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ICE KGDVS: 경계와 방, 그리고 가장 단순한 건축②

초기 문법의 확장: 중간 스케일에서 도시 스케일로

1편에서 살펴본 초기 작업들(07~47번대)은 OFFICE kgdvs가 ‘방, 둘레선, 상자’라는 기본 문법으로 기존 상황을 교정하는 방식을 보여주었다. 이번 2편에서는 그 문법이 주거·상업을 넘어 공공·도시 프로젝트로 확장되는 과정을 따라간다. (51) 25 Rooms, Ordos부터 (124) Oasis까지, 이 시기의 작업들은 단일 방이 아니라 방들의 집합과 그 사이의 틈으로 더 복잡한 프로그램을 다루기 시작한다.

 

헨트 도서관처럼 하나의 둘레선으로 공간을 바꾸던 태도가, 이제 여러 방을 엮어 도시적 스케일로 도약한다. 벨기에 건축상 수상작들(Weekend House, Computer Shop, Bridge, Architecture Library)과 베니스 비엔날레 실버 라이온 수상작(Garden Pavilion)을 포함한 이 프로젝트들은 OFFICE가 단순한 오브제 설계에서 벗어나 도시의 일부로서의 건축을 고민하기 시작한 시기를 보여준다.

 

Project 50 AFTER THE PARTY , Venice의 평면 및 내부 모습 (출처 : ©office kgdvs)

 

 

1P : (51) 25 Rooms, Ordos

● 오르도스 사막 위에 쌓인 25개의 상자

 

프로젝트 51번인 25 Rooms, Ordos는 중국 오르도스 사막에서 열린 ‘Ordos Fairytale’ 프로젝트로, 25개의 독립된 방을 하나의 긴 박스 안에 쌓아 올린 작업이다. 사무소는 도시화의 물결 속에서 사라지는 전통적 방의 형태를 기억하기 위해, 각기 다른 크기와 비율의 방 25개를 단순한 상자 형태로 재현한다.

 

이 방들은 단일한 긴 박스 안에 배치되어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고, 내부에서만 발견된다. 방과 방 사이의 복도·벽·문은 미묘한 두께와 재료 변화로 구분되며, 전체는 하나의 거대한 상자 안에서 방들의 연속으로 읽힌다. Ordos는 OFFICE가 “방을 기본 단위로 삼아 도시를 재구성하는” 문법을, 낯선 맥락에서 실험한 사례다.

 

Project 51 25 Rooms, Ordos의 평면 및 외부 렌더 모습 (출처 : ©office kgdvs)

 

2P : (56) Weekend House, Merchtem

● 상자 위에 얹힌 또 하나의 상자

 

프로젝트 56번인 Weekend House, Merchtem은 2013년 벨기에 건축상(주거 부문)을 수상한 주말 주택으로, 기존 상자형 주택 위에 새로운 상자를 얹는 방식으로 확장된다. 하부는 기존 건물을 그대로 두고, 상부에 새로운 생활 공간을 위한 상자를 올려놓는 단순한 전략이다.

 

새로운 상자는 하부와 완전히 분리된 채 떠 있으며, 그 사이 틈새는 빛과 공기를 조절하는 버퍼 공간이 된다. 내부는 상자 안에서 최소한의 벽과 가구로만 구분되며, 외부 풍경은 상자의 개구부에 따라 프레임된다. Merchtem은 OFFICE가 주거를 다룰 때 “상자 위에 상자, 방 안에 방”이라는 중첩 구조를 통해 확장성을 확보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Project 56 Weekend House, Merchtem의 평면 단면 및 내부 모습(출처 : ©office kgdvs)

 

3P: (61) Chambre of Commerce, Kortrijk

● 공공 건물의 내부 방들

 

프로젝트 61번인 Chambre of Commerce, Kortrijk는 상업회의소 건물로, 외부는 도시 조직에 순응하는 단순한 볼륨이지만 내부는 여러 개의 방들이 층층이 쌓인 구조를 취한다. 회의실, 사무실, 공용 공간이 각기 다른 높이와 비율의 방으로 배치되어, 전체가 하나의 상자 안에서 방들의 집합으로 재구성된다.

