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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정원, 상상 너머를 거닐다

INTRO

광주에 위치해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아시아의 문화 교류와, 문화자원 수집•연구, 콘텐츠의 창•제작, 전시, 공연, 아카이브, 유통이 한곳에서 모두 이루어지는 세계적인 복합문화 기관이다. 이곳에는 민주평화교류원, 문화 정보원, 문화 창조원, 어린이 문화원, 예술 극장, 아시아문화광장, 열린 마당, 하늘마당, 옥상 공원, 아시아 창작스튜디오 등 다양한 문화 시설이 있어 국립아시아문화전당만의 독창적인 문화를 창작하고 체험하며 즐길 수 있다.

사진출처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공식홈페이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사유정원, 상상 너머를 거닐다

위치: 광주 동구 문화전당로 38 문화창조원 복합전시 2관

운영시간: (화-일)10:00 ~ 18:00

(수,토)10:00 ~ 20:00

*매주 월요일 휴관

사진출처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공식홈페이지

전시소개

전시 <<사유정원, 상상 너머를 거닐다>>는 아시아 고유 사상과 미, 그리고 공간을 탐구함으로써 아시아를 향한 새로운 상상의 지평을 확장한다. 유교·불교·도교로부터 영향을 받은 동아시아의 문화는 세상의 모든 요소들이 연결되어 순환한다는 전일주의에 기반해 있다고 한다.

전시는 총 5개의 테마로 이루어져 있다. 태초의 자연이자 만물의 근원인 빛을 통해 전시의 시작을 알리는 ‘빛으로부터’, 생명의 본성인 기를 시각화한 ‘생동하는 기운’, 하나의 기운으로 연결되어 교감하고 상생하는 자연과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관계하기: 인간과 자연’, 합일의 세계관과 자연관으로부터 기원하여 자연과의 연결을 강조하는 아시아의 공간에 관한 ‘공존하는 풍경: 안과 밖’, 그리고 전시를 마무리하며 관람객을 사색의 공간으로 안내하는 ‘호흡의 시간’이다.

지금부터 함께 새로운 상상을 위한 단서를 찾아보며 사유해 보자.

1. 빛으로부터: 입구부터 시작되는 거친 파도를 연상케하는 영상이 관람자를 불러들이는 것 같았다. 정용화 작가의 <무한>은 눈에 보이지만 만지거나 잡을 수 없는 빛을 디지털 가상 이미지 시뮬레이션을 통해 표현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빛의 움직임을 통해 만물의 근원인 빛의 에너지와 무한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2. 생동하는 기운: 입구를 지나 들어서면 수많은 안개링이 빛과 함께 공간의 중앙을 향해 움직이다가 LED 샹들리에를 만나 흩어지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었다. A.A. 무카라미의 <영원의 집 문턱에서>는 기운과 인간의 상호 관계를 담고 있다고 한다. 작가의 의도는 관람자가 안개링을 만지고 체험하며 기운과 교감하는 것이다. 안개링이 나오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정말 만져 보고 싶은 느낌이 들게 만들어 어린 시절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게 해주는 것 같다.

샹들리에가 매달린 중앙의 원형 전시관을 중심으로 그 주위를 작은 전시 부스들이 감싸고 있는 형태라 더욱더 산책하는 느낌을 준다.

3. 관계하기: 인간과 자연 테마에는 9개의 공간이 있다. 산책하듯이 공간 하나하나 들어가다 보니 장-줄리앙의 <불모의 정원>이라는 작품이 기억에 남는다. 세 면의 화면 속에 구성된 메마른 지면과 콘크리트 벽으로 이루어진 텅 빈 공간에서 가상의 인물인 갓난아기와 어린아이들, 여성과 남성들이 등장해 서로 온정을 나누고 있는 것처럼 다정하게 교류한다. 그러나 어느덧 가상세계의 접속은 종료되어 인간들에게 위안을 주던 인물들은 사라지고 다시 혼자가 된다.

처음에는 작가의 의도를 잘 파악하지 못해 영상과 소리 요소들이 섞여 섬뜩한 느낌을 주었다. 작가는 이 가상의 인물들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상호 관계를 실상과 허상으로 그려냈고 실상과 허상의 존재 사이의 관계를 생각하도록 의도하였다.

4. 공존하는 풍경: 안과 밖 이 테마에서는 아시아에서 공간이란 자연과 인간을 연결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작품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이 테마에서 감탄이 절로 나오는 곳이 많았는데 그중 한 곳이 료타 쿠와쿠보의 <로스트#18>이다. 작품을 표현하기 위해 다 사용하고 남은 테이프 심을 통해 터널을 표현하는 방법과 우유갑으로 건물을 표현하는 방법 등이 있었는데 표현의 신선함에 충격을 받아 제일 오랫동안 머물렀던 곳이다.

이곳에는 작은 기차가 바닥에 깔려있는 철로를 따라 지나간다. 그 기차가 내뿜는 빛으로 만들어진 벽의 그림자가 광활한 풍경이 되어 비친다. 작가는 관람자가 이 방에서 보고 듣는 것들을 일종의 꿈으로 생각하길 권유한다. 즉 무엇인가 힘써 헤아리고 이해하려 들지 않을 때 스스로를 잊어버려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순수하게 바라볼 수 있다 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인간은 자신의 몸과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말한다. 또 이 작품을 보며 ‘나는 누구의 꿈인가?’라고 스스로 화두를 던지며 감상하기를 권유했다.

5. 호흡의 시간 정신적 육체적 쉼과 휴식을 의미한다. 새로운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을 정리한 후 새로운 상상을 하도록 실천하는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을 자연 속에서의 명상과 사색으로 풀어낸다. 이제 상상 너머를 거닐고 온 사유정원의 마지막을 즐길 차례이다.

<넓은 바위에 누워 달을 보며>는 마치 밤하늘의 정원을 산책하듯이 다시금 에너지를 되찾는 시간을 갖도록 하였다. 자연과 영상이 하나가 되어 천천히 거닐 수 있는 가상의 정원을 만들었다.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정원인 전남 당양의 ‘소쇄원’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작품 속 그림자를 가만히 응시하다 보면 사물의 본질에 가까워지는 시간을 경험할 수 있다. 자연의 모습들이 빛을 받아 인간이 만든 구조물에 그림자를 드리웠을 때 비로소 인간과 자연이 소통하게 된다. 이곳에 멈춰서 자연으로 떠나기 어려운 현대인들이 푸른 하늘에 밝은 달을 감상해 보는 건 어떨까?

OUTRO

각각의 전시 작품들을 통해 생각에 잠기게 되고, 다시 되돌아보며 인간은 끊임없이 자연상태와 변화를 교감하며 상호작용을 통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서로 대립 없이 관계하고 방해하지 않으며 교감하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의 밑바탕에는 자연을 정신적으로 계승하려는 아시아 특유의 사상이 깔려있다는 것을 전시를 통해 배우게 되었다. 전시를 찾아가기 어렵다면 홈페이지에서 VR 전시를 통해 전시를 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으므로 사유에 빠져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