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학 이야기
: 건축 그리고 공간디자인
지난 유학 이야기에서는 유학 그리고 전공선택에 앞서 내가 무엇을 공부하고 싶은 것인지 확실히 알아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학교마다 중점을 두는 분야가 다르고 다른 교육 과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직속 선배가 있다면 참 편할 텐데 연락처는커녕 선배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건축학과 재학생과 환경디자인학과 재학생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의 건축 관련 전공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다루어 보려고 합니다.

대부분의 중국 대학의 경우 건축, 도시계획, 토목, 환경디자인의 네가지 전공으로 나뉩니다. 들어가기에 앞서 절강대학교(Zhejiang University)를 예시로 환경디자인학과와 건축학과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면서 전공의 특징들을 간단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절강대학교의 건축 관련 전공
– 공학(건축과 토목) 계열, 건축공학부, 건축학과(5년제)
– 공학(건축과 토목) 계열, 건축공학부, 도시계획학과(5년제)
– 공학(건축과 토목) 계열, 건축공학부, 토목,수리,교통공사(4년제)
– 디자인 계열, 미술과고고학학원, 환경디자인학과(4년제) 현재 미술과 과학기술(4년제)학과로 통일

디자인계열에는 시각디자인, 영상디자인 등 미술 관련 전공이 있으며, 그중 하나가 공간과 전시 디자인 분야(前 환경디자인 학과)입니다. 제가 입학할 때와 굉장히 많이 바뀌었는데, 현재 커리큘럼을 참고해 보면 현대 건축 공간, 오픈스페이스, 전시 및 디지털 가상 공간과 같은 새로운 공간 시스템을 연구하며, 주요 커리큘럼으로는 환경 미학(전통과 혁신), 오픈스페이스, 디지털 공간, 전시 관련 수업이 있습니다. 우리 주변의 환경, 특히 실외를 위주로 다양한 공간에 대해 공부하는 전공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네요.
건축 전공의 경우 주요 커리큘럼으로는 건축설계, 건축사, 건축물리, 건축 역학, 도시계획, 환경 경관 디자인이 있습니다. 공대 소속이지만 건축과 토목을 따로 분리합니다. 중국은 한국과 같이 Canberra Accord 협약 국가로 같은 건축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때문에 한국이랑 비슷한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는데요, 도시계획학과와 환경디자인 학과와 관련된 수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INTERVIEW
Q. 자기소개
건축학과 : 안녕하세요. 현재 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절강대학교 건축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박지원이라고 합니다. 처음에 중국 하얼빈 근처에 있는 로컬 학교를 2년 동안 다니고, 북경 유학원에서 1년간 유학을 마친 후 절강대학교 건축학과에 진학하였습니다.

환경디자인학과 : 안녕하세요. 환경디자인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송유진입니다! 한국에서 외국어 고등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본격적인 유학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Q. 학과 소개
건축학과 : 중국의 건축학과라고 해도 국제건축학교육인증(NBAA)에 가입되어있는 정식 건축학과로써 5년제 건축설계사 과정의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절강대학교 건축학원은 1927년 건축학 전공이 개설된 역사가 깊은 대학교이고, 우수한 교수진을 갖추고 있어 중국 내에서 이름있는 학교일뿐더러 중학생때 건축과 관련된 다양한 경험을 해보았던 저로서는 대학교를 선택할 때 이런 부분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기에 절강대학교 건축학과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환경디자인학과 : 건축 관련 전공이라고 하면 건축, 건축공학, 인테리어 정도로만 생각을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조경이나 공간디자인 등 굉장히 다양한 전공이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한국에 비해 환경디자인학과가 보편화되어 있는 편으로 농대 소속의 원예학과와는 구분되며, 대부분 미술 대학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환경디자인과는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외부 공간의 쾌적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심미적인 요소를 함께 갖춘 환경디자인을 전문화하는 전문 기술자의 양성을 교육목표로 합니다.“ 커리어넷 학과정보, 환경디자인학과

Q. 커리큘럼

1학년 기초훈련, 2학년 기초건축, 3학년 종합진급, 4학년 선택과목(도시 계획 및 설계, 전문화 설계), 5학년 인턴/실습+졸업디자인
건축학과 커리큘럼을 보면, 1학년 때는 기초적인 설계를 하는 방법과 공간 그리고 건축에 대한 이해 등을 먼저 배웁니다.



2학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학교 주변의 부지를 가정해서 학생들이 직접 찾아가서 다방면으로 탐구하여서 설계에 반영하게 하는 등의 교육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3학년의 과정도 2학년과 크게는 다르지 않지만 좀 더 규모가 크고 복잡한 조건을 가진 대상을 설계하게 하는 식으로 교육이 이루어집니다.


환경디자인 : 1학년 때는 기초 회화나 유화, 입체 조형물, 평면디자인 등의 기초 미술 소양을 기르는 수업과 다양한 3D 프로그램들(C4D, Substance Painter, 마블러스, 포토샵, 일러스트 등)을 배웁니다. 시작부터 건축학과와 굉장히 다른 길을 걷는다는 느낌..!


2학년 때는 미술사, 전통 도안, 중국의 고전 원림에 관한 수업을 듣고, 영상편집, 환경디자인개론과 독립주택 경관디자인에 대해 배웠습니다. 이때까지는 설계와 관련된 수업 시간에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손그림을 위주로 진행합니다. 저 역시 전문적으로 미술을 배우지 않았기에 조금 어려웠습니다.


3학년 때 본격적으로 디자인 수업이 진행되는데 고전 원림, 도시공간, 도시계획, 공공예술 그리고 지속 가능한 디자인에 대한 수업을 들었습니다. 본격적인 전공수업은 2하년 2학기 그리고 3학년 때부터 시작되며, 4학년이 되어서는 서울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조경학과 수업을 들었습니다. 졸업할 때 논문과 함께 논문에서 연구한 내용과 결론을 활용할 수 있는 졸업 디자인 작품을 제출해야 하며 졸업전시도 진행합니다.


마치며
유학을 선택하는 학생들을 위한 조언 등 하고 싶은 말
건축학과 : 건축학과를 포함하여 공대나 자연계로 유학을 생각하신다면 중국어 회화 능력이 많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적기 때문에 도움을 받을 선배나 주변인이 전무해서 교수님이나 중국인 친구들에게 정보를 얻을 수밖에 없습니다. 저 역시 고등학교 때 많이 노력했기 때문에 중국어를 어느 정도 한다고 생각하지만, 많이 힘들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한국어로 된 전공 책을 국제 배송으로 받아서 보거나 평소에도 관심을 가지고 구글이나 유튜브를 통해 스스로 끊임없이 공부하는 것이 부족한 중국어 실력을 보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환경디자인학과 : 한 반에는 소수의 인원밖에 없어서 교수님 그리고 친구들과의 소통이 수월한 편입니다. 중국 친구들은 모두 미술 실기 시험을 보고 입학했기 때문에 그림 실력을 갖추고 있다면 더욱 편안한 학교생활을 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고전 원림을 주로 배우는 학교가 있고, 실내 인테리어를 주로 배우는 학교가 있는 등 학교의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는 학과이기에 커리큘럼을 참고하여 미리 파악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환경과 조경의 최근 기사에서 배정한 교수님께서는 ‘이제 중국에서 전문 직능으로서 조경가의 위상은 그 어느 국가나 문화권보다 높다.’라고 하셨습니다. 미국의 주요 조경설계사무소가 중국에 진출해 있는 상황이며, 중국에서도 전망이 좋은 편이라 유학을 준비하는 여러분들을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