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을 밝히는 아티장 골목 아레아식스(AREA6)

INTRO

부산 영도는 우리나라의 근대적 조선 산업의 발상지이자 선박 수리의 으뜸 동네로 1876년 개항 이후 오랜 시간 부산에서 가장 핫한 지역이었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조선업은 쇠퇴하게 되었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떠나기 시작했고, 빈집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영도는 부산에서 낙후된 지역으로 전락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영도에도 새로운 바람이 필요했습니다. 그리하여 영도를 기반으로 성장한 삼진식품은 영도 주민들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여러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삼진어묵은 1953년 영도에 처음으로 설립된 어묵회사입니다. 약 65년동안 지역에서 성장한 회사로 좀 더 지역사회와의 연계고리를 만들고 싶었고 이를 계기로 삼진이음을 2016년에 설립하면서 지역활성화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도시재생사업과 지역 일자리사업을 이어오면서, 결국 지속가능한 모델이 필요함을 느껴 민간차원에서의 지역 활성화 모델을 만들고자 약 3년 동안 기획. 운영방식, 커뮤니티. 사회적 가치, 지역사회의 협력모델을 준비하면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AREA6입니다.

삼진이음이란?

삼진이음은 영도 봉래시장에서 시작해 부산 대표 로컬 브랜드로 성장한 삼진어묵에서 함께 상생하며 발전하는 지역을 만들기 위해 설립한 비영리 법인입니다. 삼진이음은 ‘영도’라는 지역의 전통기술을 활용한 전문적이고 특색있는 창업교육 프로그램 등 지역기반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며 청년 창업 장려 및 지역의 활성화를 돕고 있습니다. 활성화를 위해 진행했던 지역기반 프로젝트 중 하나를 소개하자면 국토교통부와 함께 하는 도시 재생 사업인 ‘대통전수방’이 있습니다. 이는 노후화된 상권과 낙후된 주거지역 등 점점 쇠퇴하는 영도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장인의 기술을 창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전수하여 지역 발전과 활성화를 이끌어내는 사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장인과 지역을 잇는 ‘AREA6’

AREA6의 이름은 Artist + 장인(匠人) = Artisan RE Avenue, 아티장(Artisan)의 A와 재생하다는 뜻의 RE, 골목(Avenue)의 A가 결합하여 아레아(AREA)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6는 건물을 짓기 전에 있던 6채의 집을 의미하기도 하고 바로 옆 봉래시장 상인들이 문을 닫는 저녁 6시를 뜻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건물은 꾸준히 성장해 나갈 지역을 지킬 미래의 장인이나 브랜드를 모아 밤늦도록 불을 밝히며 지역 활성화를 도모했습니다.

AREA6의 외관을 둘러보자면 일반 건물처럼 직사각형이나 정사각형의 형태가 아닙니다. 기존의 있던 주택 6채의 형태를 그대로 살려서 지었기 때문입니다. 100년도 더 된 건물의 구조와 골자를 남기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지만 특유의 볼륨과 스케일을 해치지 않고 기존의 있던 사람들로부터 익숙함을 이끌어 내려는 시도를 했습니다. 그래서 건물의 층고를 무조건적으로 올리기보다는 기존의 시장 골목이 생각날 수 있도록 건물의 층고를 3층으로 설정했습니다. 작은 마당을 중심으로 좁은 골목이 출입구가 되어 이어지고 로컬 브랜드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는 새로운 문화 플랫폼 공간이 완성되었습니다. 주변 건물들을 함께 어우르며 이 곳에 독특하고 새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이 공간은 미래를 이끌어나갈 장인과 브랜드를 위한 공간인데 그 곳에 초점을 맞춰 지역활성화를 하는 이유는 삼진어묵의 마인드를 찾아보면 알 수 있었습니다. 장인이 되기 위한 자격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오랫동안 한 분야를 유지하며 진심으로 임하는 분들이야말로 장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특히 도시재생, 로컬크리에이터 등 다양한 지역 프로그램 사업을 운영하면서 만났던 프리마켓 셀러분들과 크리에이티브한 활동가 분들의 커뮤니케이션이 지역을 활성화 시키는 밑바탕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아티스트와 같은 열정과 진심이 바로 성장 가능한 로컬의 브랜드를 만든다는 것을 생각했기에 이 프로젝트가 시작될 수 있었습니다.

1층 입구부터 부산을 담고 있는 로컬 브랜드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부산식 프리미엄 건어물 브랜드인 ‘인어아지매’, 부산 로컬 전통주 판매 공간 ‘부산주당’, 눈길을 끄는 아트포스터를 판매하는 ‘컬럼니스트’ 등 여러 브랜드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INFO 공간을 통해 잠깐 앉아 쉬어가거나 브랜드의 정보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공간에서 중앙 마당을 볼 수 있었고 아담한 공간이지만 시선의 연결을 통해 조금 더 확장된 듯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 중앙 마당에 있는 커다란 나무 공간의 중심 역할을 해주며 도심의 정원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굳이 이 브랜드샵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자유로운 입출입을 통해 사람들을 벤치에 앉아 쉬곤 했습니다.

1층 가장자리에 존재하는 외부계단을 따라 2층에 올라가면 젊은 창업자들이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코워킹 스페이스와 라운지가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코워킹 스페이스는 입점해 있는 브랜드들간의 소통이 증진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소통을 통해 더 활발한 AREA6가 만들어졌고, 그러한 협동과 연대는 더욱 더 단단한 로컬브랜드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라운지에는 자유로운 소통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삼진어묵의 CSR재단인 삼진이음과 협력하여, 외부의 다양한 강사를 초청해 브랜드를 성장시키고, 다른 브랜드 사례와 다양한 지역의 이야기들을 디테일하게 접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입주 파트너나 새롭게 창업을 꿈꾸시는 분들 등에게 열려있어, 트렌드를 만들어 나가는 인사이트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부공간과 야외데크가 연결 되어 있었고 야외데크에서 1층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은 건물의 역동감을 부여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꼭대기 층인 3층에는 지역주민들과 창업자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세미나룸과 루프탑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OUTRO

AREA6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노력이 합쳐진 로컬의 가치가 담겨져 있습니다. 이것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AREA6가 있기 전에 삼진이음의 도시재생 프로그램 사업이 있었고, 그에 앞서 삼진어묵의 어묵베이커리가, 그리고 부산의 로컬 푸드문화와 근대공업을 견인한 영도와 지역 사람들의 삶이 녹이든 봉래시장이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AREA6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아닌, 기존의 가치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 될 수 있도록 하는 것, 사람들과 호흡하며 가치를 이어 나가는 것에 있습니다.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자부심을 느끼고,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곳. 그리고 더 생생한 로컬의 지금을 만나볼 수 있는 곳으로 AREA6는 끝없이 거듭날 예정입니다.

“본 아티클은 LECTUS의 창작활동지원 프로젝트인 렉-크레이션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