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tecture & Texture 나무편:생명의 빛 예수마을

Architecture & Texture

건축은 무엇인가?

어떤 건축가에게 건축은 이론이다. 어떤 이에게는 공간이다. 어떤 이에게는 형태다. 어떤 이에게는 삶을 담는 그릇이거나 시대정신의 표현이기도 하다. 헤르조그 앤 드 뫼롱에게 건축은 “건축”이다. 이 말은 건축의 현실성과 물질성을 뜻한다. 건축은 콘크리트이고, 유리며, 벽돌이고 나무이다. 그들에게 건축은 형상학이 아니라 물질학이며, 구체적으로는 재료인 것이다.

_건축을 시로 변화시킨 연금

건축은 뼈대가 되는 구조체를 기본으로 공간이 만들어지며, 그 공간을 둘러싼 벽들과 외피들이 하나로 합쳐지는 과정에서 새로운 실체를 만들어낸다. 좋은 공간을 바탕으로 좋은 외관을 입었을 때 비로소 건축은 예술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Architecture & Texture 세 번째 이야기, 나무

이곳을 처음 알았을 때 모습은 온통 나무로 구성된 예배당의 모습만을 생각하고 산길을 헤쳐서 방문했었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길로 향해 쭉쭉 갔을 때 내 눈을 의심하고 내비게이션을 의심했다. 그곳에는 나무와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외관을 가진 건물만이 한채 우뚝 서 있었을 뿐인 것이다. 유리와 폴리카보네이트로 이루어진 건물을 마주치자마자, “아 유리편할 때 할 걸 그랬다” 라는 생각이 그쳐 지나갈만큼 투명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혹시나 다른 건물을 찾아온 건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사무실을 찾아 쭈뼛쭈뼛 서성였다. 다행히도 알아봐주시는 걸보니 맞게 찾아왔구나 싶었다. 그렇게 나는 3층 예배당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대단한 것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예배당에 들어서는 순간 외관과 전혀 다른 분위기에 압도당했다. 부푼 기대를 충족시키기엔 충분한 공간이었다.

하늘을 향해 뻗은 나무는 홍송이라는 나무로 구성되어있다. 예배당 안에는 총 830그루가 사용되었는데 실제 하나하나의 나무는 매우 큰 스케일을 자랑했다. 덕분에 두꺼운 나무가 만들어내는 일관성과 그 특별함은 공간을 풍성하게 만들고 종교적 거룩함을 만들기 충분했으며 신성함을 존중하는 듯 했다.

이런 공간 디자인이 탄생하게 된 계기는 예배당 건립 기부에서부터 시작한다. 어느 한국인 사업가가 사용했으면 한다며, 최고급목재를 기부한 것이다. 이것이 신형철 건축가가 풀어내야할 첫번째 과제였던 것이다.

여기서 사용된 홍송이란 나무는 우리가 통나무집하면 떠올리는 그 목재이다. 때문에 이 나무는 통나집이라는 강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두번째 과제였다.

과제를 해결한 방법은 수직적인 요소로 나무를 활용하여 공중에 띄우는 것이었다. 그렇게 한 가장 큰 이유는 통나무집은 가로로 쌓아만드는 전통공법이 존재했고, 그 생각을 틀어버린 것이다.

때문에 수직적인 요소는 종교적으로 생명과 구원이라는 의미를 만들어내고, 공간적으로 신성한 공간이 탄생했다. 또 수직으로 구성된 홍송들은 철골격자에 의지하여 거대한 돔 형상을 이루고 있다. 고대부터 존재했던 종교와, 그 역사를 존중하는 방법으로 돔을 채택한 것이다.

건축가가 말하는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핵심은 내외부의 반전있는 모습이라고 한다. 건축가의 말을 빌리면 “건축은 안팎의 구분이 있는 거의 유일한 분야다. 반전이 있는 공간을 만났을 때, 감동은 배가 된다.” 라고 전한다. 내가 처음 이 건물을 만났을 때 생각하면 정말 공감되는 말이었다.

외관을 이루는 유리와 폴리카보네이트는 매우 현대적인 소재인데, 예배당의 나무를 보호하는 데 있어 가장 알맞은 소재이다. 건물 지붕 부분에서는 유리와 볼리카보네이트가 1.5m 정도 간격을 두고 있도록 디자인되었는데 이는 나무를 외부환경에 보호하고 자연통풍을 시키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글을 마치며


“가톨릭 문화권에서 성장했기에 종교 건축을 더욱 유심히 관찰할 수 있었다. 조형 언어에 거부감이 없는 가톨릭은 예로부터 예술 활동에 앞장섰다.

반면 회화나 조각을 우상으로 봤던 개신교는 상대적으로 이런 성향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는 건축가로서 종교가 예술을 찾았을 때 감동이 더해진다고 생각했다.

생명의 빛 예배당을 신의 언어를 전달하는 공간으로 지은 것 역시 이런 생각과 일맥상통한다. 개신교도 앞으로는 좀 더 감동과 이야기가 있는 공간을 만들길 바란다.”

라는 건축가의 말을 전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