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쯤은 자신의 창고에서 무언가를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로망이 있을 것이다. 특히 메이커라면 말이다. 나 또한 그러한 로망을 갖고 있었고, 이번 글을 통해 로망을 실현하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내 손으로 직접 무드등을 만들면서, 어떤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어떤 기능이 있는지 쉽게 알아보자.
목공의 핵심은 사실 목재의 재단에 있지만, 이번 시간에는 조금 더 쉽고 간단한 툴 사용법을 중심으로 소개하기 위해 재단이 완료된 목재를 조립만 해볼 예정이다. 조립을 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툴과 재료는 무엇일까?
지금은 모르겠고, 일단 무드등이나 만들어보자!
목공의 미리보기, 가조립


가조립은 목재의 재단을 완료하고 제작하는 단계로 넘어가는 첫 번째 관문이다. 가조립을 통해 내가 설계하고 재단한 구조가 계획대로 조립이 되는지 확인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이 뿐만 아니라 피스(나사)를 체결하기 전에 어떻게 조립이 되어야 하는지 확인하는 일종의 “미리보기” 라고 볼 수 있다. 조립 과정에서 혼란이 생기지 않기 위해서 가조립은 해보는 것이 좋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클램프

클램프는 여느 목공방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도구다. 그만큼 목공에 있어서 필연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크기, 모양, 재질, 작동 방식이 여러가지이기 때문에 사진에 보이는 것이 정해진 모양은 아니다. 거두절미하고 클램프의 쓰임새를 알아보자. 핵심 기능은 “고정” 이다.

일단 외관을 보면 손잡이로 보이는 부분과 입 모양으로 보이는 부분, 그리고 이 둘을 이어주고 있는 기다란 막대기가 있다. 작동 원리는 손잡이를 꽉 잡으면, 입이 늘어나거나 줄어들어 원하는 부분을 물어서 고정해주는 원리이다.
고정을 시켜주는 “클램프” 라는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느냐.
피스의 길을 뚫고 피스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목재가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시켜주는 역할을 이 “클램프”가 해준다.

사진과 같이 고정을 시켜주는데, 이 때 주의할 점이 두가지 있다.
생각보다 클램프의 힘이 세기 때문에 너무 많이 손잡이를 당기면 목재가 휘거나 부러질 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1) 받침대와 최대한 가깝게, (2) 손잡이는 “한 번만” 당겨서 적절하게 고정해주도록 한다. 약하게 고정하여 목재의 위치를 조절하며 이음새를 평평하게 잡는다.
나머지 주의할 점은, 타공할 위치를 피해서 잡아야 한다는 점이다. 드릴과 겹치면 타공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타공 위치를 파악해서 클램프의 위치를 잡는 것이 좋다. 클램프의 위치는 타공하는 단계에서 다시 자세히 보도록 하자.
예쁜 가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성이 필요한 법

그 이유는 검정색 망치는 망치질을 할 때, 묻어나기 때문이다


목공 작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정성이라고 생각한다. 예쁜 가구는 정성을 들이면 탄생한다. 그 정성 중에 하나가 망치질이다. 클램프를 “한 번” 당겨 약하게 고정한 상태에서 망치를 통해 두들겨, 이음새 부분을 평평하게 만드는 작업을 한다. 이 과정을 통해 가구의 퀄리티를 한 단계 높인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생각될 때, 클램프의 손잡이를 “두 번” 당겨주어 단단히 고정해준다.
준비 끝, 목공 시작

사실 우리가 목공에 매력을 느끼는 것은 앞선 준비 작업보다, 멋있게 공구를 사용하며 큰 소리도 내고 구멍도 뚫어보고 피스도 박아보는 그러한 과정에서 매력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선 작업은 준비 작업이고, 이제 실전이다. 집중하자.

첫 실전은 타공이다. 타공에 사용되는 공구는 “드릴 드라이버” 이다. “드릴”이라는 이름 그대로 구멍을 뚫는 용도이고 타공을 위해 사용하는 “드릴비트” 라는 부품을 사용할 것이다. 사진에 보이는 것과 같은 모양새를 가지고 있고, 드릴과 결합한 모습은 다음과 같다.





