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환경을 위한 ‘제로에너지 건축’
인류의 산업 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온실가스가 태양열이 지구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지구 온난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때문에,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은 각 나라의 주요 목표이기도 하다. 요즘 건축 분야에서도 탄소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 건축물을 건설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인간이 행하는 건축 활동은 막대한 양의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건설단계에서부터 건물 운용, 보수, 그리고 해체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탄소가 발생한다. 유엔환경계획에 따르면 건물을 운용하는 데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이 약 28% 정도이고, 건설 부문에서 배출되는 양은 약 10%로 둘을 합하면 약 38%에 이른다고 밝혔다. 때문에, 건물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중요한 개념이 바로 ‘제로에너지 건축’이다. ‘제로에너지(zero-energy) 건축’은 건축물을 친환경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고민에서 출발한 것으로, 단열과 공기 유출 차단을 강화해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설비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건물을 짓는 것을 말한다. 고단열, 고기밀 등 건축적 요소를 이용해 에너지 부하를 최소화하고, 고효율 설비와 신재생에너지 등 설비적 요소를 이용하여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한다. 따라서 건물에 소비되는 에너지와 생산되는 에너지가 서로 균형을 이뤄 에너지의 공급과 수요가 서로 같게 된다.
탄소제로 주거단지, 베드제드(BedZED)

이런 제로에너지건축이 사용된 첫 번째 사례는 영국 남부지역 서튼에 있는 “베드제드(BedZED)”이다. 영국 최초의 성공적인 환경친화적 주택단지이다. 베드제드(BedZED)란 베딩턴 제로 에너지 개발(Beddington Zero Energy Development)의 약자로 석유, 석탄 등 화석 에너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만들어진 곳을 뜻한다. 개발뿐만 아니라 운영 과정도 ‘탄소제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단지는 82개의 아파트주택, 복층아파트, 타운하우스, 그리고 복지회관과 탁아소를 포함한 작업공간으로 이뤄졌다.
주택 건설에는 부분적으로 재생 목재가 사용되었고, 이 외에 사용된 재료들도 자연소재나 강철 등 재활용 재료를 주로 사용했고, 주변 지역의 농장과 공장에서 공수한 지푸라기와 헝겊, 폐자재를 등을 활용해 벽돌을 만들고, 단열재로 활용하기도 했다.

베드제드를 마주하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알록달록 특이한 형태의 구조물이다. 이 구조물들은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위해 설치된 것이 아닌 바람이 부는 방향에 따라 회전하며 외부의 신선한 공기를 실내로 유입시키는 환기구이다. 이 수동환기시스템은 내외부 공기가 자연스럽게 섞여 실내의 적정온도를 유지해 에어컨, 난방으로 인한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한다. 또한 열교환기가 환기구에 부착되어 있어 겨울철 찬 공기가 유입될 때도 바깥으로 나가는 실내의 열을 전도 받아 데워진 후 다시 실내로 들어오게 한다.

외관을 보면 볕이 잘 드는 통창과 태양광 패널도 눈에 띈다. 창문을 모두 남향으로 내 자연조명과 자연 난방 효과를 극대화했다. 3중창으로 되어 있어 열 손실도 적어 겨울에 굳이 히터를 틀지 않고도 생활이 가능하다. 그리고 건물 지붕 전체가 태양열 패널로 덮여 있어 영국의 일반 가정보다 전기 소비량 45%, 물 소비량 50%, 온수용 에너지(가스)는 81%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석유나 가스 같은 화석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도 충분한 전기를 충당하기 위해 자체 발전소에서 나무 찌꺼기를 태워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주방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전기와 물 사용량을 나타내는 계량기를 설치해 주민들로 하여금 직접 에너지 절약을 하도록 유도한다.

