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더링, 건축의 감정과 표정을 나타내는 방법
INTRO
건축학과 학생으로서 설계의 모든 부분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데 그 중에서 결과물에서 가장 많은 눈길을 끄는 부분은 렌더링과 리터치로 진행된 메인 투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건축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공모전과 같이 수많은 사람과의 경쟁 작품으로 패널을 제출한다면 특히 시선을 가져오는 렌더링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특히 모델링이 얼마나 꼼꼼하고 구체적인지에 따라 렌더링에 집중했을 때 리터치에 드는 시간이 훨씬 적게 든다고 생각해 루미온으로 렌더링을 더 좋게 진행하기 위해 유튜브나 강의를 많이 봤습니다.
현업에서 건축 사진과 동영상을 넘어 실시간 렌더를 통한 작품 활동을 하시는 이정아 작가님의 전시를 보러 가 작품소개를 직접 들으며 건축학과 학생으로서 건축 렌더링에 관해 얘기해보았습니다.

[작가 소개]
2018. 제1회 루미온 현상경기 한국 우승
2019. LUMION Exterir Workflow 출판
2023. 주식회사 에코디자인센터 대표이사
[강의 경력]
전) 동서대학교 디자인대학원 겸임교수
부산외국어대학교 디지털영상학과 외래교수
부산대학교 주거환경학과 외래교수
동의대학교 건축학과 외래교수
동아대학교 건축학과 외래교수
인제대학교 건축학과 외래교수 역임
현) 건축 디지털 전문 교육 ‘렉터스’ 실감형 콘텐츠 강사
현)’리얼스튜디오’ 채널 운영

작품소개
Q : 작품 배경 먼저 소개 부탁드려도 될까요?
A : 먼저 작품 제목은 ‘치유의 숲’이에요. 원래 루미온으로 2020년에 완료됐던 프로젝트였는데 최근에 언리얼 게임엔진을 활용하면서 재탄생 시킨 작품이에요. 공원의 상징인 ‘빅트리’는 숲을 지키는 수호신이에요. 빅트리의 뿌리가 뻗어나가서 다양한 생명체와 식물들이 다 연결되어 있고, 살아있는 이 숲에서 사람들이 휴식과 치유의 시간을 가지길 원하면서 표현한 거예요.

Q : 그럼 작품을 재탄생 시킨 이유가 있으신가요?
A : 원래는 건축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었어요. 루미온으로 작업했고 건축물과의 조화를 좀 더 생각했던 작품이었어요. 그런데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면서 동물들의 움직임이나 내부의 메타 휴먼들이 움직이고 물리적으로 부딪히고 상호작용하는 걸 봤을 때 좀 더 조경 적으로 잘 표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좀 더 생동감도 있고 물리엔진이니까 현실적으로 느껴지더라고요. 저는 예전부터 작품을 만들 때 인간적이고 따뜻한 감성을 담고 싶었는데 그런 표현하기 좋았어요.

Q : 간단하게 작품소개 해주실 수 있을까요?
A : 작품에는 빅트리라는 중심이 되는 나무가 있지만 이 큰 공원에 조성된 자연과 동물과 사람들이 다 주인공이에요. 바쁘게 앞만 보면서 달려 나가는 사람들이 치유의 숲에서 되돌아보는 여유를 가졌으면 해요. 그래서 첫 번째 작품이 새가 쉬어가는 모습의 ‘숲속의 쉼’이고 두 번째가 ‘뒤돌아보는 여유’라고 잡았어요.
세 번째가 ‘치유의 숲’이에요. 빅트리를 중심으로 잡은 게 아니라 숲의 전체적인 모습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있는 곳이라고 하고 싶었어요. 그다음은 ‘안식과 치유’에요. 단순한 사진이 아니라 생동감이 있는 동물의 움직임 속에서도 평화롭고 마음이 잔잔해지는 한 장면을 포착한 거예요.

그렇게 다음 작품으로 오면 ‘내일을 향한 발걸음’이 있어요. 숲에서 다양한 생물과 사람들이 조화롭게 모여 가는 그런 길인데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이 이걸 좋아하셨어요. 그렇게 길을 따라 모인 사람들이 이곳에 모여서 여기는 ‘화합’이에요. 그렇게 해서 빅트리를 향해 사람들이 모이게 되는데, 가는 길 옆에 데크가 있어요. 꽃이나 나비가 많이 있는 이곳은 아이들이 놀기 좋은 곳이에요. 그런 모습이 보기 좋아서 ‘내일을 위한 날갯짓’이라고 지었어요.
빅트리까지 오면 아래에 동굴이 있어요. 그 안에 뭐가 있을까 하는 궁금함을 가지고 안을 다람쥐가 쳐다보고 있어서 ‘숲속의 호기심’이라고 지었어요. 언덕 위에 올라오면 노부부가 노을을 바라보는 모습이 있어요. 그 모습이 여유롭고 노을이 따뜻해서 ‘여유로운 일상’이라고 이름 지었어요.


Q : 큰 화면은 영상을 틀어놓으셨네요. 이 컴퓨터는 역할이 있나요?
A : 게임을 할 줄 아세요? 전시 보러 오신 분들에게 스토리와 함께 작품 설명해드리고 나서 그런 것들을 직접 체험시켜드리면 좋을 거 같아서 언리얼 엔진으로 직접 캐릭터를 움직일 수 있게 세팅해놨어요. 키보드 wasd랑 마우스만 다루면 직접 작품의 배경이 되는 이 전체를 체험할 수 있으니까 작품 이해하시기에 더 좋을 거 같았어요.

