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근린공원 숲속 도서관

단차를 활용한 공간

하나의 천장과 바닥의 높이 차이를 줌으로써 다른 공간감을 만들어낸다.

양천 숲속도서관은 부지에 있는 1.2 미터 정도의 단차를 그대로 활용하여 경사로와 계단을 만들었다. 이로써 공간의 용도를 구분하지만, 그와 동시에 연결하는 건축가의 의도가 보인다. 건물 전체는 1개의 층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천장의 높이는 일정하지만 바닥의 높낮이에 따라 체감하는 공간의 크기가 다르다. 이러한 공간의 특성을 통해 용도를 구분한 듯하다. 아래층은 어른들이, 위층 어린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단차를 통해 만들어진 계단형 좌석은 최근 들어 여러 공간에서 많이 보이는 (특히 도서관에서 많이 보이는) 디자인이다. 이 공간에는 또 하나의 특징이 있다. 계단형 좌석 맞은편의 넓은 창이다. 폴딩 도어를 활용해 날씨에 따라 열고 닫으며 공간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하였다. 작은 음악회나 영화 관람처럼 다양한 이벤트를 즐길 수 있는 이색 공간을 만든 것이다.

하나로 연결된 여러 공간

이 도서관을 거닐다 보면, 한 덩어리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커다란 도서관에 가면 열람실, 독서실, 회의실 등등 여러 개의 실로 나뉘어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 도서관은 다르다. 개방된 하나의 공간으로 마치 카페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렇다고 뻥 뚤린 공간이 아니고, 중간마다 원기둥 형태의 책장을 통해 공간의 용도에 따라 한 차례 나누어 주는 센스도 엿볼 수 있다.

도서관의 의미

예전의 도서관과 요즘의 도서관에는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책을 읽는 행위가 단지 정보를 탐색하고 습득하는 행위이기보다, 책을 읽음으로써 휴식을 취하는 행위로 인지하기 때문에, 그에 맞춰 도서관이라는 공간을 구성함에 있어서 변화가 생긴 것이다.

예전에 도서관에 갈 적에는 재채기를 하는 것조차 눈치가 보였다. 그만큼 조용했고, 조심스러운 공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 지어진, 혹은 리모델링을 한 도서관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소리를 낼까 걱정하며 긴장하는 공간이 아닌, 정말 편하게 놀러가는 공간처럼 바뀌게 된 것이다.

실제로 도서관에 가면, 요즘에는 독서를 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노래를 듣거나, 영화를 보거나, 핸드폰을 하는 등, 자기만의 쉬는 방식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도서관은 삶의 안식처가 되는 공간이 된 것이다.

숲속 도서관

‘숲속 도서관’이라는 이름은 정말 잘 지은 것 같다. 단순히 숲에 있는 것이 아니라, 숲을 헤치지 않고 그 속에 스며들어 위화감이 없는 숲 속의 도서관을 설계한 것이다. 그렇기에 공간을 향유하는 사람들 또한 편안한 ‘쉼터’로 인식하고 그와 동시에 자연을 만끽하며 휴식한다고 느끼는 것이다. 양천 숲속 도서관의 다른 이름, “양천 쉼터”. 그 이름 속에는 추울 때, 더울 때, 비가 올 때, 눈이 올 때, 언제든지 들어와서 쉴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다.

빛과 풍경이 흐르는, 자연을 품은 공간

양천 숲속 도서관을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