그냥 피스를 바로 목재에 박으면 되지 않을까? 라는 질문을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NO” 다. 쉬운 이해를 위해 실험을 해보았다. 이처럼 타공을 하지 않은 목재에 피스를 바로 체결한다면, 그만큼의 부피를 피스가 밀어내며 목재를 쪼갠다. 이러한 이유로 피스를 체결하기 전에 타공 작업을 하는 것이다.
타공에도 종류가 있는데, 이 작업에 사용되는 방법은 “이중기리” 라는 부품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 부품은 피스의 흔적을 숨기느냐, 드러내느냐에 따라 사용하는 방식이 다르다.

피스의 흔적을 숨기기 위해서는 깊이를 조금 깊게 타공하여, 마감과정에서 “목심”이라는 재료를 사용한다. 반면, 피스의 흔적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깊이를 피스의 머리부분 정도까지만 타공하여, 마감과정에 피스와 목재면이 평평하도록 한다.
이번에 만드는 목공 무드등에는 타공 위치를 통일하는 것이 좋다. 통일하는 위치는 목재의 두께만큼의 정사각형을 가상으로 그려, 그 중심을 뚫는 것으로 하자.


힘조절이 생명



앞서 설명한 것처럼, 목재(원목)에는 결이 살아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목재가 갈라지거나 상하기 마련이다. 더욱이 힘 조절이 필요한 이유는 사용하는 공구에 있다. 타공과 달리, 피스 체결에 사용되는 공구는 “임팩 드라이버”이다.
드릴 드라이버와 달리 임팩 드라이버는 피스 체결에 적합하도록 회전할 때에, 회전하는 방향으로 힘이 가해진다. 쉽게 말하자면, 드라이버로 피스를 조이고 있는데, 조이는 방향으로 망치를 치고 있는 것과 유사한 원리이다.
이처럼 조이는 힘이 강한 임팩 드라이버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조금씩 눌러가며 피스를 집어넣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다가 공구에서 다 집어넣었다는 신호를 보낸다. “드르륵” 소리가 나면 바로 멈추면 된다.



여기까지가 전등이 들어가는 부분을 조립하는 과정이었다. 아래의 사진에 보이는 받침대 부분을 조립할 것이다. 여태까지 했던 타공 방법과, 피스 체결 방법, 클램프 고정 방법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 그 이유는 구조의 차이 때문이다.


먼저 클램프는 고정이 될 정도로만 살짝 잡아주는 것이 좋다. 구조를 보면 알겠지만, 강한 힘을 주면 부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 다음은 타공이다. 앞서 말한 두 가지 타공 방식 중에 피스가 드러나도록 하는 방법을 사용할 것인데, 그 이유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실험을 해보았다.


구조의 차이 때문에, 너무 깊이 뚫어서 피스를 넣으면, 반대편에서 피스가 뚫고 나온다. “예쁜 가구” 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피스가 반대편으로 나오는 것은 대참사다. 따라서 최대한 고정 되도록 적당한 깊이로 피스를 체결한다.


사실 이러한 공구 사용법은 직접 해보지 않으면 이해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한번 경험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퀄리티를 높여주는 한 끗 차이

목공 가구의 퀄리티를 좌우하는 요소 한가지가 있다. 앞서 언급한 적이 있는, 피스의 흔적이다. 피스의 흔적이 보이는지, 보이지 않는지에 따라 목공 가구의 퀄리티가 달라진다. 당연히 전자는 재료를 덜 사용하고 공정이 덜 들어가기 때문에 퀄리티가 비교적 낮은 편에 속하고, 후자는 퀄리티가 비교적 높은 편에 속한다. 즉, 우리는 높은 퀄리티의 목공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피스의 흔적을 숨기기 위해서는, “목심” 이라는 재료를 사용한다. 앞선 과정에서 깊이 뚫은 부분에 목심을 사진과 같이 끼워 넣는다.


이 때, 목심의 평평한 부분에 목공 본드를 아주 살짝 묻혀 고정시켜준다. (*여기서 목공 본드가 많을수록 좋지만, 목공을 처음 접하는 초심자의 경우에는 피스의 흔적을 지우려다가 목공 본드의 흔적을 만들 수도 있기 때문에 살짝 묻히는 것을 추천한다.)
내 손가락은 스테이크가 아니다

목심이 목공 본드로 단단히 고정되었다면, 이제 튀어나온 부분을 “목심 제거용 톱”을 사용해서 잘라낼 텐데, 이 과정에서는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 그렇기 위해서는 설명을 자세히 보고, 그대로 따라해야 한다.



