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학과 선배님의 배경 모델러 이야기

자기 소개

안녕하세요 게임회사 3년차 3D배경모델러 윤태섭입니다. 광운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게임회사 세컨드다이브에 재직중입니다.

배경 모델러의 역할 및 종류

배경 모델러는 게임 그래픽의 가장 큰 영역을 책임지는 직군입니다. 그래픽의 약 80퍼센트는 배경 모델러가 표현한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지요. 건축에 빗대어 생각하자면 배경 모델러는 토목+건설(시공)의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배경 모델러는 크게 레벨 디자이너와 프랍 디자이너로 나뉘는데요. 레벨 디자이너는 지형제작 및 에셋 배치를 전담하고, 프랍 디자이너는 레벨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에셋들을 만듭니다.

*에셋 – 게임 제작한 필요한 요소 (3D 모델, 텍스쳐 이미지, 사운드 등)

배경 모델러를 알계된 계기

배경 모델러를 알게 된 계기는 졸업 전 꼭 하고싶은 일을 하자 생각하여 게임회사의 직군을 조사하면서 배경 모델링파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배경 모델러가 되고 싶다고 결심한 계기는 졸업 전 취업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건축학을 더 배우고 싶었습니다. 저는 설계회사나 게임회사중에 선택을 해야했습니다. 둘다 매력적인 직업이지만 설계회사는 인턴생활을 하면서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에 한계가 많다고 느꼈고 최소한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려면 건축사가 필요하니 그때까지의 여정은 저에겐 멀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배경 모델러는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무궁무진하면서 제가 원할 때 마다 즉각적으로 피드백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과감하게 꼭 이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건축학과로써 배경 모델러의 장점

가장 큰 장점은 건축적 지식이 똑같이 배경 모델링에 적용된다는 점입니다. 지금 회사에서 광장을 제작하는 일을 맡았는데, 컨셉이 실사 *Sci-fi와 현대가 가미된 게임이다보니 미래적인 도시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기본 뼈대는 건축학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원활한 플레이를 위해 건축+휴먼스케일로 건물의 층고나 계단 및 난간의 높이 등에 적용해 실제 스케일과 똑같이 만들었구요, 무엇보다도 저는 건물의 안정적인 느낌을 위해서 건물에 구조가 보이도록 제작했습니다.

*Sci-fi – 공상 과학

배경 모델러가 다루는 프로그램

아트를 표현하는데에 툴의 제약은 없으나 위의 툴은 회사의 업무효율상 통일하는 편 입니다.

게임은 엔진 최적화를 위해 모델링의 근본적인 영역까지 알아야한다는게 설계와 차이점이고, 설계에서는 보통 타일맵을 많이쓰다보니 형태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최근 BIM처럼 게임에서도 *메가스캔이라는 빅데이터를 이용한 게임개발이 유행하고 있으며 언리얼엔진이 추구하는 것처럼 그래픽이 가능한 모든 영역의 경계가 없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메가스캔 – 3D 에셋 및 2D 텍스쳐를 제공하는 서비스

작업물에 대한 설명

1. 나나이트 챌린지

나나이트 챌린지 – 언리얼 엔진 5

공모전으로 언리얼 엔진과 메가스켄 데이터만 이용해서 연출했습니다. 주어진 작업 시간이 많지 않았기에 시간을 줄일 수 있는 통로형태의 컨셉을 작업하고자 했고, 마침 그때 미드 ‘설국열차’를 보면서 빙하기의 느낌을 연출하고 싶었습니다.

2. 손맵 작업물

손맵 작업물 – 유니티 엔진

학원에서 작업한 작업물인데, 커리큘럼상 첫 작업물은 손맵으로 작업해야했습니다. 여기에서 손맵이란 모델링 데이터에는 UV라는 텍스처정보를 입력할 수 있는 데이터가 있는데 그 UV에 텍스처를 포토샵으로 그리는 방식을 손맵이라고 합니다. 사용 툴은 3dsmax, unity, photoshop, speedtree로 작업했구요 컨셉은 중세 숲속 저택을 만들고 싶었는데, 조금 재밌게 하고싶어서 마녀가 사용하는 집으로 만들었습니다.(실사이지만 마녀느낌도 나고 싶어서 나무와 섞인 집 형태가 되었네요 ㅎㅎ)

3. PBR 실사 작업물 (Phisical Based Rendering – 물리 기반 렌더링)

PBR 실사 작업물 – 언리얼 엔진 4

학원에서 마지막으로 작업한 레벨인데요, 실제 워킹데드 게임 데이터를 참고했으며 느낌은 서울 성수의 공장지대의 느낌을 연출하고 싶었습니다. 붉은벽돌을 사용하면 무언가 한국적인 느낌이 연출될 것 같더군요. 사용 툴은 3dsmax, unreal4, Zbrush, substance painter 입니다.

