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4차 산업시대가 찾아오게 되며 이전과 다른 다양한 기술들이 발전하게 되고, 현대인들은 상상으로만 펼치던 이야기들을 현실로 이끌어 오게 되어 다양한 경험들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영화나 만화와 같은 영상물이나 게임에서는 상상으로만 보여지던 이미지들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레디 플레이어 원’, ‘트론’과 같이 현실 세계에 게임 세계가 찾아온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게임 속 공간에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벌어지는 영화 또한 개봉하며 게임 속 세상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고, 게임 속 공간 또한 다양하게 묘사되고 있습니다.


지난 1편과 2편에서 소개드린 것과 같이 블리자드에서는 전 세계를 배경으로 함과 동시에 세계의 유저들이 오버워치를 플레이 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각 지역의 건축적 특징과 랜드마크들을 게임 속에 녹여내려고 한 노력들을 게임 속 디테일에서 찾을 수 있어 건축학도라면 지나칠 수 없는 요소들이 가득합니다. 오늘은 지난 오버워치 속 건축이야기에 이어 또 다른 오버워치 속 건축 이야기들을 찾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 효율적인 자료활용을 위해 인게임 플레이 화면을 일부 활용하였습니다)
1. 하바나 : 쿠바 아바나

형형색색의 건물들이 길을 따라 나열되어 있는 풍경이 특징인 ‘하바나(Havana)’는 북아메리카에 위치한 카리브섬의 섬나라 쿠바(Cuba)의 수도 ‘아바나(Havana)’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전장입니다. 전장에서는 쿠바건축(Architecture of Cuba) 양식의 거의 모든 것들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이 매력인데요, 쿠바는 과거 스페인 식민지 시절을 겪으며 많은 영향을 받아 당시 유럽의 건축 트렌드가 다소 적용되었다는 것을 쿠바건축과 융합 된 신고전주의, 바로크 그리고 군사건축 등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들은 오버워치 속 전장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요, 먼저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앞에 펼쳐지는 알록달록한 색을 칠한 건물들은 쿠바 건축의 상징이자, 198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 된 ‘아바나 비에하 구시가지’를 모티브하여 깊은 인상을 남기며 맞이하게 됩니다.
*TMI : HAVANA를 하바나가 아닌, 아바나로 표기하는 것은 쿠바에서 공용어로 쓰이는 스페인어에서 H는 묵음이기 때문에 ‘아바나’로 발음한다. 가수 ‘Camila’의 ‘HAVANA’ 또한 한국에서 하바나로 소개되는 것은 오류라고 볼 수 있다.



하바나 전장 속 제 1 경유지까지의 전장은 스페인 식민지 시절 건설 된 ‘아바나 비에하 구시가지’를 묘사한 모습으로, 비에하 구시가지의 랜드마크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아바나 비에하 구시가지의 상징적인 랜드마크인 ‘카피톨리오(Capitolio Nacional de La Habvana)’ 입니다. 1959년까지 의회당으로 사용되었던 건축물로, 쿠바 정권의 상징과 같은 건축물로서 외장은 백색 대리석과 함께 높이 14m에 이르는 도리아 양식의 기둥과 열주 공간, 그 사이를 통과하는 계단이 특징이며 계단에는 이탈리아 조각가 ‘안젤로 자넬리’의 조각 작품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의 돔을 연상시키는 ‘큐폴라’로서, 중심에는 쿠바 거리 측량의 기준으로 되는 24캐럿의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습니다. 의사당의 내부에는 화려함의 극에 달하는 베네치아 양식의 거울과 르네상스 양식의 가구들로 인테리어 되어 있어 당시 쿠바 정권의 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카피톨리오의 옆에는 아바나의 또 다른 랜드마크인 ‘아바나 대극장(Gran Teatro de la Havana)’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실제 아바나 대극장과는 조금 다른 외관으로 묘사되어 있으나, 극장으로 표현되어 있는 점, 실제처럼 카피 톨리오 옆에 위치하고 있는 점과 창문이나 외부 치장은 아바나 대극장에서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이라는 것을 통해 아바나 대극장을 모티브로 한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정식 명칭은 ‘그란 테아트로 데 라 아바나 알리시아 알론소’으로 발레나 무용 등 공연 예술을 하는 곳으로 유명한 곳인 아바나 대극장은 벨기에의 건축가 ‘파울 벨라우’가 네오 바로크 양식으로 디자인하여 화려하고 다채로운 장식과 외관의 모습인 매우 인상적인 건축물입니다. 외부에는 이탈리아 조각가 ‘주세페 모레티’의 작품들도 찾아볼 수 있어 건축, 예술, 공연 등 여러 문화가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공간입니다. 실제 오버워치 전장에서는 첨탑과 주세페 모레티의 조각상을 볼 수 없다는 점은 아쉽지만,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다는 오버워치의 스토리에 맞춰 새롭게 상상해 묘사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19세기에는 유럽으로부터의 수 많은 이민자들이 몰려들게 되자, 쿠바 건축은 프랑스에서 이뤄지고 있는 건축 프로젝트으로부터 크게 영향을 받게 되었는데, 이때 신고전주의 양식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우아한 파사드와 파스텔 색상으로 채색하는 것은 모두 신고전주의 양식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결과라고 볼 수 있어 당시의 시대적인 유행에 따라 수도인 아바나에도 신고전주의 양식이 다양하게 나타나게 되는데, 일반적인 건축은 전통적인 쿠바의 건축 방식을 따랐지만, 일부 장식적인 요소를 통해 신고적주의 양식을 적용하기도 하였습니다. 아바나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신고전주의 양식이 나타나는 건축물은 아바나 대극장 옆에 위치한 ‘호텔 잉글라테라’로 철제 세공을 통해 만들어진 난간과 비례를 통한 건축의 미(美)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버워치 내에서는 호텔 잉글라테라를 흉내낸 공간이 나타나고 있으나, 장식적인 요소가 많이 빠져 느낌만 묘사하고 있습니다.

