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윅 스튜디오_감성으로 빚어낸 건축물
- 발행
- 2023.12.13

지난 6월 29일부터 3개월간 헤더웍 스튜디오는 문화역 서울 284에서 <헤더웍 스튜디오 : 감성을 빚다>의 전시를 진행했습니다. 저는 전시 방문 후 이들이 만들어낸 건축 형태, 그리고 토마스 헤더웍이 가지고 있는 건축관에 매료되어 그의 건축에 대해 탐구하여 보았습니다.

헤더웍 스튜디오는 토마스 헤더웍을 필두로한 팀원들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전세계를 무대로 하여 사람들이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의미있는 건축물을 설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TED 강의에서 그는 “건축물에는 사람에 대한 고민이 담겨야 한다.” 라고 말합니다. 건축은 인간의 감정에 굉장한 영향을 주며, 인간의 감정과 생활 방식을 변화시키기 때문입니다.
사실 인간에 행태와 건물의 기능에 집중하다보면 건축물의 형태는 단조로워지고, 단순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토마스 헤더웍은 저의 생각을 완전히 깨부쉈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글에서는 헤더웍 스튜디오의 아름다운 건물들과,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설 수 있을지도 모르는 노들섬 공모 당선작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헤더웍 스튜디오의 대표작이라면 단연코 UK Pavillion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UK Pavilion은 2010년 상하이 엑스포에 참가한 영국의 전시관입니다. 토마스 헤더웍이 설계한 이 전시관은 민들레 씨앗을 모티브로 한 6만 개의 광섬유로 이루어진 거대한 입체 구조물로, 영국의 자연과 식물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각 광섬유의 끝에는 실제 식물의 씨앗이 들어있으며, 방문객들은 이 씨앗을 손으로 만지거나 빛을 통해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 전시관은 엑스포의 주제인 ‘도시의 미래’에 부합하면서도, 영국의 자연과 문화를 독창적이고 예술적인 방식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 전시관은 타임지가 선정한 2010년 최고의 발명품으로 꼽혔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엑스포 파빌리온 중 하나였습니다.

UK Pavilion의 설계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헤더웍은 2007년 외무성이 주최한 공모전에서 우승하여 전시관을 설계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는 전시관의 건축이 전시하는 내용을 직접 반영하는 것이라는 첫 번째 목표를 세웠습니다. 또한, 전시관 주변에 넓은 공공 공간을 마련하여 방문객들이 편안하게 쉬거나 전시관 안으로 들어가거나 바깥에서 바라보는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수백 개의 다른 전시관들과 경쟁하기 위해 독특하고 기술적인 전시관을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헤더웍은 상하이 엑스포의 주제와 연관된 시각예술 작품을 제안하기 위해 케우 정원의 밀레니엄 씨드뱅크와 협력하였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2020년까지 세계 식물 종의 25%를 수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헤더웍은 이 프로젝트에서 영감을 받아 씨앗 성전이라는 이름의 작품을 제안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6층 높이의 정육면체 형태로, 약 6만 개의 광섬유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각 광섬유는 바람에 흔들리며, 낮에는 자연광을 내부로 끌어들이고, 밤에는 내부에서 발광하여 전시관을 빛나게 합니다.

다음으로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건물은 리틀 아일랜드입니다. 리틀 아일랜드는 뉴욕의 허드슨 강에 있는 인공섬으로, 헤더웍 스튜디오가 설계한 공공 공원입니다. 리틀 아일랜드는 약 11,000m2의 면적을 가지고 있으며, 휴식과 여가생활을 위한 다양한 산책로와 광장, 공연장을 갖추고 있습니다. 3,500여 명이 들어갈 수 있는 중앙광장, 200여 명이 들어갈 수 있는 소규모 공간, 700명 이상 수용가능한 원형극장이 있습니다. 공원 곳곳에는 뉴욕의 혹독한 기후에 적합한 100여종의 토착 나무와 식물이 수천 톤에 달하는 토양에 심어져있습니다. 리틀 아일랜드는 2013년부터 설계를 시작하여 2021년 5월에 공식 개장하였습니다. 헤더웍 스튜디오의 다른 작품인 베슬과 함께 뉴욕의 새로운 명소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리틀 아일랜드의 아이디어는 2012년에 탄생했으며, 백만장자 배리 딜러와 그의 아내이자 패션 디자이너인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의 프로젝트입니다. 디자인은 영국의 유명한 디자이너 토마스 헤더윅이 만든 것으로 리틀 아일랜드의 물결 모양 디자인은 물에 떠 있는 나뭇잎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리틀 아일랜드에서는 매주 6일간 뉴욕의 로컬 뮤지션과 퍼포머들이 선보이는 음악, 서커스, 댄스, 라이브 코미디 등의 공연이 펼쳐지고, 한편에서는 전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워크숍 프로그램이 이어집니다.

마지막으로 헤더웍 스튜디오는 한강의 대형 인공섬인 노들섬을 한국의 음악이 어우러진 활기찬 공간으로 바꿀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6,000m2 면적의 노들섬 부지 위에 K팝, 재즈, 일렉트로닉 그리고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이루어질 공간으로 Soundscape(소리풍경)을 설계했습니다.
노들섬 공중의 조형물은 서울을 지탱하고 있는 산들의 스카이라인을 따라 물결치듯한 형상을 보입니다. 이 형상은 마치 산, 물, 그리고 섬이 한데 어우러진 듯한 시적인 구도를 연출합니다. 관강객 그리고 서울 시민들은 이곳에서 음악이 흐르는 산책로를 거닐며 색다른 시점으로 도시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현재 Soundscape는 서울시가 개최한 국제 디자인 공모전에서 압도적인 1등을 차지한 작품입니다. 그러나 1조 3천억으로 추정되는 엄청난 규모의 공사비로 인해 진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과연 이 건축물에 그만한 가치가 있을지에 대한 논의는 필요할 수 있으나, 한 사람의 건축학도로서 이러한 규모, 디자인의 건물이 대한민국 땅에 들어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