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 살면서 한 번쯤은 꼭 앉아본 적 있을 바로 이 의자.
혹자는 “그거 IKEA에 파는 거 아니야?”라고 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다리가 네 개인 제품은 Stool E60 이라고 하는데, 과거에 비슷한 디자인으로 IKEA에 Frosta라는 제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원작자는 놀랍게도 핀란드의 국민건축가 ‘Alvar Aalto’(1898~1976, 이하 ‘알토’) 입니다.

아무에게나 붙지 않는 ‘국민~’이라는 별명도 놀랍지만,
그는 심지어 유로화로 통합되기 전 핀란드의 지폐에 그의 건축물과 얼굴이 나란히 등장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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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토는 나무가 많은, 그리고 여름이 짧고 겨울이 긴 핀란드에서 자라면서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바다같이 넓은 호수와 울창한 숲을 가진 핀란드였기에,
그의 건축에는 빛이 있고, 나무가 있고, 유려하며, 따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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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유명한 건물을 몇 점 보자면,
알바알토도서관(1935) / 파이미오요양원(1933) / 알토하우스(1936) / 핀란디아홀(1971)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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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의 건축물만큼이나 유명한 것은 바로 디자인가구와 소품들입니다.
아내였던 아이노알토와 함께 운영했던 “Artek”이라는 가구회사는
현재까지도 이어져 많은 이들에게 위시리스트 1번이 되는 의자들을 세상에 전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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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아티클에서 다루어 볼 것은 ‘L-leg’ 디자인의 원형이 된 “Stool60”(이하, ‘스툴60’)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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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툴60’의 단순하지만 독특한 특징은 ‘나무, 유려한 곡선’입니다.
자작나무(Birch) 판을 풀로 붙이고 증기로 휘어 만든 3개의 다리 위에 원판을 합쳐 만들었습니다.
이 때, 사진에 보이듯 곡선으로 구부러진 나무다리를 ‘L-Leg’라고 칭했는데,
이는 단순히 상판 아래에 직선형 다리를 조립하는 것보다 훨씬 안정적인 디자인입니다.
이러한 단순하지만 유려한 곡선을 가진 디자인은 ‘Artek’ 사에서 L-Leg collection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변형이 되어 등장하게 됩니다.
자작나무 판을 풀로 붙였을 뿐이지만, 매우 견고하고 위생적이기까지 합니다.
의자로써 당연히 앉을 수 있는 기본적인 기능 뿐만 아니라 쉽게 여러 겹으로 쌓을 수 있고,
상판의 디자인만 바꾸어도 색다른 분위기를 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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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인간적이 이 스툴은 사용자가 사용해가며 ‘태닝’됩니다.
해를 보면서 점차 짙어지는 색감은 세월까지 담아내게 되는 것입니다.
아래의 스툴도 이전 주인에 의해 사랑받고 소중히 다루어졌기에,
70여 년이 지난 현재 세월을 품으며 고고한 자태를 품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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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k’에서 의자를 구매하면, 박스에는 이러한 문장이 적혀있습니다.
“One chair is enough”
“하나의 의자면 충분하다.”
제품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일 수도 있지만,
하나를 사서 평생을 사용하는 그들의 생활을 본다면
가볍게 소비하고 쉽게 버리고 대체하는 요즘 세상에 잔잔한 울림을 주는 것만 같습니다.
리노베이션(Renovation)과 지속가능한(Sustainable) 가치에 손을 들어주기 시작한 프리츠커 상부터
오래 사용할 수 있는 ‘Well-made’ 디자인을 찾게 되는 요즘.
단순히 이슈가 되고, 랜드마크가 되고, 개성만을 지향하기 보다,
건축물도 기능에 좀 더 집중하고 이용자를 배려하며, 자연을 해치지 않으며,
수백 년 이상 사랑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지만,
7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고 소비되는 ‘Artek’의 의자와 알토의 건축물들.
그의 작품들은 건축인으로서 우리가 어떠한 자세를 가져야 할 지 힌트를 주는 것만 같습니다.
오늘은 스툴60에 앉아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그의 작품을 구경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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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k’과 알토의 더 많은 작품들을 보고 싶다면, 아래의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
출처 및 참고.
https://www.alvaraalto.fi/en/works/architecture/
https://www.artek.fi/en/products/stool-60

“본 아티클은 LECTUS의 창작활동지원 프로젝트인 렉-크레이션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