주택단지의 운영방식을 보아도 주택은 연달아 여섯 채 이상 나열되어 지어지지 않았으며, 주택 사이에는 충분한 여유 공간이 있어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보행자들이 편히 지나다닐 수 있도록 했다. 보행자를 중시하는 환경친화적인 운송 설계에 따라, 자가용은 이 지역의 일정 경계선 부분까지만 들어올 수 있도록 제한되었다. 그리고 최대한 가까운 곳에 개인 정원을 배치하여 과일과 채소 등 먹거리도 직접 생산 가능하게 했다. 이러한 노력까지 합쳐져 ‘제로 에너지’를 만들었으며 친환경 건축과 절약하는 생활 등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살아있는 건물, 불릿센터(Bullitt Center)


미국의 시애틀에 위치한 불릿 센터는 일명 ‘살아있는 친환경 건물’로 불린다. 이곳은 지붕의 태양열 패널을 주 전력원으로 삼아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고 높은 에너지 효율을 자랑하고 있다. 주변 시애틀의 다른 고층 빌딩의 비해 에너지 효율이 80%가량 높다. 그렇다면 불릿 센터는 어떻게 이런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을까?


일단 불릿센터는 우리나라의 처마처럼 지붕이 돌출되어 있다. 이 지붕에는 575개의 태양광 패널이 설치되어 있고 이 패널의 면적은 무려 14,000m2에 달한다. 이 태양광 패널들은 건물의 에너지원을 생산하는 역할을 한다. 생산된 에너지는 1년 동안 건물이 사용하는 에너지량보다 더 많은 에너지(230,000kWh/연간)를 생산해 내고 있다. 오히려 건물이 에너지는 소비하는 것이 아닌 에너지를 생산하는 건물이기 때문에 ‘살아 있는 건물’이라고 불리 오고 있다.
그리고 건물은 순수 에너지 제로 기준에 부합한다. 불릿센터의 내부는 불필요한 조명 사용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자연 채광 중심으로 설계했고, 눈부심을 최소화 되도록 3중 유리창과 단열된 벽, 커튼월 시스템으로 충분한 공기와 햇빛을 사용자에게 제공합니다.

이 건물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바로 퇴비화되는 화장실 시스템이다. 사람들이 배출하는 오수는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옮겨져 200℉ 이상 온도에서 가열되고 혐기성 소화 시스템을 통해 비료로 전환되는데 6층짜리 건물 전체에 설계된 것은 세계에서 유일하다.
*혐기성소화는 생분해성(biodegradable) 유기물질들이 무산소 상태(anaerobic condition)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쓰레기나 하수를 처리하기 위해 혹은 연로를 생산하는 등의 목적을 위해 인위적으로 이 혐기성소화 과정이 활용되기도 한다. 가축 분뇨나 하수처리장의 슬러지 혹은 산업 폐수같은 유기물 함량이 높은 쓰레기를 처리하고 이 과정으로부터 인간 생활에 유용한 바이오가스를 얻을 수 있는 다양한 혐기성소화 기술들이 개발되어 이용되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특징으로는 빗물 저장 시스템이다. 빗물을 모으고, 여과하고, 소독해 재활용할 수 있는 56,000갤런 용량의 탱크가 있다. 연간 빗물 유출량의 약 70% 정도를 저장하며 자국의 승인을 받으며 음용 및 비음용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다른 건물에서 보기 힘든 자전거 주차장까지 마련해놓아 자전거 사용을 촉진시키고 있다. 이러한 세심한 노력은 에너지 절약이라는 목표에 다가갈 수 있는 작은 발걸음이라고 생각한다.
네거티브 빌딩, 사라 문화센터(Sara Kulturhus Centre)


사라 문화센터는 서로 다른 크기의 박스형 건물이 차곡차곡 쌓여 있고, 중앙에 20층짜리 건물이 등대처럼 솟아 있다. 센터는 바닥에서 지붕까지 모두 나무로 만들어진 구조이다. 건물 반경 60km 이내의 소나무와 가문비나무를 사용했다. 첨단 기술은 목조 건물의 높이를 끌어올렸다. 센터는 특수 목재인 ‘구조용 집성재(GLT, Glue-laminated timber)를 사용해 건물 하중을 지지하는 기둥과 보를 만들었다. 이 목재는 고강도 합판으로서 동일한 무게의 강철보다 강도가 높다. 건물의 벽과 바닥은 ‘구조용 면재료(CLT, Cross-laminated timber)’를 썼다. 나무를 서로 교차시켜 쌓은 압축한 것으로 강도가 철근의 2배, 콘크리트의 9배에 달한다.

