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학과는 다른 과와 다르게 설계실이 있으며 각자 작업하는 공간이 생긴다. 학교 동기들과 함께 밤을 새워가며 과제를 하고 잠을 잔다. 소개하려는 곳은 설계실이 아닌 작업실이라는 것이다.
작업실이란 학생들이 직접 공간을 빌려 운영하며 작업하는 곳이다. 소개할 작업실은 경남대학교 소속 학생들로 이루어졌다. 경남대학교 작업실은 1983년 ‘스케일’작업실 창립을 시작으로 많은 작업실들이 생겨났지만 현재 남아있는 작업실 중 피라밋, 하나 건축연구회를 소개하려고 한다. 근래 2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이후 학번의 모집이 어려웠으나 각각의 특색을 가지며 꾸준히 성장하고 이어져 가고 있기에 큰 어려움 없이 유지되고 있다. 따라서 본 내용은 각 작업실의 회장, 학술님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하였다.
ㅣ 피라밋 건축 연구회

설계에 진심인, 사서 고생하는 사람들이 모인 피라밋 건축 연구회

▶ 작업실 소개해주세요


저희 피라밋 연구회는 1985년 80, 85학번 4명의 선배님에 의해 창립되었어요. 피라밋은 피라미드의 줄임말로 ‘건축’ 분야의 꼭대기에 서자!라는 의미가 담겨있어요. 위치는 학교 정문 맞은편에 있어요.
▶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회장, 학술, 총무, 서기 및 기획과 일반 회원으로 운영돼요. 작업 공간은 학교의 도움 없이 운영되기 때문에 저희들이 직접 매달 돈을 걷어 월세를 내고 있어요. 그래서 인원이 적어지면 그만큼 월세를 감당해야 하기에 홍보를 통해 인원을 모집해서 현재까지 유지 중이에요.






(일반 주거 공간으로 방 3개, 거실, 화장실, 부엌으로 구성되어 있고 자리 배치는 특별히 5학년에게 우선권이 있어 먼저 자리를 정하고 나머지 학년은 서로의 합의를 통해 자리가 정해져요! 생활해 보니 작업실 2가 외부 소음도 덜해서 좋은 것 같아요 🙂 회의실 및 모형 제작실은 매주 세미나와 회의가 이루어지는 곳이고 모형 제작을 위한 각종 장비들과 300여권 이상의 잡지들이 있어요. 대부분 졸업하신 선배님들이 지원해 주셨어요)
현재 작업실은 올해 드디어 지하에서 지상으로 이사를 했어요. 마치 자취방을 구하듯이 발품을 팔아 구한 곳이에요. 지하는 넓은 공간에 비해 싼 월세라는 장점과 외부 소음이 덜해 작업하기에는 좋은 조건이었지만 계절 변화에 따른 관리 문제와 외부와 너무 단절되어 있어 마치 지하에 사는 기생충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었어요. 그러나 인원 감소(휴학, 졸업)로 인해 월세를 내기 위한 금전적인 부분과 관리 문제로 어쩔 수 없는 이사를 결정했어요. 창립 이후 거의 지하에서 생활을 해온 저희는 이번 작업실이 너무 만족스러워요!
▶ 어떤 활동을 하나요?
학술에 열정을 쏟는 작업실로써 재학생들은 학기 중에 매달 세미나를 하고 방학 중에는 워크숍을 하고 OB 선배님들과 꾸준한 교류를 통한 매년 창립 MT, 정기 총회, 체육대회를 해오고 있어요. 아쉽게도 코로나로 인해 최근 2년 동안은 OB 선배님들과 많은 활동을 하지 못했습니다.
평소에는 주중에 입실시간 (19:00~22:00)을 정하여 함께 공부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멘토 멘티를 통해 학부 커리큘럼의 내용을 보완해 주고 서로에게 배움과 자극이 되어 학업 생활에 도움이 돼요. 특별한 일이 없으면 꼭 입실을 하고 전날 밤새웠다는 이유로 자다가 지각을 하거나 시간을 잘 못 봤다는 등 지각하면 돈을 걷어서 회식비에 사용하고 있어요. 지금은 이전 작업실 위치보다 학교랑 더 가까워서인지 모두들 입실 시간을 너무 잘 지키고 있어서 돈이 모이질 않는 게 아쉽습니다. “다른 방식으로 돈 걷을 방법을 생각해야겠어요” – 총무
진행되는 세미나 주제는 각 학년에 도움이 될 만한 주제나 사회적 이슈를 고려한 주제를 선정하여 다양한 프로젝트를 왔어요. 예를 들면 나나 랜드, 다용도 뉴트로 캡슐, 해양 쓰레기처리 건물 컨셉 디자인, 사회적 이슈 파빌리온 제작, 구조분석, 스케치 등이 있어요.
▶ 작품 설명

