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ss is Bore”_포스트모더니즘과 오리
INTRO

많은 건축학도가 모더니즘에 대해 배우고, 현재까지도 그 깔끔함과 정제된 아름다움에 매료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르코르뷔지에나, 미스 반 데어 로에가 모더니즘의 아이코닉한 건축가이죠. 흑백사진 속에 흰 셔츠와 검은 타이, 입에는 시가를 물고 커다란 핸드드로잉을 바라보는 그들의 모습은 정말 멋있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모더니즘은 모든 건축 예술 사조 중 유일하게 명확한 종료시각이 있다고 회자됩니다. 바로 1972년 7월 15일 오후 3시 22분인데요, 그것은 바로 “프루이트 아이고”라는 미국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아파트 단지의 철거 폭파 시각입니다. 프루이트 아이고는 야마자키 미노루 라는 일본계 미국 건축가가 설계했고, 르코르뷔지에의 도시 철학을 기반으로, 모더니즘의 정상이라는 평을 받았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슬럼가에 지어졌던 탓에, 건물 관리가 미흡했고, 그러자 자연스레 범죄의 소굴이 되었으며, 결국은 발파하게 됩니다. 이렇게 모더니즘의 몰락과 함께 등장하게 된 것이 “포스트모더니즘”이었으며, 저는 오늘 로버트 벤투리의 “라스베이거스에서의 교훈(청하출판, 2017)”을 읽고 포스트모더니즘에 관해 이야기해 드리고자 합니다.
라스베이거스의 교훈

벤투리는 라스베이거스의 상업 가를 새롭게 바라봅니다. 모더니즘에서는 대척점에 서 있는, 상업적이고, 장식이 난무하는 그 거리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분석하기 시작합니다. 그는 그곳에서 어떤 교훈을 얻었을까요?
공간 속 형태에 앞서는 공간 속 상징


그는 모더니즘의 미묘하고 추상적인 의미들, 금기시되어왔던 장식과 상징에 관하여 이야기합니다. 흔히 “모더니즘의 명작”이라 불리는 것들은 전통적이고 다루기 쉬운 풍경 속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다수가 고즈넉하고 도시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서, 초록 잔디밭 혹은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 잘 가꾼 정원에 둘러싸여 있죠. 그러나 차량의 보급 증가, 상업화가 급격하게 일어나고 있던 라스베이거스의 이런 변화들은 속도감과 분명한 상징을 바탕으로 새로운 맥락을 만들어 냈고, 이러한 부분에서 그는 새로움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비교 방법을 통한 몇 가지 정의

그는 이 책에서, 포스트모더니즘과 모더니즘을 명확히 구분하고, 비판하기보다는, 대체어를 사용하여 그것을 비교하며 어느 부분이 다른지,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일어나야 하는지를 설명합니다. 상징과 장식을 미묘하고 직접적이지 않게 표현하고자 했지만, 그 자체로 상징물이 되어버린 모순에 빠진 모더니즘의 건물들을 오리로, 보다 조형적이진 않지만, 실용적이고 평범하지만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는 포스트모더니즘의 형태를 장식된 셰드로 제시합니다.
사회적 건축과 상상

철, 유리, 구조체, 콘크리트 등 수많은 혁신적 기술들의 발전이 있었던 모더니즘 시대에서는, 비례감과 정제된 아름다움을 추구했고 따라서 건물과 사람의 관계 보다는, 영웅적이며 혁명적인 것에 우선을 두었습니다. 그 결과는 상술했듯이 프루이트 아이고라는 큰 실패를 낳았고, 이러한 허영에서 벗어나서 평범하고 소박한 건축으로 사람을 더 생각해야 한다는 그의 생각에 종착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저는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 “모더니즘 이후에 모더니즘을 거부한 예술사조”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로버트 벤투리라는 건축가를 통해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되고, 상징적인 것을 배제하려다 그 자체로 상징이 되어버린 모더니즘의 모순처럼, 우리가 매일 보는 현시대에 건축은 후대에 어떤 평가와 의의가 있을지 정말 궁금해졌습니다. 그 후대를 이끌어갈 여러분들의 생각도 정말 궁금하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