 

OFFICE는 이곳에서 공공 프로그램을 “하나의 거대한 홀”로 풀지 않고, 기능별로 잘라낸 방들의 연속으로 조직한다. 방과 방 사이의 복도·계단은 단순한 연결 통로가 아니라, 서로 다른 기능의 충돌 지점이 된다. Kortrijk는 OFFICE의 방 문법이 공공 스케일에서도 효과적임을 증명하는 사례다.

 

Project 61 Chambre of Commerce, Kortrijk의 단면 및 외부 모습 (출처 : ©office kgdvs)

 

4P: (62) City Villa, Brussels

● 도시 속에 파묻힌 작은 상자

 

프로젝트 62번인 City Villa, Brussels는 브뤼셀 도심의 좁은 부지에 세워진 주택으로, 주변 밀집된 도시 조직 속에서 “가장 도시적인 상자”를 만드는 작업이다. 외부는 이웃 건물들과 어울리는 단순한 직사각형이지만, 내부는 빛과 공기를 극대화한 중앙 아트리움으로 조직된다.

 

상자의 외피는 도시 소음과 시선을 차단하면서도, 아트리움을 통해 내부에 도시의 일부를 끌어들인다. City Villa는 OFFICE가 도시 밀집 환경에서 주거를 설계할 때, “상자 안의 공허(아트리움)”를 통해 쾌적함을 확보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Project 62 City Villa, Brussels 의 평면 및 외부 투시도 모습 (출처 : ©office kgdvs)

 

5p: (75) Urban Villa, Geneva

● 스위스 도시의 상자

 

프로젝트 75번인 Urban Villa, Geneva는 제네바의 도시 조직 속에 세워진 주택으로, 브뤼셀 City Villa와 유사한 전략을 취한다. 주변 맥락에 순응하는 외부 상자, 그리고 내부에서 도시와 분리된 중정 공간으로 구성된다.

 

OFFICE는 이곳에서 스위스 도시의 엄격한 규제와 밀도 속에서, 상자의 내부를 최대한 자유롭게 만드는 방법을 탐구한다. Urban Villa는 OFFICE의 주거 문법이 다른 문화·규제 환경에서도 반복 가능함을 보여주는 사례다.

 

Project 75 Urban Villa, Geneva의 평면 및 외부 투시도 모습 (출처 : ©office kgdvs)

 

6p: (78) Architecture Library, Ghent

● 책장 하나로 교정된 거대한 홀

 

프로젝트 78번인 Architecture Library, Ghent는 헨트 대학 공학부의 기존 홀을 도서관으로 전환한 프로젝트로, 벨기에 건축상(소규모 개입 부문)을 수상했다. OFFICE는 평면과 벽을 거의 건드리지 않고, 주변부에 3층 높이의 연속 책장을 둘러세우고, 슬라이딩 펜스와 카운터웨이트를 더해 기존 홀의 경험을 완전히 바꾼다.

 

책장이 기둥 역할을 겸하며, 펜스가 열리면 콘솔이 되고 닫히면 프리즈가 되는 이 장치는, “하나의 가구가 곧 건축”이라는 OFFICE의 철학을 가장 명료하게 구현한다. 도서관과 이벤트 공간이 하나의 방 안에서 변형되는 이 교정은, 초기 작업의 정수라 할 만하다.

 

Project 75 BArchitecture Library, Ghent의 단면 및 내부 모습 (출처 : ©office kgdvs)

 

7p: (85) Garden Pavilion [Venice Biennale]

●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받은 실버 라이언

 

프로젝트 85번인 Garden Pavilion은 2010년 베니스 비엔날레 벨기에관 프로젝트로, 실버 라이언(가장 유망한 젊은 사무소)을 수상한 전시 공간이다. 정원 파빌리온은 베니스 정원 위에 놓인 단순한 상자로, 내부는 기존 나무와 풍경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최소한의 개입으로 구성된다.