16세기 17세기 전 세계적인 식민지 시대에는 원주민 혹은 다른 지배국가와의 분쟁이 잦았는데, 쿠바 또한 침략에 맞서 다양한 군사 시설들을 건설하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인 성곽 건축과 달리, 복잡하고 다중 구조로 디자인 된 ‘요새’가 쿠바 식민지 시대에 건설 된 군사 시설들의 대명사 입니다. 이탈리아의 엔지니어 ‘바티스타 안토넬리’가 처음으로 이탈리아 르네상스 스타일의 군사 구조물 방식을 쿠바에 적용하기 시작하였고, 16세기 말에는 ‘로스 트레스 레예스 델 모로 요새’, 아바나의 ‘카스티요 데 산 살바도르 데 라 푼타 요새’를 건축하게 됩니다. 이외에도 쿠바에는 프랑스 축성법의 영향을 받은 아바나의 ‘라 카바냐 요새’ 등의 사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버워치의 하바나 전장 내에서도 마지막 거점으로 거대한 요새 구조물이 등장하는데 15세기~16세기 당시 해안으로 상륙하는 적의 해군에 대응하기 위해 해안의 끝자락에 건설 되어 있던 당시 시대 양식의 요새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적을 막기 위해 2중 3중으로 새워져 있는 방벽과 복잡한 구성은 게임 내에서도 공격 측이 수비측을 공략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느끼게 합니다.
이렇게 오버워치 ‘하바나’의 전장 속 건축이야기를 살펴보았습니다. 식민지 시절 다양한 절충 방식으로 나타난 쿠바만의 독특한 건축을 찾고, 생소한 라틴 아메리카의 건축을 경험하기 위해 오버워치 ‘하바나’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2. 부산 : 대한민국 부산

건축으로 보는 게임 이야기 : 오버워치의 마지막 목적지는 바로 ‘부산’ 입니다. 대한민국 제 2의 도시이자 제 1의 해양도시인 부산은 약 350만명의 인구에 비해 대지의 70%가 산지로 구성되어 있어 도심의 밀도가 높고 교통이 복잡하기로 유명합니다. 때문에 시가지 내에는 경사가 잦고, 좁은 골목길과 높은 현대적인 마천루들이 즐비하고 있는데 반해 동시에 산지와 바다를 접하고 있으며 사찰, 성곽과 같이 전통적인 건축물 또한 도시 곳곳에 분포하고 있어 과거 현재 미래의 다양한 모습이 어우러져 나타나고 있는게 부산만의 특징이자 매력입니다. 부산은 또한 G-STAR, 블리자드 리그 등 게임의 도시로 유명한데 이러한 부산의 이미지와 게임과 연관성이 융합되어 오버워치 속에서 부산이라는 전장으로 재탄생 하게 되었습니다.
*TMI : 오버워치의 등장인물인 ‘D.VA’는 부산 출신이자 프로 게이머로 묘사되어 부산의 이미지를 한껏 담고 있는 캐릭터이다.

