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청주시의 대표적인 산업 시설: 연초제조창


청주시는 대한민국의 중심에 위치한 도시이다. 1940년대에 청주의 유일한 산업 시설로 ‘청주연초제조창’이 들어섰다. 연초제조창은 국내 제1의 담배공장으로 청주시의 대표적인 산업시설이었지만 시대적 변화로 인해 2004년 폐창 되었고 공장 터는 덩그러니 남아 청주시의 흉물로 남겨졌다.
도시의 문화적 재생을 위해 청주시는 과거 연초제조창을 문화 공간으로 계획하였다. 청주 지역은 지역 전통의 목공예, 현존 최고의 금속활자인 직지 공예, 철기문화의 상징인 철당간, 충북지역의 산성에서 볼 수 있는 석공술, 그리고 이들 각종 전통 공예물 등 수많은 문화유산이 잠재되어 있기 때문에 청주시의 보유 문화를 연초제조창에서 살리며, 이 곳을 청주시의 상징적인 장소로 거듭나도록 계획한 것이다.


그 결과, 연초제조창은 문화제조창이라는 새 이름과 기능을 가지게 되었고 연초제조창 남쪽 일부동은 경기도 과천, 서울 덕수궁, 서울 소격동에 이은 네 번째 국립현대미술관인 청주관으로 탈바꿈하였다. 과거 청주를 대표하던 산업 시설의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필자는 청주 시내에 위치한 문화제조창과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을 방문하였다. 현재 청주를 대표하는 문화 시설을 함께 구경해 보도록 하자.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위치: 충청북도 청주시 청원구 상당로 314
관람시간: 화~일 10:00~18:00 (입장마감 17:00)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추석 당일
입장료: 무료
이용문의: 043-261-1400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소장 작품뿐만 아니라 미술은행과 정부미술품을 보관하는 수장고이자 복원 전문시설이다. 국내 최초의 수장형 미술관으로, 미술관의 소장품을 보관하는 비밀스러운 공간인 수장고를 관람객이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다는 점이 청주관의 가장 큰 특징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에 들어서기 전부터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미술관 건물 외벽에 도면 그림 일부를 인쇄하여 간판 형식으로 설치해 현장감을 더했고, 애플리케이션 설치를 통해 모바일 스크린을 미술관 외벽에 비추면 작가의 평면 작품을 3D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1F 열린 수장고



미술관에 입장해 티켓을 발권하고 입구 오른쪽에 위치한 열린 수장고에 들어서면 다양한 조각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열린 수장고는 작품을 보관하는 공간인 동시에 관람객이 작품과 보존 환경을 관람할 수 있다. 청주관에서는 관람객들이 조각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도록 연대별, 재료별로 작품을 배치하였다고 한다.
2F 보이는 수장고

2층에 위치한 보이는 수장고는 항온 항습이 이루어지는 환경에서 작품을 보존하고 관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작품의 보존, 관리, 전시의 기능을 모두 통합한 것이 보이는 수장고의 최대 장점이다.


보이는 수장고의 맞은편에는 미술과 건축에 관한 책들이 놓여 있다. 흥미로워 보이는 책을 챙겨 바로 옆에 위치한 독서 공간을 바라보았다. 넓은 폭과 높은 층고, 측면의 유리벽이 공간에 뻥 뚫린 듯한 개방감을 준다.
3F 개방수장고



3층 길게 늘어선 복도의 끝에는 보이는 보존과학실과 라키비움(도서관+아카이브+미술관)이 위치해 있다. 라키비움을 향해 걸어가다 보면 복도 우측 유리창 너머에 개방수장고를 발견할 수 있다.
3F 라키비움


라키비움은 도서관+아카이브+미술관의 합성어로 미술의 다양한 콘텐츠를 수집, 관리, 연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닥은 매트, 책상과 책장과 같은 주요 가구는 원목 재질을 사용해 따듯한 도서관의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문화제조창
위치: 충청북도 청주시 청원구 상당로 314
이용문의: 043-268-0255
문화제조창은 연초제조창 리모델링을 통해 청주시의 문화 명소로 거듭났다. 근대산업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담배공장’은 공예와 문화라는 새로운 가치를 더해 ‘문화광장’이 되었다. 단순히 물리적 정비가 아니라 거시적 관점에서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와 청주시 전체의 부흥을 연 것이다.



문화제조창 1층 입구로 들어서면 복합 쇼핑몰이 맞이해준다. 식당가,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저층부에 상업시설을 두어 우연성과 접근성이 용이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문화제조창은 보이드 형식으로 위층과 아래층 간의 소통이 가능하도록 해준다. 천창은 보이드 형식과 같이 공간에 개방감을 주며, 자연광이 건물 내부에 은은하게 스며들도록 한다.


각 층마다 책장이 보이드 공간을 둘러싸고 있다. 문화제조창에서는 발길이 멈추는 곳 어디서든 편히 쉬어갈 수 있으며 책 한 권의 여유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책장 또한 뒤가 뚫린 파티션 책장을 사용해 보이드 공간의 개방감을 유지한다.
3F 갤러리 1~6



3층에는 긴 시간 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한국공예관의 소장품과 다양한 기록이 전시된 갤러리, 청주 연초제조창의 옛 모습을 재현하고 전시해둔 갤러리를 포함한 총 6개의 갤러리가 있다.
5F 열린도서관


문화제조창에서 목적성이 강한 도서관은 고층부에 배치해 시민들의 집중도를 높였다. 책장에 간접조명을 설치해 은은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하였으며 전체적으로 주백색의 조명을 설치해 눈의 피로도를 낮춰주며 책의 가독성을 높여주는 효과를 주었다. 보드게임과 음악 CD 자료 또한 마련되어 있어 도서관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마무리
도시가 기능적•문화적으로 발전하려면 건축 또한 함께 변화해야 한다. 연초를 제조하던 거친 콘크리트 건물의 연초제조창이 공예와 문화를 생산하는 문화제조창으로 거듭났다. 연초제조창이 간직하던 산업의 흔적들이 이제는 청주 시민들에게 새로운 기억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