세미나 발표
- 더 견고하게, 더 높게, 더 가볍게
학술 : 건축 구조에서는 이루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 그중 견고하고, 높고, 가벼워 지지고자 한다. 그런 욕망을 통해 우리는 더 창의적이고,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디자인이 가능하다. 이 세미나를 통해 건축 구조에 대해 더 자세한 공부와 틀에 잡힌 디자인이 아닌 디자인의 틀을 넓힐 기회가 되었으면 했다.

” 피라밋 건축 연구회의 입구에 놓여 사람들을 반겨주는 컵 수거대의 이름은 ‘지구를 지키는 로켓’이다.
이 컵 수거대 로켓은 소박한 모양새에 맞지 않게 버트레스 코어가 적용된 작품이다. 버트레스 코어란 -더 높게 건축을 하고 싶다는 사람들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높은 건축물이 버텨야 하는 두 가지 시련 중 횡력에 의한 변형을 극복하기 위한 구조 시스템 중 하나-로, 그 유명한 ‘부르즈 할리파’에 적용된 구조이기도 하다. 버트레스 구조 시스템을 분석, 조사했을 때 삼각형의 코어 꼭짓점에 ‘버트레스’라는 부벽을 붙여 횡력을 분산시키고, 지지하는 구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구조 시스템의 스터디 모형을 만들면서 문득, 코어에 무언가 담길 수 있겠다는 생각과 작업실 입구에 쌓인 테이크아웃 컵들이 보이며 퍼즐이 짜 맞춰지듯, 버트레스 코어-컵 수거대를 뚝딱 만들게 되었다. 그리하여 만들어진 ‘GG로켓’은 코어의 빈 공간으로 컵을 수거하고, 버트레스와 버트레스 사이 공간에는 다 쓴 77, 75 스프레이를 모았다가 버리는 공간으로 활용했다. 튀어나오는 코어 부분에는 날개를 달아 주었고, 무광 흑색으로 피라밋 로고 부분만 남기고 마감해 꽤 그럴싸하다. 누가 알았을까? 높고 높은 건축물에나 쓰이던 버트레스 코어가 컵 수거대에도 쓰일 줄!”
-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기
학술 : 우리는 시선들의 성별, 종교, 나이, 시대 등을 바꾸어 공간을 바라보기로 했다. 공간들은 일상에서 생활하던 공간을 다르게 보게 된다. 공간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스케일, 재료, 구조 또는 물체 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며 어색한 느낌을 받는다. 그 과정에서 공간들이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 면밀하게 살펴보고, 각자 분석한 공간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잘 드러나는 공간으로 재구성하면서 공간감을 스터디 할 수 있다. 세 사람으로 구성된 팀은 각 공간을 하나로 합친다. 결합하는 과정에서 공간들의 공통점과 차이점, 유사점을 찾고 크기, 재료, 성격 등을 고려하여 공간의 구성을 깊게 생각해 볼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최종결과물은 스케일 상관없이 부피 125,000cm3의 모형으로 만들어서 제작했다.






