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로그인하고 더 많은 기능을 이용하세요

건축학과에서 열심히 살아남기(현실적인 성정향상편)

건축학과에서 열심히 살아남기(현실적인 성정향상편)

이곳은 낮과 밤을 잊은 건축학도들이 매일같이 밤을 새며 작업을 하는 설계동입니다. 이곳에서는 매일 수많은 아이디어와 도면, 다이어그램이 만들어지죠. 하지만 이들 중에서 실제로 우리의 최종 판넬에 들어갈 수 있는 것들은 많지 않습니다. 이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끝이 보이지 않는 삽질과 디벨롭, 밤샘입니다.

Intro

반갑습니다, 저는 당신에게 이 험준한 건축학과에서 어떻게 살아남는지 보여드리고 알려드릴 아키그릴스입니다. 이제 저는 직접 건축학과의 4학년이 되어, 이곳에서의 생존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고학년이 되고, 자신의 진로를 건축 설계 쪽으로 정한 학생들은 이제 슬슬 취업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합니다. 대형사무소에 가서 큰 규모의 건축을 하고 싶어서, 혹은 아뜰리에에서 크고 작은 프로젝트들을 많이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진로를 대략적으로 잡기 시작합니다. 진로를 정한 학생들은, 혹은 진로를 아직 정하지 않은 학생들도 점점 성적에 신경쓰기 시작합니다. A가 있으면 C와 D도 있는 법. 저학년 때 낮은 성적을 받았던 학생들은 어떻게 하면 성적을 잘 받을 수 있을지 요령을 알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고민하고 있을겁니다.

고민하는 당신을 위해, 현실적인성적 향상법 몇 가지를 제시해 드리겠습니다. 함께 보시죠!

서문

팁을 알려드리기 전에 앞서 말씀드립니다. 이번 편은 낮았던 성적을 만회하고, 향상시키고 싶은 분들에 맞춰서 설명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알려드리는 팁들은 제 경험에서 비롯된 것들이며, 개인마다 처한 상황이나 능력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100% 성적 향상을 약속드릴 순 없기에 참고용으로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3학년까지 설계 수업을 B 위로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프로그램을 새로 배우고, 각종 현장실습을 거치고 많은 공부를 통해 코로나 성적 인플레가 만연할 때 처음 A+를 받아보고, 1년 휴학 후 작년 졸업설계에서 A를 받으며 학교에서의 설계수업을 마쳤습니다.

스튜디오 파악하기

건축학과 설계 수업에는 대략적인 수업 구성이 있습니다. 저희 학교의 경우, 1학년 때에는 파빌리온 ˙ 개념 수업, 2학년에는 주택 및 공공시설, 3학년에는 사옥 및 학교나 공연장, 4학년에는 리노베이션 및 도시설계를 다룹니다. 5학년 졸업설계에는 완전 자유주제였습니다.

무슨 학년에 무슨 설계를 할 것인지 선배들이나 과사무실을 통해 아실 수 있으실 겁니다. 올해 무슨 설계를 할지 미리 알고 있다면 방학 기간에 관련된 책이나 논문, 동영상 등을 미리 읽어놔 배경지식을 쌓아 놓는다면 어떤 포인트에 집중해야 하는지, 어떤 공간 구성이 이뤄지는지 정하기 수월할 것입니다.

설계 수업내용과 더불어 교수님에 대한 파악도 정말 중요한 부분입니다. 결국 성적을 주시는 분은 교수님이기 때문에, 교수님이 어떤 성향을 갖고 계시고 어떤 부분을 중요시 하시는지 파악하시는 것은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예를 들어, 공간 구성 및 설계의 깊이를 중요시하는 교수님께 도면은 안 보여드리고 화려한 다이어그램, 렌더링을 보여드리는 등의 소위 ‘번지수를 잘못 찾은’ 학기를 보내지 않으려면 교수님의 성향을 미리미리 파악하고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략세우기

어떤 분야에든 적용되는 이야기지만, 좋은 결과물을 위해서는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설계 과정에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지, 생각해 보셨나요? 여러 방법들이 있겠지만, 저는 “선택과 집중”과 “눈 낮추기”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택과 집중

공간 및 프로그램에는 저마다 중요시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공공 건축에서는 공공성 및 개방성, 민간 건축에서는 효율적인 공간 구성 등 어떤 프로젝트에서 가장 우선순위로 두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모든 부분에 신경을 다 써주고 싶고, 정말 퀄리티 높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것은 모든 건축인들의 생각일 겁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는 그럴 능력과 요령도, 시간이 너무나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저는 그래서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전체적인 모든 부분에 고루 신경을 써주는 것 보다, 내 프로젝트를 가장 잘 드러내주고 핵심이 되는 공간과 아이디어에 집중하고 이를 어떻게 하면 더 돋보이게 할 수 있는지 고민을 하는 게 더 좋은 프로젝트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주제를 어떻게 하면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그림의 일부를 정말 잘 그린 사람보다, 잘 그리진 못해도, 그림을 끝까지 완성시킨 사람의 그림이 더 이해가 잘되는 것처럼 말이죠.

