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하루의 가장 많은 시간을 어디에서 보내나요?
어떤 이는 학교에서, 다른 이는 회사에서, 누군가는 길에서, 그리고 대중교통 속에서 보낼지도 모릅니다.
우리의 하루에는 수많은 소음과 시각정보로 인해 우리의 감각을 피로하게 만듭니다.
오늘은, 그러한 감각의 피로에서 벗어날 수 있는 휴식의 공간을 소개하려 합니다.

‘아티컬’은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입니다.
“Art(아트) + Architecture(건축) + Culture(문화)를 공간에 담아 표현해내다.”
라고 설명하는 이 공간은,
예술과 문화, 그리고 일상이 세가지 요소의 경계를 허물고
차분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 다양한 문화 컨텐츠를 경험할 수 있게 해줍니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내려 조금 걷다보면 ,벽돌 외장의 건물 한 귀퉁이에서
마치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까만, 지하로 통하는 입구를 발견하게 됩니다.

음료를 주문하고 몸을 돌려 뒤를 보면,
현재 진행중인 전시를 열어주는 글과 함께 그 너머의 공간을 병치해서 보게 됩니다.

방문한 당시는 육건우 작가의 <Whisper of the heart>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괜히 숨죽이게 되는 고요한 전시공간을 적당히 채운 여러 종류의 ‘결’들은
‘intension’, ‘tension’, ‘beyond’, ‘layer upon layer’ 으로 표현된 파도를 연상케합니다.

건물의 지하에는 대게 굵은 기둥들이 위치하고, 높은 층고가 확보되지 않아 어둡고 습한 공간일 수 있는데
‘아티컬’에서는 기둥의 그리드를 전시물을 위한 하나의 프레임처럼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건물을 지탱하는 견고한 기둥과 보는, 전시를 위한 든든한 그리드로 변하게 된 것입니다.



한 쪽 벽에 은은하게 들어오는 자연광이 어둡기만 할 수 있는 공간을 적당한 조도로 밝혀줍니다.
수직, 수평, 직각으로 채워진 공간은 절제된 시각정보를 제공했고,
내려놓은 컵과 탁자가 부딪히는 소리가 공간을 은은하게 채워주었습니다.

공간을 울리는 스피커조차 하나의 오브제처럼 작동하는 이 곳은,
다양한 자극으로 지쳐가는 우리를 달래기에 충분했습니다.

보통 이러한 공간의 완결성은 화장실 같은 사소한 부분에서 깨지기 마련이지만,
화장실조차 감각이 이어져 있었습니다.

모서리에 4개의 기둥을 두고, 마치 하나의 무대처럼 만들어진 중앙의 메인 전시공간은,
전시품을 빛낼 수 있게 하는 스테이지가 되어주는 것만 같습니다.


가벼운 대화와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마치고,
다시 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라오니
무채색으로 가득한 침잠의 공간에서 채도가 서서히 높아지는 일상으로 돌아오는 경험을 주었습니다.
카페와 전시를 겸하고 있는 <아티컬>은
작가의 작품을 지켜보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도록 합니다.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
수많은 도시의 소음과 정신없이 울리는 휴대폰에서 잠깐 벗어나
작가의 마음에 집중하고, 나의 내면을 돌아볼 수 있는
<아티컬>을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