톱을 사용해서 목심을 제거할 때에는, 톱의 날 부분에 검지 손가락으로 지탱하고 검지 손가락이 자르고자 하는 부분의 “면을 누른다”는 느낌으로 톱질을 한다. 안전을 위해서 유의할 점은, 톱을 잡고있지 않은 손이 톱의 진행 방향과 겹치지 않도록 하고, 톱의 진행 방향에 누군가의 신체 부위가 없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팁은, 톱질은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닌, 시행 횟수로 한다는 사실!
매끈한 표면을 만들어 한층 더 업그레이드




사포질을 시작한다. 사실 개인 취향에 따라 원목 그대로의 느낌이 좋다면, 사포질을 생략해도 된다. 그래도 만약을 위해 사포질도 해보자. 사포질을 하는 부분이 면일 경우, 원목의 결에 맞추어 한 번에 쭉쭉 해준다. 모서리의 경우는 지극히 개인의 취향에 따라 원하는 정도로 뭉뚝하게 만들어 준다. (손에 베이지 않을 정도로만 해도 충분히 예쁘다.)

사포의 이름에는 그 뜻이 있다. 언젠가 180방 사포, 400방 사포 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사실 사포를 직접 갈아보면 입자가 크고 작은 것을 체감할 수 있다. 하지만 사포를 구매하러 갔을 때, “입자 굵은 사포 주세요” 보다는 “180방 사포 하나 주세요” 라고 하는 것이 더욱 멋 나지 않는가.
거두절미하고, 사포의 이름이 담고 있는 의미는, 1 제곱 inch 당 들어가 있는 알갱이의 수를 나타낸다. 180방은 1 제곱 inch 에 180개의 알갱이가 담겨있다는 의미로 알면 된다. 즉, 같은 면적에 더욱 많은 알갱이가 들어가기 위해서는 알갱이의 크기가 작아져야하기 때문에, 숫자가 클수록 작은 입자의 사포임을 알 수 있다. 이제 당당하게 요구해보자.
“400방 사포 하나랑 180방 사포 두 개 주세요~”
무드는 완성 했으니, 등을 만들 차례

전기작업은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작업 방법에 대해서만 알아보자. 전기부분에는 크게 전구, 소켓, 전선, 플러그 로 나눌 수 있다. 이 부분을 모두 연결해주어야 하는데, 먼저 소켓과 전선을 연결한다. 일단 소켓은 분해를 하도록 하자.



어렵지 않다. 사진에 보이는 것과 같이 소켓 부분에 연결하는 곳은 나사로 연결할 수 있도록 제작이 되어있기 때문에, 나사로 견고하게 조여주어 전기를 통하게 해주는 원리이다. 바로 소켓을 원상복구한다. (소켓을 복구하기 전에 플러그를 조립하면 다시 해체해야 하는 경험을 하게 될 수도 있다.)



그 다음이 마지막으로 플러그를 조립하는 것인데, 여기서 핵심은 전선의 “피복제거” 다. 플러그를 분해하면, 전기가 통하도록 전선을 물릴 수 있는 연결 부위가 있는데, 결합하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


전선을 보면, 고무 재질의 피복이 있는데, 고무 재질의 피복만 싹 벗겨내면 완성이다. “스트리퍼” 라는 공구가 있으면 된다. 이 공구를 통해 고무 피복을 제거하면 얇은 금속 실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이를 그대로 놔두면, 플러그에 결합하기에도 어려움이 있고, 제대로 결합이 안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전선을 꼬아주게 되는데, 스크류바 모양으로 손을 사용해서 꼬아주기만 하면 된다.



꼬인 전선은 그대로 플러그와 결합하면 되는데, 이때 플러그에 있는 볼트를 너무 세게 누르면 전선이 끊어질 수 있으니 이 또한 “힘 조절”을 잘 해야한다. 완성했다면 소켓처럼 분해된 플러그도 복구해준다.

무드등이 내 손에서 탄생하다

made by @park_c_gongbang instargram
이 상태에서 전구만 돌려넣어 결합하면, 무드등 완성이다.
건축 설계에 비해서 간단한 과정이지만, 생각보다 섬세함과 정성이 필요한 작업이라는 점에서는 건축과 같은 맥락이지 않은가. 내가 사용하는 공간에 내가 사용하는 가구를 직접 만드는 경험은 매우 뜻 깊은 것 같다.
메이킹, 여러분도 직접 시도해보세요!
이제…어디에 놓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