이 센터가 전 세계에서 2번째로 높은 목조 빌딩이라 주목하는 것도 있겠지만, 이유는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기존의 철근콘크리트 건축이 온실가스 배출을 주범으로 꼽히면서 목조 건축이 대안 건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센터는 시공부터 완공에 이르기까지,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지역 목재를 사용해 재료 운반을 위한 트럭 배송 횟수를 평균치보다 90%가량 줄였다. 운반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도 줄였다. 목조로 지어지면서 철큰콘크리트 건물에 비해 공사 기간도 1년 이상 단축됐다. 그리고 건물의 주된 재료를 탄소 흡수 능력이 떨어지는 오래된 나무를 썼다. 나무는 1m3당 1톤의 이산화탄소가 저장된다. 센터에 사용된 목재의 이산화탄소 저장량은 9,000톤에 달한다.

건물을 짓는 건축 과정에서뿐만 아니라 냉난방 등 건물 유지 과정에서도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는데, 사라 문화센터는 지붕에 설치한 태양광 패널을 통해 건물에 필요한 에너지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 또한’AI heart’라는 에너지 시스템 최적화 기술을 통해 건물의 에너지 소비량을 기존 스웨덴 건물보다 약 20% 낮췄다. 이 기술은 건물의 에너지 흐름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방문자 수에 따라 에너지 사용량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전기와 열이 더 필요할 때와 필요하지 않을 때를 알아서 학습하는 시스템인 것이다. 그리고 센터에서 태양광을 통해 생성된 에너지 중 남은 에너지를 인근 건물로 보낼 수 있고, 반대로 센터가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경우 이웃 건물의 잉여분을 받아 사용할 수도 있다.


태양광 설비 외에도 사라 문화센터에는 두 가지 형태의 에너지 저장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수영장을 태양광 설비 외에도 사라 문화센터에는 두 가지 형태의 에너지 저장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수영장을 포함한 전체 건물의 몸체는 열층(thermal layer) 형태로 되어 있는데요, 예를 들어 한파가 예상될 때 난방을 조금 더 높게 잠시 작동한 후 이를 낮추거나 끄더라도 저장된 잔열에 의해 건물의 온도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습니다. 둘째, 건물 내 500KWh의 배터리를 갖춰 에너지를 저장합니다. 쉽게 말하면 남은 에너지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빌링은 ‘탄소중립’보다 한발 더 나아간 단계인 ‘탄소 네거티브’이고 탄소 네거티브 빌딩으로 등록되어 있다.
Outro; 친환경 건축을 위해
친환경건축은 미래세대뿐만 아니라 우리 세대를 위해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안되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꼭 해야할 일 중에 하나이다. 물론 설계과정이나, 건설과정에서 고려해야할 것도 많겠지만 지역의 거친환경 건축은 미래세대뿐만 아니라 우리 세대를 위해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되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꼭 해야 할 일 중에 하나이다. 물론 설계 과정이나, 건설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것도 많겠지만 지역의 거주민과 건물을 사용하는 이용자가 일상적으로 하는 작은 노력에서 친환경 건축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 무조건적으로 환경만 생각하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건축물을 이용자, 주변 환경을 모두 조화롭게 고려해 진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생각은 단 한순간만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시도와 노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여러 사람들의 노력이 합쳐진다면 우리는 조금 더 지속 가능한 건축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