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건축‘에 대하여 : 정해욱 대표 인터뷰 1편

가상건축에 대하여 : 정해욱 대표 인터뷰 1

정해욱 대표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서 공업디자인을, 독일 슈테델슐레에서 건축 석사를 전공했다. 조앤파트너스와 독일 schneider+schumacher를 거쳐 현재는 David Chipperfield Architects(Milan)에서 근무하고 있다. 오연주와 함께 미드데이(Midday)라는 디자인 스튜디오의 공동대표이며 AAPK라는 건축가 집단에 소속되어 <가상-건축 Architecture as Fabulated Reality>를 출판했다.

본 인터뷰는 AAPK의 <가상-건축 Architecture as Fabulated Reality>를 기반으로 건축의 가상성 담론을 다루고 있으며 그 외에도 건축을 바라보는 정해욱 대표의 관점을 엿볼 수 있다.

인터뷰

진: 안녕하세요. 바쁘신 와중에도 귀한 시간 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가상 건축에 관한 담론에 관심 있던 차에 운 좋게 AAPK로 공동 집필하신 <가상-건축 Architecture as Fabulated Reality>(이하 가상-건축)을 읽게 되어 참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AAPK에 대하여

진: AAPK로 활동하고 계시는데 활동 목적이 가상 건축 관련해서 해외와의 이론적 격차를 줄이고 한국에서 가상 건축에 대한 담론이 활성화되는 것이 목표인가요?

정: 말씀하신 목표와는 약간 다릅니다. 그냥 정말 단순하게 국어로 표현이 안되는 말이 너무 많다는 것에 불만이 있었어요. 유학을 하거나, 해외 원서를 접하는 사람들이 영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잘하는 게 아니면 가장 먼저 힘들어하는 게 번역이 안되는 단어에요. 예를 들면 디서플린(discipline)만 해도 번역이 잘 안돼요. AAPK는 우리 스스로 먼저 번역을 해보자는 식으로 스터디를 통해 시작한 모임이었고, 번역도 하고 작업도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어요.

진: 그렇다면 가상/디지털 건축에 관해서 해외와의 이론적 격차의 가장 큰 원인을 언어라고 생각하시는 것인가요?

정: 가상/디지털만 한정하지 않고 건축 자체를 봐도 그렇습니다. 심지어 아키텍처(Architecture)의 번역이 건축이 맞는가에 대해서 건축계의 어른들도 토론하고 계시잖아요? 그런 차원이죠. 말이 없고 그렇기 때문에… 왜냐면 새로운 담론이라고 저희가 흥미롭게 보는 것들도, 결국은 그것을 읽다 보면 오히려 더 깊은 클래식한 레퍼런스에 발을 딛고 있거든요.

진: 서사를 잇는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정: 그렇죠. 결국은 가상/디지털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건축 전반에서 단어 표현이 모자라다는 것, 그게 아쉬웠던 것 같아요.

진: 그렇다면 AAPK는 가상/디지털 건축으로만 활동하는 게 아니라 지금 당장의 관심사가 가상/디지털일 뿐이다, 이렇게 볼 수 있나요?

정: 저희가 4명의 공통의 관심사를 추리다 보니 가상과 디지털로 모인 거지만, 거기서 저는 개인적으로 말에 대한 갈증이 좀 더 컸던 것 같아요.

진: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AAPK의 행보가 <가상-건축> 책을 내셨는데

정: 그렇죠. 사실상 책 밖에 안 남았죠. 원래 동명의 전시로 시작한 건데 전시는 코로나 때문에 못했죠. 다음 활동을 해야 하는데, 네 명 중 두 명은 미드데이를 하고 있고 두 명은 플리카랜드라는 서비스로 스타트업을 하고 있는데, 각각이 하나의 사업이다 보니 따로 바빠졌어요. 원래는 2022년에 한 번 뭉치자고 했었는데 저희가 해외에 나와있다 보니 활동을 이어나가지 못하고 있어요.

진: 계획하고 계시는 활동은 있으신가요?

정: 예를 들면 ‘가상-건축’ 책은 텍스트 중심적이고, 저희의 작업은 후반부에 짤막하게 나와있는 정도예요. 다음에는 저희의 작업을 더 발전시켜서 이미지 중심으로 편집하고, 판을 더 키워서 저희가 해외에서 흥미롭게 보고 있는 사람들의 작업까지 담고 싶어요. 예를 들면 그런 분들은 우리가 인스타그램으로만 찾고 있는데 그걸 하나의 단행본 같은 형식으로 모아서 남겨도 좋을 것 같아서 그런 일을 해볼까 생각하고 있었죠.

