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찾아서
“한참 찾았잖아.”
하울과 소피의 만남, 그리고 첫 대사. 기억하시나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일본 거장 애니메이터 미야자키 하야오가 감독한 지브리 스튜디오의 2004년 작 장편 애니메이션입니다. 최근 이 영화를 다시 보았는데, 그 여운이 한동안 잔잔하게 남아 있어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마법사 하울과 모자 가게를 운영하는 소피가 만나는 영화 속 배경이 된 프랑스 콜마르로 떠나보겠습니다.

독일의 국경 지역과 맞닿은 콜마르(Colmar)는 프랑스 동쪽 알자스 지방의 소도시입니다. 이곳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모티프가 된 도시이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제일 좋아하는 도시라고 합니다.


콜마르에는 라인강의 두 지류인 일강과 로슈강이 흐르는데, 두 강을 잇는 운하에는 나룻배가 떠다니고, 양쪽으로 아기자기한 전통 가옥이 줄지어 늘어선 모습이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와 닮았다 하여 ‘쁘띠 베니스(Petite Venise)라고도 불립니다.


도착하자마자 알록달록한 알자스 전통 가옥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을 보면, 이 도시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를 단숨에 느낄 수 있습니다.

중세 시대에서 시간이 멈춘 듯한 이곳, 비가 와서인지 더 몽환적이고 로맨틱한 분위기에 끌려 도착하자마자 도시를 한 바퀴 돌아보았습니다. 다양한 파스텔톤의 색감을 가진 건축물들 사이를 걷다 보면 마치 애니메이션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

1988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세계적인 관광명소인데요, 건축부터 보수까지 관리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콜마르시 덕분에 오늘까지 원형의 모습을 보존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돌길을 따라 골목골목을 걷는 것 자체로 굉장히 즐거운데요, 거리와 광장에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들이 가득 심겨 있어 더욱 생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콜롱바주 양식
나무 골조가 외부로 드러나고 대칭적인 구조를 가진 이러한 건축물은 ‘콜롱바주 양식’이라고 합니다. 콜롱바주 양식은 프랑스의 전통적인 건축 양식 중 하나로, 르네상스와 바로크 양식의 영향을 받아 16세기부터 18세기에 이르는 기간 동안 주로 프랑스의 귀족들에 의해 사용되었습니다.


메종 피스테르 Maison Pfister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초반부에서 등장하는 건축물입니다. 1537년 모자를 판매하는 상인이 지은 건물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하울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장면의 배경으로 나왔습니다. 아름다운 채색 벽화에는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독일 황제의 모습이 프레스코화로 그려져 있습니다.


마르셰 쿠베르 Marche Couver
‘지붕이 덮인 시장’이라는 뜻입니다. 1865년 콜마르 극장을 지은 ‘루이 미카엘 볼츠’가 설계한 이 건축물은 현재 재래시장으로 붉은 벽돌로 만들어진 건물 외부와 철 기둥으로 만들어진 천장은 당시 사람들에게 큰 화젯거리였다고 합니다.

노트르담 대성당
노트르담은 귀한 부인, 즉 성모 마리아를 뜻하는 단어로 노트르담이라는 이름을 가진 성당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콜마르의 노트르담 대성당은 높이 142m의 뾰족한 첨탑으로 약 700년에 걸쳐 완공되어 다양한 양식들이 혼합된 모습을 보이며, 1625년부터 1847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고 합니다.


도로로 얼굴을 내민 상점의 간판들은 각 가게의 특징을 예술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간판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독일과 프랑스의 영토 분쟁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동생이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고 있는 독일의 자르브뤼켄에서 1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는데, 콜마르 출신의 프랑스인이 간판에 프랑스 국기의 색인 흰색 파란색 빨간색과 프랑스를 대표하는 바게트 등을 새겨 프랑스의 영토임을 나타냈다고 합니다.

잔잔한 운하 위로 반사되는 아기자기하고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아직까지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프랑스 내에서 잘 알려진 여행지들에 비해 사람들이 적고, 조용했던 마을의 분위기 덕분인지 마치 동화 속에 들어갔다 나온 느낌이 듭니다.


중세 시대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콜마르, 프랑스 여행을 한다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찾아가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