제 졸업설계 주제는 하이퍼루프 터미널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하이퍼루프 터미널, 물류시설, 상가, 오피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들어간 프로젝트였습니다. 정말 거대한 규모와 다양한 프로그램이 들어간 계획이었지만 제 프로젝트의 본질은 ‘하이퍼루프 터미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저는 평면을 계획할 때 대부분의 시간을 하이퍼루프 관련 시설에 할애했습니다. 제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부가적인 프로그램들의 평면보다는 하이퍼루프의 평면에 더 관심을 가지고 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눈 낮추기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의 다양한 건축인들의 좋은 사례와 다이어그램, 표현 방식을 얼마든지 보고 참고할 수 있습니다. 참 좋은 사례들은 많은데, 왠지 내 프로젝트에 맞고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을 콕 집어서 설명하는 다이어그램은 찾기가 힘든적 혹시 있으셨나요?

뭔가 나도 이런 사람들처럼 멋있는 다이어그램과 화려한 그래픽으로 내 프로젝트를 표현하고 싶은 마음은 건축을 배우는 사람들 누구나 한번쯤 생각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자신있게 다른 길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다이어그램은 결국 자신의 설계를 돋보이고, 잘 이해하도록 돕는 도구의 하나일 뿐입니다. 다이어그램만 이쁘게 만드는 사람은 다이어그램을 예쁘고 잘 만드는 사람은 될지언정, 설계를 잘하는 사람은 아닌거죠.

이렇게 예를 들고 싶습니다. 정원이 있고, 벽체 안으로 큰 나무가 있는 집을 우리는 설계할 겁니다. 우리가 이 설계를 하고, 남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표현을 할 때, 어떻게 표현하시겠나요?

상당히 과장되게 표현했지만, 가끔 우리는 표현법과 의욕이 너무 앞서는 경우가 있습니다. 녹지와 더불어 있는 집을 표현하기 위해 수많은 나무들을 그렸지만, 건물은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가 설명하고 표현해야할 건축물이 아닌, 나무 브러쉬들밖에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위의 사진과 비교한다면 어떤가요? 이 다이어그램을 보고 예쁘다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거의 없을거 같습니다. ‘에이 저게 뭐야, 나도 저런 브러쉬 몇 개 누르고 마는 그림은 금방 그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바로 그겁니다! 생각보다 다이어그램은 많은 내용을 담지 않아도 됩니다. 건물의 윤곽과 벽체, 건물의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마당을 둘러싼 벽체까지 위의 그림에서는 보이지 않던 ‘진짜 정보’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예쁘고 멋지지만 내 설계를 가리고 ‘뭘 표현하려는 거지?’라는 의문이 들게하는 다이어그램보다, 내 설계를 잘 돋보이게 해주는 회를 찍어먹는 간장같이 슴슴한 다이어그램이 오히려 당신의 설계점수를 높여줄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다이어그램에 힘을 빼지 않아 생기는 시간에 당신은 조금이라도 더 ‘설계’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늘어나고요!

조금은 눈을 낮추고, 힘을 빼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OUTRO

우리는 지금까지 건축학과에서 뭘 해야 할지 고민하는 조난 된 3학년이 되어서 현장실습에 관해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어색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실습은 분명 어려운 경험입니다. 하지만, 이 험난한 경험을 마치시고 난 이후에는 더 나은 예비 건축인이 되어있으실 거라고, 자신 있게 장담합니다. 지금 당장 교수님과 선배들께 연락하세요!

다음 편에는 아마 모든 학생분이 궁금해하실 만한, 성적 향상 과정 및 팁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다음 편을 기대해주세요!

01. 건축학과에서 살아남기(학과 적응 편)

02. 건축학과에서 열심히 살아남기(현장실습 편)

03. 건축학과에서 잘 살아남기(현실적인 성적 상승 경험 편)

04. 건축학과에서 늦깎이로 살아남기(졸업 설계 및 취준 편)

05. 대형 사무소에서 살아남기(대형 사무소 지인 인터뷰 편)

06. 아틀리에에서 살아남기(아틀리에 지인 인터뷰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