배경 모델러만의 장점

배경 모델러의 특이점 및 장점

배경 모델러만의 특이한 점은 설계처럼 공간의 이해도가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점입니다. 설계에서 공간에 대해 정의할 때 건축적으로 주변과 관계하는 것을  많이 보셨을 겁니다. 게임에서도 플레이할 때 주변과의 관계가 많이 느껴지게 되는데 이를 자연스럽게 풀어나가는 것은 배경모델러만이 할 수 있는 특징입니다. 

 사실 배경 모델러는 디자인을 많이하지는 않습니다. 왜냐면 아까 말했듯이 배경의 업무는 건축에서 건설쪽이라고 했었는데 그 이유는 설계부분에 있어서는 배경 원화가가 맡기 때문입니다. 배경원화가가 게임의 큰 구도를 먼저 잡아주기 때문에 배경 모델러는 배경원화에 맞춰 충실히 작업하면 됩니다. 그러나 간혹(혹은 자주) 디자인적으로 디테일이 부족하여 추가적으로 배경 모델러가 원화에 맞춘 전제 조건하에 자유롭게 디테일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보수 

제가 배경 모델러를 선택한 이유중에 보수도 포함합니다. 중소기업기준 설계회사나 게임회사나 연봉차이는 크게 나지 않습니다. 보통 2500~3500만원정도 받는걸로 알고 있거든요. 하지만 게임회사는 실력에 대한 인정하는 폭이 커서 실력만 된다면 그 이상의 급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2020년 코로나시대 이후에 게임업계가 큰 성장을 하면서 임금상승 릴레이가 지속되어서 만약 대기업급의 게임회사를 가게 된다면 제가 알기로는 초봉이 4500~5000만원이 스타트인걸로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급여를 받으려면 그만큼 잘해야하겠지요..ㅎ

배경 모델링 혹은 게임에 관심있는 건축학과 학생들에게 한마디

배경 모델러가 되긴 위한 팁

배경 모델러가 되기위해선 포트폴리오 작업만 잘 하면 됩니다. 게임회사에서 바라는 인재는 얼마나 게임적으로 그래픽이 연출이 되었는 가로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게임업계만의 특수성인데, 학벌이 크게 중요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그래픽을 연출하기 위해서는 배경 지식들이 많이 필요한데, 아무래도 저는 건축학이나 조소, 애니메이션, 시각디자인 등 많은 아트적 지식들을 배운 사람이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도 관련 전공자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 쉽게 풀어 나가기도 하구요. 또한 포트폴리오를 잘하게 된다면 해외 취업도 가능하다는 점도 말씀 드릴 수 있겠네요

자격증 or 포트폴리오?

개인적으로 자격증은 필요없고 포트폴리오에 올인하는게 좋은데, 좋은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학원을 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네이버에 검색하면 나오니까 한번 들어가셔서 배경모델링 포트폴리오를 보는것을 추천드립니다.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 소요되는 기간은 보통 1년~2년정도 걸리는데 얼마나 노력하냐에 따라서 퀄리티와 시간이 달라집니다. 저같은경우는 5학년 2학기부터 졸업논문을 작성하면서 학원에서 수강하면서 포트폴리오를 준비하여 1년만에 취업을 했습니다.

마치며

많은 건축과 학생들이 취업할 때가 되서 어떤 일을 해야할 까 고민을 많이합니다. 그래서 건축 업계를 벗어나지 않는다면 대부분 건설회사나 설계회사를 가더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다른 직업들도 훌륭하지만 그래픽쪽도 충분히 비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게임회사가 아니더라도요! 왜냐하면 이번 코로나시대 이후에 메타버스가 인기를 끌면서 점점 건축회사들도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건축 공간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것 같더군요! 언리얼 4 Build : Architecture 2021에서 자하하디드 아키텍처, 포스터+파트너 아키텍처 등 많은 건축사무소에서도 엔진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려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제가 알기로는 해안 건축사무소에서도 언리얼을 활용한 건축공간을 표현하려는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이처럼 그래픽의 전망은 무궁무진합니다. 꼭 게임공간만을 한정짓지 않고 건축, 영상 등 많은 활용적인 가치가 무한한 직군이니 한번쯤은 그래픽쪽 취업도 생각해보는건 어떨까요?! 그리고 한정적이지 않은 자유로운 공간을 마음대로 만들 수 있는건 유일하게 디지털 공간이지 않을까요?

“본 아티클은 LECTUS의 창작활동지원 프로젝트인 렉-크레이션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