거나 반복 시도가 필요한 순간들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그 한계조차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점점 많은 일을 AI가 대신하는 이 시점에, 건축가의 고유한 영역이 무엇인지 다시금 질문하게 됩니다. 도구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결국 남는 것은 무엇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판단과 책임입니다. 기술의 변화를 따라가는 것만큼, 그 변화 속에서 스스로의 역할을 정의하는 일이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