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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과에서 늦깍이로 살아남기(졸업설계편)

건축학과에서 늦깍이로 살아남기(졸업설계편)

늦은 밤, 대학교 캠퍼스에 수상한 사람들이 집에 가지 않고 모여 있는다는 제보를 받고 찾아가봤습니다.

아니 이게 누구죠?

맙소사! 건축학과 5학년이에요! 이 몰골을보세요… 대체 이곳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죠?

이곳 건축학과에서 5년을 지낸 학생들은 예비 건축인으로서, 저마다의 프로젝트를 품에 안고 졸업설계와 취업을 목표로 오늘도 밤을 새고 있습니다.

INTRO

반갑습니다! 아키그릴스입니다. 우선, 지금까지 건축학과에서 훌륭하게 4년을 보낸 학생 여러분들게 진심이 담긴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짝짝짝!

이제 건축학과의 마지막 관문, 5학년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주로 졸업설계를 진행하고 논문을 쓸 타이밍이죠.

졸업설계! 대지도, 프로그램도, 규모도 모두 자유입니다! 학생 여러분이 원하시는 모든 건축을 쏟아낼 수 있는 어떻게 보면 유일한 기회이기도 하죠. 하지만, 아무 제약이 없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어떤 가이드라인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평소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잘 해오던 학생들도 졸업설계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가끔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지금부터 저와 함께 졸업설계에 대해 차근차근 알아본 후, 몇가지 유용한 팁들을 알려드릴테니까요!! 자, 그럼 출발해보죠!

미리 시작하기

어떻게보면 되게 뻔뻔한 제목일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졸업설계는 학기가 시작하는 3월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닌, 최소 겨울방학부터는 구상을 하고있어야 합니다. 주제도, 사이트도 아무것도 정해져있지 않기 때문에 프로젝트의 출발점과 방향 정도는 확실히 잡아둬야 주제를 바꾼다거나, 사이트를 바꾼다거나하는 참사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저같은 경우 대략적인 프로젝트의 방향을 미리 정해두고, 사이트를 두 개 미리 봐두었습니다. 주변 대지에 대한 조사 및 답사, 법규 검토를 미리 해두었고, 대지모형까지 3D 프로그램을 통해 해두었습니다. 이렇게 미리 준비할 경우, 최소 1~2주 정도는 여유롭게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교수님께도 오랫동안 졸업설계에 대해 준비해왔다는 점을 어필할 수도 있겠죠!

주제 정하기

졸업설계의 주제는 뭐가 가장 좋을까요? 자기가 가장 자신있는 분야? 해보고 싶던 프로젝트? 둘 다 좋습니다!! 이미 주제를 정하신 분들은 이 단락은 넘어가셔도 좋습니다.

자, 공부 잘하는 녀석들은 지나갔으니 우리끼리 말해보죠! 아직 주제를 정하지 못하셨다구요? 걱정하지마세요! 제가 몇 가지 가이드를 드리겠습니다.

첫째, 뉴스에 나오는 이슈를 잘 살펴볼 것.

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건축물의 종류, 프로그램의 종류, 대지의 성격 등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어떤 땅은 레벨차가 심해서 메인 출입구가 두 개가 되기도 하고, 또는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점이 독특해 프로젝트 전반에 영향을 준다던가…

이런 이야기들은 건축에 있어서 제약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를 건축적으로 해결하는 열쇠로 바꿔내는 순간 정말 좋은 설계작품으로 재탄생하기도 합니다.

지금 뉴스에서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나요? 제가 졸업설계를 할때에는 환경문제가 가장 큰 이슈였습니다. 미세먼지, 해수면 상승, 온난화…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건축적으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은 정말 다양하고 재미있는 프로젝트들을 많이 만들어냈습니다. 그 전에는 코로나19 등 굵직굵직한 사회적 이슈로 인해 파격적인 건축 작품들이 많이 탄생했었죠! 구글과 핀터레스트만 뒤지지마시고, 뉴스를 뒤져보시는게 어떨까요?

둘째, 같은 스튜디오의 사람과 주제가 겹치지 말 것.

좋은 주제는 보통 나만 알고있기 쉽지 않습니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어떤 이슈를 만들어냈던 좋은 주제들은 보통 여러 사람들이 노리기 마련입니다.

예를들어, 제 졸업설계의 키워드는 미래형 운송 수단, ‘하이퍼루프’였습니다. 저희 교수님의 특성상 미래형 건축을 주제로 삼은 사람들이 많았는데, 미래형 운송 수단과의 관련한 주제를 삼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 중 한 명이 저와 같이 하이퍼루프를 주제로 삼았는데, 안그래도 하이퍼루프에 관해서 스터디하는 것도 바쁜데 그 사람과의 차별점을 두기 위해 새로운 내용, 다른 부가적인 시스템들을 덕지덕지 붙이느라 정말 힘들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그때 노력한 만큼 퀄리티는 올라갔지만, 너무 이것저것 살이 붙어서 ‘이게 하이퍼루프만을 위한 설계인가?’라는 의문이 스스로 들 정도로 원래 주제와는 조금 동떨어진 기분이었습니다.

