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곳, 구리시

나는 건축을 하는 사람으로서 많은 공간과 장소를 계획하고 구성한다. 하지만 나는 공간을 구성하는 행위를 대지 경계선 안쪽 공간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현시대에는 얼마나 많은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하고 주변과의 상관관계, 조화로움 등을 생각하지 않게 된다. 경기도의 외각지역이나 강원도 같은 경우는 계획도시 단위로 개발되어 어느 정도 편의 시설과 업무시설, 주거시설이 조화롭게 구성되어 있으나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계획적으로 개발되기 어렵다. 우리가 길을 거닐다 보면 저층, 노후화된 건축물과 고층 빌딩이 인접하게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고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괴리감이 들기도 한다. 하나의 도시는 모두가 조화롭게 개발되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 도시가 바로 내가 사는 곳 구리시다.

구리시는

구리시는 서울의 우측에 위치해 있으며 서울의 위성도시 역할을 하고 있다.

도시의 면적은 33.33㎢로, 전국의 자치구를 제외한 기초 자치단체(시/군) 중에서 면적이 가장 좁고 약 20만의 인구가 살고 있다. 규모가 큰 남양주가 구리시를 둘러싸고 있어서 지역 내 거주하는 사람들은 서울로 출근하거나 남양주로 농사를 지으러 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평일 저녁과 주말에 활성화되는 지역이다. 또한 이곳은 소비하는 공간으로 구성된 지역이다. 소비하는 공간으로는 크게 구리시장, 농수산물시장, 롯데마트(최근 구리시와 임대문의로 논쟁 후 문을 닫았다.)가 있다. 그래서 이곳에는 소비를 위한 서비스업을 제외하고 업무시설이 거의 없다. 그러한 이유 중 하나는 업무시설이 집중되어 있는 하남과 서울이 차량으로 2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인근에 있기 때문에 업무시설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이 도시는 주거시설과 편의시설이 대부분이고 두 개의 구역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다. 하지만 공간이 구분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왜냐하면 구리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아도 도보로 40분 정도면 구리시의 모든 곳을 다 갈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작다. 또한 남양주와 서울을 관통하는 위치에 있어서 대중 교통망도 많이 발달해 있다. 하지만 구리시가 크게 발전하지 못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구리시가 개발되지 못하는 이유

좌측 지도에서 보이는 초록색 구역이 녹지지역 및 그린벨트 지역이다. 많은 부분이 녹지 및 그린벨트 지역으로 제한되어 있다. 아차산이 구리시 좌측면에 크게 둘러싸고 있고 아차산과 인접한 대지에는 관급 업무시설이 몰려있다. 소방서, 경찰서, 구리 시청, 최근에는 주택공사까지 들어서고 있다. 구리시의 지형 높이를 분석하면 아차산 부근이 지대가 높아서 경찰서나 소방서에서 구리시에 생기는 화재나 중대한 문제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구성되었다.


이 도시는 경의중앙선 구리역을 기반으로 남측(교문동, 수택동)만 개발되었다. 그 이유의 첫 번째는 북측(인창동, 동구동, 갈매동)으로는 대부분의 대지가 서울의 그린벨트 지역으로 개발이 제한되어 있고 동구릉 (왕릉)이 있기 때문에 개발 가능한 부지가 적다.

두 번째 이유는 학군을 파악해 볼 수 있다.  남측으로는 19개의 학교, 북측으로는 약 11개의 학교가 있다. 개수의 차이는 크게 없으나 남측의 학교는 초중고등학교가 밀집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으나 북측으로는 가운데에 동구릉이 있어 학군이 넓게 분포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남측은 학군이 모여있는 만큼 주거도 밀집되고 편의시설도 밀집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세 번째 이유로는 도시가 균등하게 개발될 가능성이 낮다. 남양주의 경우 넓은 땅을 기반으로 구리시와 다르게 주거지역을 계획도시 단위로 계획하여서 단지 계획이 잘 구성되어 있지만 구리시는 계획된 도시가 아니고 개발이 통제되지 않았기 때문에 중구난방한 개발이 늘어났다.

구리시는 어떻게 개발되어 가고 있는가?