Q&A
Q : 작품소개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래 루미온도 그렇고 유튜브나 강의 하시는 거 보면 다양하게 다 다루시잖아요. 요즘 건축학과 학생들은 브이레이나 엔스케이프나 루미온 많이 쓰는 것 같은데 언리얼 엔진을 배우는 것도 좋은 방법일까요?
A : 모든 프로그램은 다 장단점이 있어요. 언리얼 엔진은 결과물의 표현이 자유로운 만큼 배우기 위해서는 상당히 시간을 투자해야 해요. 저도 ‘언포자’였는데 여러 번 하다가 이제야 제대로 하는 거예요. 이미 하는 렌더링 프로그램이 있다면 그걸 포기할 만큼 학생 입장에서 매력적이진 않을 거 같아요. 흔히 말해서 가성비가 나오지 않죠?

Q : 건축학과 학생들은 워낙 많은 프로그램을 사용하다 보니까 그런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다른 직종으로 취업을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 거 같아요. 건축 렌더링을 하고 싶다는 학생을 보면 해주는 조언 같은 게 있을까요?
A : 예전에 건축학과에 디지털 강의 나갔을 때 2학년인데 건축 렌더링이 너무 좋다고 나중에 그쪽으로 일하고 싶다고 한 학생이 있었어요. 그래서 내가 나중에 5학년이 끝나고도 계속 좋으면 찾아오라고 했거든요? 근데 연락이 안 왔어요. 어쩌다 최근에 만난 적이 있어서 인사를 했는데 건축 사무소 들어가서 일 잘하고 있었어요. 일단 건축에 흥미가 있어서 대학교 왔고 공부하다 보면 건축 렌더링은 부가적인 거고, 취업하면 렌더링은 더 안 하게 되니까 아직 학생이라 취미로 가지는 게 좋아요.

Q : 정말 안 맞으면 다른 길을 찾는 거야 스스로 결정할 일이지만 5학년까지 해봐야 아는 걸까요?
A : 그렇죠. 건축하려고 건축학과 들어간 거니까요. 건축에도 표정이 있는 거 알아요?

Q : 건축 사진 찍으시는 분들 보면 그런 얘기하시는 거 가끔 들은 거 같아요.
A : 건축 렌더링 하다 보면 건축에도 다 표정이 있어요. 그래서 따뜻하고 좋게 감성이 들어가게 렌더링하려고 많이 노력해요. 설계를 잘하고 그걸 더 좋게 표현하기 위해서 렌더링을 하는 거지 그게 주가 되기는 힘들어요. 게임 관련 렌더링 하는 친구들 이기려면 더 열심히 해야 하기도 하고요. 물론 정말 좋아서 하고 싶어 하면 공간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니까 장점이 있긴 하지만 좀 더 고민해보라고 많이 해요.
Q : 그럼 만약 저학년이고 이제 렌더링 프로그램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강의해주시는 강사로서 추천하시는 방식이 있으실까요?

A : 프로그램마다 장단점이 있다는 건 다들 알 거예요. 스틸 샷에서 정말 실사같이 하려고 브이레이를 할 수도 있고 빠르게 하려고 엔스케이프 같은 걸 쓸 수도 있고 렌더링 결과물 원하는 거에 따라서 다를 거 같아요. 그런데 정말 자기가 렌더링에 취미가 있고 나중에 취업하고도 취미로 계속할 것 같다거나? 졸업 작품에 제가 전시한 것처럼 언리얼엔진 체험으로 건물을 둘러볼 수 있게 하거나 영상을 틀어놓는다거나 하려면 배우는 것도 좋은 거 같아요. 시간이 있고 이젠 한국어 강의도 좀 있으니까요.
Q : 그럼 언리얼 엔진이 특별히 스틸 컷에 장점이 있거나 한 건 아닌 건가요?

A : 그건 아니에요. 범용성이 좋아서 모바일이나 컴퓨터나 다양한 매체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나 물리엔진이라는 점이 좋아요. zahahadid architects 같은 곳에서 언리얼 엔진 활용하는 그런 영상을 보면 디자인 피드백용으로 쓰기 좋아요. 물리엔진이라는 말이 물체가 굴러가면 진짜 부딪힌다는 말이거든요? 다른 프로그램들은 그냥 카메라가 통과하는 경우가 많은데 진짜 부딪히고 걸리고 햇빛이 얼마나 들어오는지를 시각적으로 재현하는 게 특징이다 보니까. 디자인이 끝난 후 피드백하는 과정에서 시각적인 데이터를 쌓기에 좋아요. 특별한 분석 프로그램 없이 햇빛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내가 한 복도의 폭이 어떤지 같은 것들을 메타 휴먼으로 직접 플레이해 볼 수 있으니까 좋은 거 같아요.
그리고 프로그램을 배울 때는 너무 많은 걸 하려고 하지 말고 강의 같은 거 잘 찾아서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바로바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 좋아요. 저도 오랫동안 이 일을 하다 보니까 하다가 포기하다가도 다시 하는 거지 학생들은 해야 할 게 많으니까 너무 그렇게 할 이유는 없어 보이네요.

OUTRO
이정아 작가님과 대화하면서 시각적으로 더 멋지고 예쁘게 건축물을 뽑아낼 수 있는 렌더링에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는 부분은 당연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건축을 잘하기 위한 과정 중 일부로 렌더링을 잘하기 위해 노력하고 더 좋은 렌더링을 위해 모델링과 도면을 잘 그리게 되는 과정이 선순환으로 건축을 위한 방법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렌더링을 위해 조형적인 것에 너무 치중하게 되는 점을 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건축에도 표정이 있다고 하신 작가님의 말씀이나 작품에서 치유를 의미하기 위한 그런 작가님의 의도처럼 목적에 맞는 더 좋은 건축을 위한 의도와 표현에 관한 공부가 결과적으로 렌더링으로도 더 예쁘고 멋있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전시 설명 잘해주신 이정아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