큰 틀에서 주제가 겹치는 것(환경문제, 미래의 기술과의 융합…. 등등)은 어쩔수 없지만, 적어도 주요 주제는 겹치지 않는 것을 추천드리죠! 교수님께서 보시기에도 비교대상이 생기는 순간, 상대적으로 잘하는 애/ 못하는 애로 보실 수 밖에 없을테니까요.

셋째, 건축적 트렌드 읽기

여러분은 평소에 잡지 읽으시나요? 워낙 인터넷에 방대한 양의 정보가 떠다니는 요즘, 잡지의 입지는 좁아진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 분야의 트렌드 및 양질의 정보를 전달해주는 잡지는 좋은 건축적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건축잡지던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분야의 잡지던, 졸업설계의 주제로 삼기 좋은 보물이 숨어있을지 누가 알겠어요?

건축적 트렌드를 읽는 방법에는 한가지 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건축계의 노벨상, 프리츠커상을 누가 수상했는지 보는 것입니다. 1979년부터 이어져 온 프리츠커상은 그 시대의 건축가를 뽑는 상으로, 그때의 트렌드를 읽는데에도 큰 도움이 되실겁니다. 2022년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프랑시스 케레의 건축을 본 제 동기들은 너도나도 아프리카에 사이트를 정하더군요.

하하하

논문 읽기

논문은 자신의 주제 및 건축적 공법, 사례등을 참고할 수 있는 논문들은 졸업 설계에 꼭 필요한 보물지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떤 주제에 관해서든 다른 사람이 생각을 정리해 놓은 논문을 읽고나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거나, 자신과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는 관점을 이해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당장 내일 PPT 발표해야하는데, 사례조사 할 시간이 없을 때 ‘참고’하기에도 딱이고요.

늘 하던대로? 아니면 새로운 방식으로?

졸업설계는 시간이 생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시간이 부족한 프로젝트입니다. 5년간 배워왔던 모든 노하우와 기술들을 프로젝트에 녹여내기 위해서는 방향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방향? 방금전에 말씀하셨잖아요!

방금 전의 방향에 관한 이야기와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어, 1학년부터 4학년까지 내내 스케치업으로만 작업을 해오던 학생이 있습니다. 루비는 잘 다룰줄 모르고, 언제나 사각형과 직선으로만 이루어진 프로젝트만 하던 학생이 5학년에는 비정형 건축이 너무 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이 학생은 어떻게 해야할까요?

늘 하던대로 스케치업으로 비정형 건축을 해야할까요?

아니면, 라이노를 배워서라도 비정형을 해야할까요?

그것도 아니면 스케치업으로 비정형 건축을 해야할까요?

저는 득과 실을 따져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각자 프로그램을 배우고, 익히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자기가 정말 자신의 ‘건축’에 대해서 생각할 시간을 빼면서 까지 이 프로그램을 꼭 새로 배워서 시도해야하는지에 대해 잘 생각해 보시는게 좋습니다.

‘그래도 졸업설계인데, 해보고 싶은거면 해봐야 하는거 아니야?’라고 물으시는 분들이 많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자신있으시고, 프로그램을 배울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고민하지 마시고 지금 당장 렉터스에서 관련 프로그램 강의를 결제 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고민할 시간조차 아까운 한학기니까요.

3D 모델링에 한해서 이야기를 했지만, 정말 졸업설계 때 많은걸 보여주고 싶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3D프린팅, 새로운 다이어그램, 새로운 편집 프로그램 등 다양한 도전을 하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있다면, 도전하세요! 대신 한번 시작한 길은 끝까지 걸으시고, 정말 최선을 다하시길 바랍니다. 그렇다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기 마련이니까요.

OUTRO

우리는 지금까지 건축학과의 꽃, 졸업설계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정말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참 길었던 한학기였습니다. 새로운 프로그램과 기계를 배우느라 몇날 며칠을 밤새고, 제 주장을 뒷받침해줄 논문을 찾느라 국내는 물론 해외 논문도 수십편은 읽었던 것 같습니다.

그 고생은 전부 졸업작품 전시회에 찾아와 준 친구들과 가족들, 지인들이 제 작품을 보고 신기해하고 칭찬해 줄 때 너무나 벅찬 감정으로 돌아왔습니다. 정말 힘든 한 학기지만, 그 끝은 정말 달콤한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을거라는 것은 제가 장담하겠습니다.

지금도 열심히 고민하고 작업하고 계실 5학년 분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저는 다음 꿀팁을 가지고 돌아오겠습니다!

분량조절 실패로….다음 편에는 취준 및 포트폴리오 제작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모두 다음 편을 기대해주세요!

01. 건축학과에서 살아남기(학과 적응 편)

02. 건축학과에서 열심히 살아남기(현장실습 편)

03. 건축학과에서 잘 살아남기(현실적인 성적 상승 경험 편)

04. 건축학과에서 늦깎이로 살아남기(졸업 설계편)

05. 건축학과에서 탈출하기(취업편)

06. 건축사사무소에서 살아남기(대형, 아뜰리에 인터뷰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