” 뒤죽박죽 하게 공간들이 얽히고 쌓여져 이게 뭔가, 하는 생각이 앞서는 A 팀의 ‘무제’는 총 5번의 ‘다시 보기’로 만들어진 파빌리온이다.
재개발 지역 고양이의 시선으로 보는 도시를 상상해본 적 있을까? 고양이의 시선에서 보면 우리가 보는 것과 무엇이 어떻게 달라질까, 하는 소박한 궁금증으로 시작해 고양이의 입장, 습성, 느끼는 감정까지 조사하고 유추, 도시를 다시 본 모형이 한 부분을 차지했다.
많은 것들이 변화된 재개발 지역에서 고양이는 무슨 생각을 할까. 도시의 고양이는 사람들에게 길든 것이나 다름없어 텅 빈 도시는 불안하고 공허하다. 그러면서도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라 그 자리에 계속 머물러 있어야 한다. 길듦, 공허함, 영역 동물이라는 키워드를 뽑아 모형에서 표현할 때 반영되도록 하였다. 재개발의 결과물인 덜 만들어진 아파트에 철망을 둘러 가둬놓고, 그 철망에 사람들만 빠져나오는 모습을 표현해주었다. 좁은 공간에서 고양이들은 갇혀있으면서 영역 밖의 사람들을 봐야 한다….
만들어진 고양이의 시선으로 본 재개발 아파트 모형은 비둘기의 시선으로 본 아파트 모형과 공간적으로 연결된다. 아래부터 재개발 지역의 고양이들이 도시를 바라보는 시선 / 아파트를 보는 비둘기들의 시선 / 월영지를 평민의 관점에서 바라본 시선 / 공학관 건물을 양반이 보는 시선이 차곡차곡 형태와 입장의 연관성을 띠며 쌓인다. 그리고 그것을 가로수길을 바라보는 가로수의 시선으로 감싸 올려 다섯 개의 시선과 다섯 개의 공간을 본 ‘다시 보기’가 만들어졌다. B팀도 같은 매커니즘으로 모형을 만들었다.”
▶ 앞으로 피라밋은?
초창기에 매년 해왔던 피라밋 건축 작품 전시회를 다시 이어나가고자 새롭게 기획하고 있어요! 또한 작업실의 전통이 유지되도록 노력 중 이예요!
더 다양한 활동은 링크 참조 > 홈페이지 >피라밋 건축연구회
인스타그램 > P.A.S_gyeongnam_univ
ㅣ 하나 건축연구회

하나인이 하나로! 놀 때도 하나! 할 때도 하나! 언제나 하나 되어 움직이는 하나 작업실
▶ 작업실 소개해주세요
1986년에 창립되었고 농구 잘하는 친구, 사진 잘 찍는 친구, 악기 연주 좋아하는 친구, 웨이트 좋아하는 친구, 술 좋아하는 친구 등 다양한 특징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하나 작업실이에요.
선후배 관계가 딱딱하지 않고 서로 친해지면서 재미있게 건축을 공부하고 놀고자 만들어졌어요.


피아노 하나와 일렉기타 하나가 보관되어 있는데 피아노는 작업실 내에 제가(회장) 피아노를 너무나 좋아해서 덜커덕 샀고 기타는 밴드 동아리 활동하고 있는 인원이 가지고 왔어요. 기존에는 집이나 학교에 보관하여 사용하였지만, 각자 작업실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다 보니 집에서 연주하는 시간이 부쩍 짧아져 “이럴 거면 그냥 작업실에 두 자”는 말이 나와 작업실에 들고 오게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기존에 취미로 피아노나 기타를 연주하던 다른 인원들이 휴식할 때 연주를 하면서 다 같이 흥얼거리며 놀기도 해요.
위치는 학교와 가장 접근성이 매우 좋으며 설계에 지친 구성원들과 함께 가끔 드라이브를 통해 바다나 벗꽃 등 계절이 변화하는 순간순간들을 즐기며 예쁘게 기록해요 🙂

어떤 활동을 하나요?
3, 4, 5학년으로 구성되어있으며 각자 작업 역량을 키우기 위해 세미나와 멘토·멘티를 진행하고 있어요. 선배가 후배에게 아이디어나 기술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며 세미나로 인해 도시적인 분석이나 근거를 이용한 제안도출 능력을 키우고 있어요.



