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학도가 알아야 할 모델링 툴_02.Rhinoceros

라이노, 곡면 모델링의 대중화를 이루다

라이노는 처음 산업디자인 분야에서 곡면 모델링을 대중화 시켰다. 2000년대 초반 자동차 디자인으로 사용하던 프로그램인 “AUTODESK ALIAS” 를 비롯한 다양한 3D 모델링 프로그램은 대부분 고가이거나 고사양을 요구했기 때문에 대중화가 어려웠다. 그에 비해 라이노는 저렴한 가격에 유사한 수준의 모델링을 구현할 수 있기에 대중화를 이뤄냈다고 볼 수 있다.

정교함의 툴, 라이노

Polygon(좌) 과 Nurbs(우) 를 표현한 다이어그램

라이노 모델링은 개체의 표면(서피스)을 수학적으로 표현해내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NURBS 기반의 모델링 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NURBS 는 “NON-UNIFORM RATIONAL B-SPLINES”의 줄임말으로 어떠한 형태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수학적 표현 방법이다. NURBS 기반 프로그램은 대표적으로 EVOLVE, AUTODESK ALIAS, RHINOCEROS 3D 등의 소프트웨어가 있다. 이 중에서 건축학과에서는 라이노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

Polygon 기반 소프트웨어(스케치업/좌)와 Nurbs 기반 소프트웨어(라이노/우)의 비교 이미지

라이노와 같이 Nurbs 기반의 소프트웨어로 만들어진 모델은 수치를 통해 만들어진 형상을 나타내기 때문에 보다 정교하고 부드러운 표면을 구현한다.

라이노의 가장 큰 특징인 유기적 모델링이 가능하다는 점은 산업디자인, 쥬얼리, 금속, 가구디자인 분야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건축 분야에서도 사용하면서 자하하디드와 같은 비정형 건축가에 의해 사용되는 사례도 있다.

라이노의 작업공간

라이노의 기본 화면 구성

라이노의 인터페이스도 이전 편에 소개한 스케치업과 같이 직관적이다. 하지만, 연산작업과 명령어를 통해 작업이 이루어지는 소프트웨어의 특성상, 비교적 복잡해 보일 수 있다.

상단과 좌측부터 세부적인 인터페이스를 간단하게 알아보자.

상단의 커맨드 창과, 커맨드 창의 하단과 화면의 좌측에 위치한 명령어를 대체하는 아이콘, 우측에 위치한 레이어, 렌더 설정, 재질 설정 등의 패널 창

화면의 상단에 위치한 커맨드 창은 FilletEdge, Move, BooleanUnion 등의 영문 명령어를 입력하면 그에 해당하는 움직임을 실행한다. 명령에 해당하는 세부 설정 사항도 커맨드 창에서 설정할 수 있으며 실행의 진행 상황을 기록하는 기록의 역할도 하기 때문에, 작업을 하면서 실행한 명령들을 확인할 수 있다.

커맨드 창의 하단과 화면의 좌측에 위치한 아이콘들은 앞서 말한 명령어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인터페이스다. 텍스트만으로 이루어진 명령어에 비해 직관적이기에 라이노를 처음 접하거나, 모델링 용어에 대해 접해보지 못한 사용자에게는 비교적 쉬운 길이다.

우측에 위치한 패널 창은 보이는 것과 같이 레이어, 디스플레이, 렌더, 재질 등을 설정할 수 있는 전반적인 설정 창이다. 뒷 부분에서 간단히 설명하겠지만, 라이노에는 자체 렌더링이 가능하기 때문에, 재질과 빛의 방향, 세기 등의 세부사항을 설정할 수 있다. 라이노에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재질이 다양하지만, 더욱 높은 퀄리티의 렌더를 구현하고 싶다면, 재질 파일을 외부에서 다운받아 적용할 수도 있다.

더불어 일반적인 디자인 툴에는 대부분 있는 레이어 구분 창이 있다. 모델링을 하다보면 그룹과 레이어를 구분하여 모델링을 해야 편집이 수월하기 때문에, 없어서는 안될 요소라고 볼 수 있다.

디스플레이 설정은 작업을 할 때 그리드, 모델링에 보이는 커브들, 모델링에 불필요한 요소들을 설정을 통해 조정할 수 있다.

