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글
매년 수많은 예술가들이 사회로 배출되고 있다. 사회로 나와 자신만의 예술을 창작하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는 청년들을 우리는 ‘청년 예술가’ 라고 부른다. 하지만 예술은 비용이 많이 들어 안된다는 말 처럼 청년 예술가들은 생계와 장래를 동시에 걱정 해야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이들의 이들의 의한 이들을 위한 사회적 지원과 관심이 적절하게 이뤄진 곳이 있어 답사를 하였다.

부산광역시 사하구 대대동 소재의 아미산 중턱에 위치하여 무지개가 폈던 마을이라는 뜻의 무지개 홍(虹), 고개 치(峙) 홍치마을에서 음운 변화로 홍티마을로 불리게 된 곳이 있다. 마을 동쪽으로는 아미산이 둘러있고, 서쪽은 낙동강이 남해로 유입되는 하구와 맞닿은 포구 마을이었다. 마을 서쪽 해안에 현대화로 무지개 공단이 조성되면서 산 쪽 일부를 제외하고는 매립지로 옛 마을의 흔적은 사라졌다. 결국 명칭만 홍티 포구라 남은채 기능은 거의 상실하는 상태이다.

공단쪽이 아닌 마을 쪽은 비교적 조용한 편이었다. 빈집을 제외하고 남은 몇 가구만 남아 있는 듯 했다.
부산은 무조건 도시라고 생각했었지만 이런 모습을 보며 옛 모습이 아직 남은 곳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마을 자체가 백색 소음인 것만 같았다.
여담으로 이곳은 대문이 없는 집들이 있는데 범죄없는 마을로 상까지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철거 건물에만 대문이 없던데…흠흠
홍티 예술촌
이 마을에는 특별한 문화 공간이 존재한다. 2017년도에 개관한 홍티 예술촌이다. 서부산창작거점공간으로 8명의 입주 작가들의 창작 공간 지원과 지역 문화 및 예술 활동 지원을 위해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또한 전시 공간 지원과 기획 전시를 통해 지역의 청년 예술가 발굴에 도움을 준다.
매년 결과 보고전을 진행하여 입주 작가들의 작업실 공개 및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지역민과 문화 예술 공유의 장을 마련 하기도 한다.

입구에서부터 다양한 예술적 오브제들이 눈에 띈다. 마을 입구 앞에는 홍티마을 지도가 있었다. 주거지의 외부 형태와 쓰임에 따라 이름을 정해 방문객이 쉽게 길을 이해하고 찾기 쉽게 친절한 안내도가 있었다.

시설의 규모는 생각보다 작은편이었다. 2개층의 건물이었으며 각층마다 작가의 개인 작업실과 1층에는 공동 작업실이 있었다. 협소한 공간이라고 생각했으나 이 곳에서 상당히 다양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예술적 기질을 뽐내고 계시는 작가님들에게는 이러한 공간이 주어진다는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느낄 수 있었다.




예술촌 건물로 들어가면 방풍실에도 작품 한점이 걸려있다.
이 곳의 공동체와 관련한 작품으로 홍티 예술가들이 서로 예술인으로서 존중하는 마음이 보이기도 했다.
홍티 예술촌 전시관
전시관은 1층과 2층 총 두관이었다. 방문 했을 때 릴레이 전시가 한창 진행 중 이었는데 전시하는 작가님은 이주현 작가님과 손형호 작가님, 두분이셨다. 이 전시는 연말까지 작가 2인이 두 달씩 전시를 하는 방식이다.
먼저, 이주현 작가님의 개인전은 ‘BROKEN’ 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다. 간단하게 작품을 소개해보자면
” 작가의 심리 중 하나를 전시해본다. 이는 지극히 개인적이면서도 개인적이지 못 하기도 하다. 작가 또한 인간이기에 작가의 심리가 또 다른 인간인 다수의 심리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라 생각하여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와 더불어 여러 다수와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 이주현

알에서 인간 내재의 마음이 부셔져 나오는 느낌을 받았다. 이 브로큰 전은 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작가의 열등감, 콤플렉스, 우월감 등의 심리를 설치 작품으로 풀어냈다. 스스로를 성찰하는 동시에 작가와 비슷한 심리에 빠진 사람들에게 공감과 깨달음을 나눌 수 있는 깊은 작품이었다.
2층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손형호 작가님의 인물화 전시가 있었다. 손형호 작가님은 사주를 이용해 가상의 인물을 설정하여 인물을 그려내는 작업을 하신다. 이번에는 홍티마을의 이야기를 통해 허구의 인물을 만들어 작업을 진행하였다고 한다.



극 사실주의로 그린 유화 캔버스 작품이었다. 전시 이름이 미망인이었는데 간단히 설명하자면,
” ‘미망인’은 아직 죽지 않은 사람이란 뜻으로, 남편을 따라 죽지 않은 과부를 지칭하는 말이다. 과거 남편을 잃은 아내가 자신을 낮추어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었다.
남편을 일찍 여의고 고독한 삶을 살았던 마을이 이야기를 ‘홍치’로, ‘홍치’에게는 전부였던 다대포 바다와 낙동강은 ‘낙방연’으로 표현하였다.” – 손형호
홍치와 낙방연은 결국 각각의 가상 인물이며 전시 방문객이 홍티 마을의 이야기에 좀 더 깊이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장치로서 사용되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이 마을의 이야기를 사람의 삶으로 의인화 한 것이 굉장히 인상이 깊다.
홍티 아트 센터

아쉽게도 홍티 아트 센터는 전시 준비중으로 건물 외관만 볼 수 있었다.
따라서 홈페이지 및 인스타그램 확인 후 아래의 운영시간을 참고해서 방문하면 좋을 것 같다.
https://www.instagram.com/hongti_art_village/
*운영시간*
평일 10:00 – 18:00
주말 및 공휴일 휴관
답사기를 마치며
다만 아쉬웠다면 전시 안내를 해주시는 분이 따로 계시지는 않은 것 같아서 전시장에 들어가는게 조금은 망설여졌다. 자유 관람을 인지하고 찾은 방문객이 아닌 경우에는 운영하고 있는지 사무실이 있지만 확인이 어려웠다. 하지만 뒤에 여운을 주는 작품과 이런 훌륭한 작품을 매번 만들어내고 있는 청년 작가님들의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할 수 있는 공간을 방문하여 뜻 깊었다.
청년 예술 작가가 앞으로 방대하게 커져나가길 바란다.

“본 아티클은 LECTUS의 창작활동지원 프로젝트인 렉-크레이션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