심리지도 다이어그램
학술 : 심리지도 다이어그램은 월포초등학교 주변 반경 300m 내에서 각자 흥미로운 요소, 독특해 보이는 것들을 이용하여 나만의 가고 싶은 길을 만들어 완성하는 것이다.
각자 정한 요소들은 가로등, 간판, 음식점, 화분, 쓰레기 등등 무엇이든 될 수 있었으며, 이것들을 통해서 어떤 커뮤니티 활동이 일어나는지 또는 어떤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분석한 내용을 각자 스타일에 맞게 다이어그램으로 표현하여, 어떻게 표현하면 의도를 잘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학습도 같이 이루어졌다.


“두 다이어그램은 불빛이라는 주제로 만들어진 심리지도이다. 같은 불빛이라는 주제로 진행이 되었지만, 사람마다 눈길을 끄는 요소가 다르듯이 다른 결과가 나왔다.
첫 번째 다이어그램은 불빛의 세기에 좀 더 초점을 두어 밝기가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 관찰하였다. 조사했을 때 과하게 밝은 불빛이 있는 곳에는 오히려 사람이 없었고 적당히 밝거나 은은하게 밝은 곳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불빛이 없는 곳은 사람들이 거의 없었고, 선호하지도 않았다. 그 결과 도시에는 빛으로 인해 과하게 밝은 공간들이 아닌 은은하게 밝은 공간이 여러 곳이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다이어그램은 하나의 불빛을 불빛의 색상, 역할, 분위기 등 여러 가지 위계로 나누어 커뮤니케이션을 관찰했다. 조사했을 때 밝은 불빛들은 사람들에게 심적으로 안정을 주는 보호소 같은 역할을 했고 주광색으로 은은한 불빛들은 편안하게 동선을 유도하는 불빛이라 생각했다. 상부에 있는 연애 다리에 설치된 바닥조명은 가로등과 비슷하게 동선도 유도해 주지만 공간의 분위기를 좀 더 특색있게 주는 역할도 한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빛이 단순하게 거리를 밝혀주는 것뿐만 아니라 색상에 따라 용도가 달라질 수도 있는 도시적 요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월영광장 리노베이션 프로젝트
학술 : 월영광장은 경남대학교 앞에 위치하며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그러나 이러한 특징에도 불구하고 특정 시간대만 활용이 되고 있는 등 문제점들이 있다. 따라서 각자 사이즈 조사 및 대지분석을 통해 사이트의 문제점을 도출해 내고 각자가 생각하는 문제 해결 방안이나 제시안을 만들어, 매핑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바를 표현해 내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첫 번째 다이어그램은 월영광장의 대부분이 통과 동선으로 쓰이고 특정 시간대에만 쓰이는 것을 문제점으로 삼아 이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한 결과물이다. 문제점을 도출해 내기 위해서 사이트 조사를 시간대별로 진행하여 사용층 다이어그램을 만들어 빈 시간대를 어떤 프로그램들을 넣어 해결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였고 프로그램들을 어느 위치에 어떻게 넣을지 고민했다.
결과적으로 노년층과 가족 층을 위한 휴식, 어린이 놀이공간의 배치와 대학교와 연계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 공간, 지역주민들이 같이 사용할 수 있는 야외무대를 두어 도시적으로 많은 이용층이 다양한 시간대에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진행했다.


두 번째 다이어그램은 건널목에서 광장으로 오는 동선을 파악하고 강조되는 동선을 위주로 길을 만들었다. 그 길을 바탕으로 나눠지는 영역을 구분하고 사람들이 많이 지나가지 않는 곳에는 벽으로 둘러싸인 정적인 야외공간, 사람들이 많이 지나가는 교차점에는 이벤트가 열리는 공간을 배치했다. 사람들이 많이 지나가는 동선과 맞닿아있는 야외공간은 조경 간격을 이용하여 시선 적으로 덜 마주치게 하고 기존에 있는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동선은 나무데크 방향으로 동선을 유도했다.”
▶ 앞으로 하나 작업실은?
앞으로 하나 작업실은 학교설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세미나와 프로그램 강의를 진행하여, 개개인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작업실의 모토인 “할 땐 하고, 놀 땐 놀자! “와 같이 선후배가 친하게 지내면서 학습할 수 있는 공간과 분위기를 이어나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더 다양한 활동은 링크 참조 > 인스타그램 >hana__architecture

“본 아티클은 LECTUS의 창작활동지원 프로젝트인 렉-크레이션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