오버워치 속에서 부산은 ‘사찰’, ‘시내’, ‘메카 기지’ 그리고 ‘부산스타디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메카 기지를 제외한 ‘사찰’과 ‘시내’, 보조 전장인 ‘부산스타디움’은 모두 실제 부산의 모습을 표현되고 있습니다. 사찰은 ‘해동용궁사’를 모티브로, 시내는 ‘부산역’과 ‘남포동’ 일대를, ‘부산스타디움’은 ‘사직 종합운동장’을 모티브로 하였다고 합니다. 맵을 제작하기 위해 실제 제작팀이 부산에 현장 방문하여 부산의 소리를 녹음하고 답사하며 전장을 제작하였다고 합니다.



첫번째 전장인 ‘시내’는 부산역과 부산 남포동 일대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좁은 골목길과 경사지, 카페나 식당, PC방, 노래방 등 부산의 길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들과 함께 부산을 상징하는 어묵과 돼지국밥 또한 오버워치 속 전장 부산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남포동은 과거부터 일본, 인도, 루손(필리핀) 등 해외와 교류가 잦으며 왜관이나 상업지가 발달하였고, 일제강점기에 들어서는 계획도시로 재구성 되었다가 한국전쟁이 발발하며 전국의 피란민이 몰리며 많은 건물들이 우후죽순 생겨 현재의 남포동이 되었습니다.

현대에 들어서는 부산국제영화제를 개최하며 한국영화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고 수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며 국제시장, 자갈치시장, 깡통시장, BIFF 광장 등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탈바꿈하게 되었습니다. 오버워치 속 전장의 부산에서도 이를 계승한 영화관을 찾아볼 수 있으며, BIFF 광장을 형상화 한 광장과 시장을 형상화 한 좁은 골목 등이 유저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또한 오버워치 속 부산에는 부산역이 묘사되고 있는데, 기존 부산역의 유선한 디자인과 부산역 광장 등 부산역의 상징적인 요소들을 중심으로 기존 부산역과 다른 새로운 형태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오버워치 속에서 부산역에 가면 안내방송을 들을 수 있는데, 실제 한국철도공사의 안내방송을 녹음하였다고 합니다.

오버워치 전장 속에는 또 다른 부산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는데, 바로 부산 기장에 위치하고 있는 ‘해동용궁사’를 모티브 한 ‘사찰’ 전장 입니다. 부산에서만 볼 수 있는 바닷가 절벽에 자리하고 있는 해동용궁사는 공민왕 때 부터 유래 된다는 설과 함께 부산의 가장 핫한 관광지로 손꼽힙니다. 오버워치 내에서는 실제 해동 용궁사의 형태와 달리 바닷가 절벽에 있다는 점과, 사찰의 요소만 반영하고 원활한 게임의 진행을 위해 오버워치 만의 재해석을 통해 묘사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전장 가운데 대북(큰북)을 중심으로 사찰이 데칼코마니를 이룬다던지 (실제 사찰건축은 사천왕문 혹은 대웅전을 중심으로 대칭을 이룬다) 대웅전과 법당의 구분 없이 배치가 되어 있다던지의 혹은 중국 건축에서 등장하는 원형 격자창문이 등장하는 등 아쉬움은 남습니다. 그럼에도 한국 고유의 건축을 다양한 색감과 자연적인 요소를 어우러지게 하여 묘사한 것은 색다르고 재미있는 표현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부산에 대한 이미지를 다양한 모습으로 오버워치의 전장 속에 묘사하게 되었는데, 한 오버워치의 팬메이드 맵제작자가 직접 ‘언리얼 엔진 4’를 활용하여 부산 해운대를 배경으로 하는 전장을 만들기도 하였다는데요, 아래의 영상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소개드린 부산과 달리, 해운대를 중심으로 하여 새로운 형태로 부산을 묘사한 전장입니다. 오버워치 상에 공개되지는 않지만, 또 다른 시점으로 부산을 바라보고 표현한 것이 인상깊습니다.
이렇게 오버워치 속에 등장하는 부산에 대해 살펴보았는데요 멀고도 가까운 부산, 오버워치 속 전장을 통해 떠나보시는건 어떨까요?
끝맺음
‘건축으로 보는 게임이야기 : 오버워치’ 시리즈를 통해 전 세계의 다양한 건축물과 건축 이야기들을 전개하게 되었습니다. 아티클을 준비하던 저 또한 쉽게 즐기던 게임 속에 다양한 건축 이야기가 숨겨져 있었고, 현실과 다른 새로운 시점으로 건축을 바라보고 재해석한 오버워치 속 공간들이 새롭고 즐거웠습니다. 이번 시리즈에 미처 담지 못하였던 또 다른 건축 이야기는 다른 시리즈를 통해 담아내고자 합니다. 여러분도 건축을 새로운 시점에서 찾아보고 탐구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