슈테델슐레 유학 경험

진: 네 다음 주제로 넘어가겠습니다. 유학을 하신 곳이 슈테델슐레(Städelschule)에요. 슈테델슐레는 미대로 유명하잖아요? 서울대에서 공업 디자인을 하신 후 첫 건축학교로 슈테델슐레를 선택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정: 파인 아트에서는 슈테델슐레(이하 슈테델)가 되게 유명한 학교인데, 저는 미대 출신이라서 그런 유명한 미대에 건축 클래스가 있다는 게 흥미로웠어요. 그래서 찾아보니, 미술 안에서 각 분야의 거장들이 와서 자기 반을 도제식으로 꾸리는 역사에서 시작했는데, 거기에 옛날부터 건축 클래스가 있었더라고요. 80년대에는 피터 쿡(Peter Cook)이 이끌고 있었어요. 피터 쿡이 자기 반을 이끌다가 다른 건축가로 넘어가는 식으로 이어졌고, 최근에 가장 유명했던 사람 중에는 벤 반 버클(Ben van Berkel)이 있었죠. 아주 작은 클래스지만 굉장히 밀도 높은 컨템포러리한 실험들이 있는데, 그게 미대와 연결되어 있고 미대 자체가 세계적인 미대니까 저희 입장에서는 흥미 있는 조건이어서 갔죠. 그런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학교가 훨씬 현대 건축 담론에 되게 깊숙이 들어가 있었어요. 예를 들면, 베아트리츠 콜로미나(Beatriz Colomina)와 마크 위글리(Mark Wigley) 부부가 교수였고요. 마크 위글리가 누구냐 하면 예전에 컬럼비아 학장이었고 88년도에 필립 존슨과 함께 해체주의 전시를 MOMA에서 기획했던 사람이에요. 또, 제프리 킵니스(Jeffrey Kipnis)나 샌포드 크윈터(Sandford Kwinter)같은 당대의 유명한 이론가들이 학교에 되게 깊게 연관되어 있고, 또 베를라헤(Berlage Institute)가 없어진 후 그 교원들이 슈테델로 넘어와서 수업을 해서 아주 밀도 있는 교육을 접할 수 있었죠.

진: 베를라헤가 델프트(TU Delft)에 흡수되면서 그 교원들이 델프트에 다 남아있는 게 아니라 슈테델로 많이 넘어왔나요?

정: ‘가상-건축’에 피터 트루머(Peter Trummer)의 글이 소개가 되었는데 그분이 그런 케이스에요. 베를라헤가 델프트 산하가 되면서 그 전후로 슈테델로 티칭을 옮기신 분들이 몇 분 있었어요.

진: 슈테델이 도제식 수업에서 시작되었다고 했는데 그러면 지금은 건축 클래스가 없어졌다고 들었습니다. 나중에 건축 분야의 교수님이 오시면 다시 생기는 식인가요?

정: 그렇겠죠. 역사를 봤을 때 다시 생길 수는 있겠죠. 건축 클래스에는 자신들만의 건축 담론을 세계적으로 연결해서 만들어가려는 무브먼트가 있었는데, 파인아트에서 그걸 이해하지 못해서 별도의 건축 클래스가 왜 필요한지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저희가 파이널 크리틱 때마다 세계적인 크리틱들과 건축가들을 초청해서 학생들과 같이 디스커션을 주고받는 문화가 굉장히 공고하게 있었어요. 저의 파이널 때는 톰 메인(Thom Mayne)이 왔었죠. 아무튼, 이로 인해, 오늘날 건축에서 실험적으로 클래스를 운영했던 곳들, 예를 들면 델프트에 흡수되기 전의 베를라헤 같은 곳이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 되었죠. 실험적인 담론을 쌓는 행위가 그렇게 모두가 반기는 일도 아니고 프로그램 운영도 잘되지 않거든요.

진: 그러면 슬프지만 AAPK는 4명의 슈테델 디아스포라가 결성한 그룹이 되었네요. 한국에서도 가상/디지털 건축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보통 유학을 결정하는 이유가 그들이 가지는 갈증을 한국에서 채울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외국에서 유학을 하셨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를테면 담론뿐만 아니라 교육 방식이라던가 프로그램 툴이라던가 하는 교육적인 측면에서요.