중앙에 위치한 4분할 뷰포트

앞서 말한 여러가지 인터페이스는 모두 사용자의 선호도와 사용 빈도, 작업 환경에 따라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방면으로 편리함을 느낄 수 있다.

4분할 뷰포트는 기본 설정인 Top, Front, Right, Perspective 로 이루어져있다. 하지만 작업 환경에 따라 분할과 뷰포트의 크기를 조정하거나, 뷰포트의 카메라 위치와 스타일도 변경할 수 있다. 아이콘으로 보이는 명령 도구들은 화면의 측면에 위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화면의 중앙에 팝업 화면으로 배치할 수 있다.

훌륭한 플러그인, Grasshopper

Random Massing Algorithm, 그래스호퍼 실행 영상

그래스호퍼는 라이노와 함께 설치가 되는 플러그인이다. 다양한 명령컴포넌트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마치 프로그래밍을 하며 모델링을 할 수 있다. 더불어 그래스호퍼 내의 프로그래밍 플러그인을 통해 코딩을 활용한 연산이 가능하다.

명령컴포넌트는 명령어의 역할을 하는 하나의 블럭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라이노의 명령어로 모델링하는 과정
그래스호퍼의 명령컴포넌트로 모델링하는 과정

이처럼 라이노의 명령어보다, 그래스호퍼의 명령컴포넌트가 더욱 빠르고 정보를 쉽게 처리한다. 더불어 그래스호퍼를 사용하면 여러 단계의 명령어가 중첩된 경우, 중간 단계의 수정이 비교적 간편하고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스호퍼의 모델링 과정을 프로그래밍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실제로 그래스호퍼 내에 GhPython 이라는 기능이 있는데, 이는 우리가 보편적으로 알고 있는 프로그래밍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기능을 통해 더욱 방대한 양의 정보를 연산할 수 있다. 조금 깊게 들어가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쯤에서 마무리하도록 한다.

야, 너두 렌더할 수 있어.

Rhinoceros 의 자체 랜더링 화면, 우측의 패널에서 재질의 종류와 특성을 설정

라이노의 또 다른 특이한 기능 중 하나는 자체 렌더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Raytracing 렌더링을 지원해주며, 렌더링 초안 이미지에서 거친 “노이즈” 를 제거하여 고화질 이미지를 생성해주기 때문에, 자체 렌더링 기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꽤 높은 수준의 렌더링 결과물을 렌더링 툴을 몰라도 얻을 수 있다.

또한 렌더링을 위한 재질도 라이노 자체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텍스처링이 편리하다.

더욱 편리해진 라이노7, SubD

출처 https://www.rhino3d.com/kr/

SubD 는 Subdivision 이라는 영어 단어에서 비롯된 용어이다. 구획, 세분 등의 의미로 표면을 세분화하여 정밀하고 유기적인 형태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이름을 갖게 되었다. SubD 라는 특수 기능이 생기면서, 라이노7 에서의 모델링은 더욱 쉽고, 다채로워졌다.

라이노6 까지는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NURBS 기반의 모델링 소프트웨어이다. 하지만 라이노7 부터 SubD 유형을 지원하면서 모델링의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게 되었다. 더불어 정밀한 모델링이 가능하기 때문에, 3D 프린팅 모델과 같이 제조용 솔리드로 곧바로 변환할 수 있다. 3D 프린팅 분야에서 Autodesk 사의 Fusion360 이라는 소프트웨어가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도, 앞서 말한 SubD 유형의 장점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라이노7 이 되면서 SubD 를 포함한 다양한 기능이 생겼다. 이런 툴을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생각보다 높은 가격이 우리의 발목을 잡는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무료 평가판이 있다.

지갑을 사수하자, 라이노 무료 평가판

Rhinoceros 사이트의 다운로드 탭 화면
Rhinoceros 사이트의 평가판 다운로드 탭

대학생이라면 라이노 평가판을 사용해볼 수 있다. 모델링 프로그램을 잘 모르기 때문에, 바로 구매를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신입생의 경우 평가판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평가판은 자신의 이메일을 통해 라이선스 키를 발급받아 90일간의 무료 체험판을 사용할 수 있다.

조금 더 고퀄리티 모델링을 하고 싶다면 라이노를 활용하여 작업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본 아티클은 LECTUS의 창작활동지원 프로젝트인 렉-크레이션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