구리시는 그래도 좋은 지역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좁은 면적에 비해 많은 인구가 살고 있기 때문에 지역 발전에 대한 지방세가 많다. 그로 인해  도시의 개발을 위해 많은 사업을 진행시켰고 그러한 변화들은 눈에 띄게 구리시를 좋은 모습으로 바꿔갔다.

  • 연립주택 단지 도로 재정비 사업
    주거와 도로계획이 같이 구성되는 아파트 단지와 다르게 연립주택 단지에 있는 도로는 관급 시설에서 관리해 줘야 한다. 도로의 노후화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데 구리시는 순차적으로 연립주택 부지에 해당되는 도로를 재정비하는 사업을 진행하였고 지속적으로 유지시키고 있다.
번화가 횡단보도
  • 횡단보도 바닥 led 신호등 작업

도보로 이동하는 주민들을 위한 주간 및 야간에 횡단보도 사용의 안전성을 위해 번화가를 기점으로 횡단보도 보도블록에 신호등과 같이 색깔이 바뀌는 led를 공사하였다.

  • 광개토대왕공원- 장자못 인공 수로

구리시는 녹지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자연경관 및 산책로로 사용할 수 있는 녹지가 많이 없다. 산책로를 조성하기 위해 광개토 대왕 공원에서 장자못 공원까지 주거가 밀집해 있는 도로에 있는 인도에 인공 폭포 및 인공수로를 계획하여 산책로를 조성하고 여름에는 더위를 식힐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하였다.

  • 낙후된 골목길 살리기 프로젝트

구리시장에는 구리시의 명물인 곱창골목이 있다. 곱창골목이 번화가인 만큼 인근에 있는 골목은 낙후되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들을 변화하고자 골목 상권이 부담감을 덜어내고 입점할 수 있도록 골목을 재정비하고 노후된 시설을 교체하고 밝은 조명을 설치하는 등 낙후된 골목을 변화 시키는데 성공하였다.

  • 이문안 저수지 – 이문안 호수공원으로 변환

구리 시청 맞은편에는 이문안 호수공원이 있다. 불과 몇년전만 해도 호수공원이 아닌 물이 고여있는 저수지였다. 저수지였을 때는 모기 유충들이 우글대고 음침한 냄새나는 곳 이였는데 기존에 고여있던 물을 배출하고 깨끗한 물이 순환될 수 있도록 시설을 만들어 내서 저수지를 호수로 바꾸고 호수를 기반으로 산책로와 운동시설, 조명을 배치하여 산책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경하였다.

구리시가 앞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

  •  중구난방한 개발

  도로와 주변 인근을 고려하지 않는 아파트 단지 개발과  5층 이하로 구성되어 있는 구리시장 내부에 약 30층의 높이로 높게 지어진  오피스텔 개발에 있어 어느 정도 규율은 있어야 균등하게 개발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차량 통행 및 주차 문제

구리시에 지어진 아파트들은 대부분 2000년대 초 승용차의 보급이 시작될 대 쯤 지어져 지하주차장이 별로 없고 세대수에 맞춰서 주차장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의 주차 대수를 수용하지 못한다. 기존의 규모에서도 차량 주차를 수용하지 못했는데 도로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아파트 단지, 오피스텔 개발로 도로는 더욱더 꽉 막혔고 주차 문제도 도사리고 있다. 그로 인해 혼잡한 도시가 되고 있다.

글을 마치며

시대가 지나갈수록 구리시는 점점 복잡해지고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질서 없이 갓길에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 항상 막히는 도로, 지역성을 고려하지 않은 높은 오피스텔, 등등 각자만의 이익만을 위해 구성되는 지역이였다 . 구리시는 개발에 대한 규칙을 정하고 서로 공생하는 공간이 되어야 매력적인 도시가 될 것이다.  

이 글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것은 구리시를 소개하는 것을 포함하여 우리가 앞으로 건축을 하면서 하나의 공간(건축물)을 구성할 때 나의 것, 나의 건축물에만 집중 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건축물, 공간과의 조화를 통해 공생하며 균등하게 개발되고 발전하여야 한다.

“본 아티클은 LECTUS의 창작활동지원 프로젝트인 렉-크레이션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