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테온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이탈리아 로마에 위치한 판테온 신전. 기원전 27년경 로마의 아우구스투스 황제 시절 아그리파에 의해 세워진 건축물이다. 서기 80년 로마 대화재로 판테온이 소실되었었고 서기 125년경 하드리아누스 황제에 의해 재건되었다.

판테온의 입구에 적힌 글씨를 읽어보면 “M·AGRIPPA·L·F·COS·TERTIVM·FECIT”. 루키우스의 아들 마르쿠스 아그리파가 세 번째 집정관 임기에 지었다. 라는 뜻이다. 하드리아누스 때 새롭게 재건축을 했지만 아그리파의 뜻은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글자 위를 보면 구멍들이 파여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원래 이 부분에는 청동 조형물들이 장식이 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베드로 성당의 축조 과정과 대포를 만드는 등 이 청동들이 여러 곳에 쓰이면서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라파엘로의 판테온 스케치

판테온의 의미는 Pan(모든) theon(신)이라는 뜻으로 로마 다신교 문화를 보여주는 모든 신들을 위한 신전이라는 뜻이다.

현재는 성당으로 사용 중이며 화가 라파엘로가 이곳에 잠들어 있다. 라파엘로는 판테온을 사랑했다고 한다. 그는 우스갯소리로 “내가 죽으면 판테온에 묻어달라” 라는 말을 종종 하곤 했다 한다.

이 건물은 서양 건축사 불후의 명작이라 불리며 고대 건축 기술과 예술적 경이로움을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최고의 건축물로 꼽으며 나 또한 유럽 여행을 하게 된다면 모든 나라를 통틀어서 꼭 가보고 싶은 건물이다.

판테온은 건축학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건물로 오늘 우리는 판테온의 숨겨진 비밀들을 알아보려고 한다.

우선 이 건물이 2000년 가까운 시간동안 화산, 지진, 전쟁 등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을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일까?

판테온의 아치 구조

그 이유는 판테온의 독특한 아치 구조에서 알 수 있다.

보통 아치는 상부 가운데 부분에서 가장 큰 하중을 받게 된다. 그렇기에 일반적인 아치 구조물들을 보면 상부 가운데에 키스톤이라고 다른 돌들보다 강한 돌이 위치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키스톤이 빠진다면 아치는 곧 바로 무너질 정도로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재밌는 점은 판테온은 이 키스톤이 없다는 것이다.

아치를 180도 회전시키면 돔이 되고 돔 또한 상부 중심에서 가장 큰 힘을 받는데 판테온은 뻥 뚫린 천장을 볼 수 있다.

어떻게 판테온은 이 하중들을 견뎌내고 있는 걸까?

판테온의 이중 아치 구조

판테온은 주변부의 힘들을 평면도상에서 봤을 때 지붕에 또 다른 아치구조가 만들어져 이중 아치 구조를 띄고 있다. 또한 실내에서 봤을 때 천장에 파여 있는 격자무늬 또한 아치 구조이다.

돔의 밑부분에서 위로 갈수록 두께가 얇아지는 모습

또한 지붕의 하중을 줄이기 위해 지붕의 두께가 위로 올라갈수록 가벼운 돌을 사용하였고 두께 또한 지붕 밑 부분은 2.5m지만 윗부분은 1.2m로 줄여나가면서 무게를 줄였다. 또 격자무늬에 파인 부분도 무게를 줄이는 데 도움을 주었다.

마지막으로 판테온의 건축재료 또한 판테온을 보존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다. 현재의 콘크리트보다 우수하다고 여겨지는 로만 콘크리트가 그 이유이다. 이 콘크리트는 나폴리의 베수비오 화산의 화산재를 배합하여 만든 콘크리트로 저밀도 콘크리트의 물에 강하고 수명이 강한 특징을 보여준다. 이 재료로 인하여 판테온은 아직까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제 한번 판테온 안으로 들어가 보자

판테온 신전을 들어서면 천장에 지름 8.9m 원형의 구멍이 뚫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 구멍을 오큘러스라고 부른다.

눈이라는 뜻이며 태양을 상징한다.

이 구멍은 굉장히 흥미롭게도 많은 역할을 한다.

오큘러스를 통하여 들어오는 동그란 햇빛은 판테온 신전에 인공조명 없이도 실내를 환하게 밝혀준다.
이 빛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벽을 따라 돌면서 해시계 또는 달력의 역할을 한다.

이 회전하는 빛은 사람들에게 성스러운 느낌을 주기도 하며 과거에는 격자무늬 내부에 청동장식들로 장식되어 있어서 내부에서 우주를 느낄 수도 있었다고 한다. 물론 역시 현재는 청동장식들은 다른 곳에 사용되어 남아 있지 않다.

원래는 청동 장식물들이 격자 무늬 사이에 있었다고 한다

4월 21일 하지 정오가 되면 입구에 있는 신전 입구에 있는 아치에 빛이 정확히 들어간다.
신비롭게도 4월 21일은 로마의 건국 일로 이 또한 판테온 신전 건축에 대한 놀라운 부분이다.
또 신비로운 점은 판테온 내부 공간은 상하좌우의 길이가 전부 43.3m로 동일하고, 돔의 지름 또한 43.3m이다. 판테온 내부에 지름 43.3m의 구를 넣으면 정확히 들어간다.

43.3.m의 구가 실내 공간에 정확히 들어간다

제일 흥미로운 것은 이 구멍을 통해 비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비가 오는 날 천장에 난 지름 약 9m의 구멍으로 어떻게 비가 내리지 않는다는 걸까?

판테온 신전의 문을 닫으면 유일하게 공기가 나갈 수 있는 통로는 천장에 있는 구멍 하나뿐이다.

비가 오면 실외의 온도는 내려가고 실내의 온도 급격히 상승하기 때문에 굴뚝 효과를 통한 상승 기류로 인해 이 공기압에 의해 비가 내리지 않는다.

하지만 강한 비나 문을 열었을 시는 비가 떨어지기에 구멍의 밑부분 바닥에는 빗물을 내보내기 위한 배수로가 존재한다.

허나 사실 이 이야기는 과거의 이야기로 현재는 비가 들어온다고 한다.

과거에 특히 신전으로 사용되었을 당시 문을 닫고 많은 초와 불을 피우며 제사를 지냈기에 그로 인하여 강한 굴뚝 효과로 인한 상승 기류가 발생하여 비가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는 불을 피우지 않으며 관광을 위해 문을 열어두는 경우가 많아 상승기류가 발생하는 환경을 만들지 못하여 비가 들어온다.

마지막으로 판테온에 재밌는 이야기를 하나 해보자면 현재 판테온에는 라파엘로 말고도 4명의 이탈리아의 위인들이 잠들어 있다. 판테온에 무덤의 자리가 마지막으로 한자리가 비어 있는데 이 빈자리에 누가 들어가야 하나 로마 시민들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탈리아 명문 축구팀 AS로마의 레전드이자 원클럽맨이였던 축구선수 프란체스코 토티가 이 무덤의 차기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말했다고 한다.

Rome, Italy – October 13, 2017: Interior view of world famous Pantheon


유럽에는 많은 건축물들이 있다. 하지만 꼭 하나만을 봐야 한다면 나는 판테온을 보러 가겠다. 내가 유럽에서 가장 가고 싶은 나라 1순위가 이탈리아인 것도 이 판테온 신전의 영향이 크다.
천재 미켈란젤로는 이 건물을 보고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와 설계한 건물이라고 하였다.
이탈리아 로마를 여행 중이라면 이 천사의 건물에 방문을 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