 

OFFICE는 파빌리온을 “정원을 위한 또 하나의 방”으로 설계해, 전시 공간이 풍경과 분리되는 대신 풍경을 재프레임한다. 이 작업은 OFFICE의 방·상자 문법이 전시·임시 건축 스케일에서도 효과적임을 보여주며, 국제 무대에서의 첫 인정작이다.

 

Project 85 Garden Pavilion 의 단면 및 외부 모습 (출처 : ©office kgdvs)

 

8p: (90) Agriculture School, Leuven

● 농업 학교의 박스

 

프로젝트 90번인 Agriculture School, Leuven은 루뱅의 농업 학교 캠퍼스 프로젝트로, 단순한 박스 형태를 통해 교육 프로그램을 조직한다. 외부는 캠퍼스 조직에 순응하는 볼륨이지만, 내부는 교실·워크숍·공용 공간이 층층이 쌓인 방들의 연속이다.

 

OFFICE는 교육 공간에서도 과도한 개방성을 추구하지 않고, 기능별로 잘라낸 방들을 명확한 둘레선으로 구분한다. Leuven은 OFFICE의 방 문법이 교육·공공 스케일로 확장되는 지점이다.

 

Project 91 LAgriculture School, Leuven 의 평면 및 외부 모습(출처 : ©office kgdvs)

 

9p: (117) Drying Hall, Herselt

● 나무를 말리는 가장 박스 같은 박스

 

프로젝트 117번인 Drying Hall, Herselt은 나무 건조 창고로, OFFICE의 “박스 실험”이 가장 순수하게 드러난다. 기존 표준 홀 제안에 대안으로, 구멍 뚫린 파형 강판으로 피부와 구조를 동시에 해결한 박스다.

 

이 박스는 바람이 통과하도록 설계되어 나무를 말리면서도, 내부는 거대한 창고 방으로 기능한다. OFFICE는 “박스가 박스처럼 보이도록” 모든 디테일을 조정하며, 건축과 산업 시설의 경계를 묻는다.

 

Project 117 Drying Hall, Herselt 단면 및 외부 모습 (출처 : ©office kgdvs)

 

10p: (124) Oasis [Sharjah Biennale]

● 세 개의 박스 파빌리온

 

프로젝트 124번인 Oasis는 샤르자 비엔날레 11을 위한 세 개의 파빌리온으로, 유산 지역을 연결하는 작은 건축 개입이다. 각 파빌리온은 나무를 품은 가벼운 박스 스킨으로, 내부 풍경을 외부에서 흐릿하게 보이게 한다.

 

OFFICE는 세 개의 상자를 통해 “박스 안의 나무”라는 아이디어를 변주하며, 전시 공간을 단순 통로가 아닌 체류의 방으로 만든다. Oasis는 OFFICE 초기 문법—상자+풍경+틈—이 전시 스케일에서 완성되는 지점이다.

 

Project 124 Oasis [Sharjah Biennale] 평면 및 외부 모습 (출처 : ©office kgdvs)

 

마무리: 방의 집합에서 도시 스케일로

1편의 초기 오브제 중심 작업에서, 2편은 방들의 집합과 도시적 스케일로 확장된다. 25 Rooms의 방 컬렉션, 벨기에관의 정원 프레임, 건조창고의 순수 박스, 샤르자 파빌리온의 나무 상자 등은 OFFICE 문법이 공공·전시·인프라까지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음 3편에서는 After the Party, Central Park Turnhout, Everything Architecture 전시 등으로 이어지는 성숙기 작업을 통해 이 문법의 완성도를 마주할 것이다.

 

Project 95 COMMUNITY CENTRE ,Tirúa의 모형 모습 (출처 : ©office kgdv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