정: 우선은 가상과 디지털을 분리하고 싶어요. 가상은 되게 큰 단위에서 담론적인 주제라고 생각을 하고, 디지털은 그것과 별개인 하나의 담론이자 주제라고 생각하는데 그 둘이 한국어에서 엮이다 보니, 아니면 Virtual Reality라는 테크놀로지에서 같은 단어로 엮이다 보니 제가 이 책에서 그 둘을 믹스한 것이에요. 저는 그게 하나의 공통된 담론이라고 생각하진 않고요.

디지털 소프트웨어나 테크놀로지에 대해서 물어보셨는데, 학교에서 소프트웨어를 교육하는 방법이 재밌었어요. 그냥 비공식적으로 유튜브 주소 몇 개를 줘요. 그게 튜토리얼이에요. 지브러쉬(ZBrush), 유니티(Unity), 언리얼 엔진( Unreal Engine), 마야(Maya), 블렌더(Blender) 쓰고 싶은 거 다 쓰면 되는 환경이었고요. 그걸 유튜브로 스스로 배우도록 유도했습니다. 중요한 건 학교가 그것을 교육으로 제공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학교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개념을 소개하면서 학생들을 유도하죠. ‘가상-건축’ 책에도 소개되었던 요한 베툼 (Johan Bettum) 교수님은 앞서 말했던 소프트웨어를 실제로 다룰 줄 몰라요. 그렇지만 건축 클래스 프로그램 디렉터로서 프로젝트에 대한 건축적인 감독을 해요. 작업하는 학생들로부터 건축적인 솔루션을 이끌어내죠. 디지털 툴에 대해서는 학생이 더 많은 것을 이해해야 했어요.

진: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로 학교에서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교육도 있지만 최근에 소프트웨어 교육 플랫폼을 제공하는 영리 기업들이 많이 생겼어요.

정: 그런데 결국 이런 것들을(디지털 소프트웨어에 기반한 새로운 건축적 창작 행위) 쫓다 보면 결국 찾게 되는 것은 건축이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인 것 같아요. 이 모든 것들은, 건물을 짓고 싶다고 했을 때 사실 다 쓸모없어요. 내가 해오던 어떤 창작과 실험들은 다른 매체 혹은 다른 청중을 만나야 돼요. 아마 거기서 모두가 고민할 것 같아요. 건축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보수적으로 생각을 하는 사람에게는 건물과 상관없는 지점에서 그 프로젝트들이 건축이 맞냐고 질문할 것이고요. 학생 입장에서 보면 ‘난 뭐 먹고살지’라는 생각이 들 거고. 그러면 내가 3D 애니메이터와 다른 게 뭐지? 내가 게임 개발자랑 다른 게 뭐지? 아마 이런 질문에 다다를 겁니다. 그래서 오히려 건축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더욱 중요해진 거죠. 내가 하는 행위를 건축이라고 부를 것인가, 부를 거면 왜 건축이라 불러야 하는가 같은 질문들이 중요해지지 않나 생각해요.

건축 디서플린 그리고 가상성

진: 대표님의 텍스트를 보면 건축과 건물을 완전히 구분하시고 건축은 서구에서 파생되어 여전히 그들이 헤게모니를 갖고 있는 일종의 문화적인 놀이로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정: 네, 그렇게 정의를 해버렸죠. 이 건물은 건축이고 저 건물은 건축이 아니라는 개념이 아니고, 건축은 건물을 대상으로 생각을 쌓는 하나의 놀이문화라고 생각해요.

진: 그렇다면 건축이 없어도 건물이 만들어질 수 있겠네요?

정: 당연하죠. 뭐 우리나라 조선시대에도 (건축은 없었는데) 건물이 없었던 건 아니잖아요? 구축술이랑 건축이랑도 별개에요. 친밀하나 이 둘은 구별될 필요가 있습니다. 건축은 생각을 쌓는 방식이 굉장히 서구 문화적이기 때문에 특정한 편향성이 있어요. 만약에 그런 장르가 동양에서 발생했으면 생각을 쌓는 방식이나 레퍼런스를 엮는 방식이나 논의를 이끌어 가는 문화도 완전히 달랐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건물을 대상으로 그런 문화가 없었으니까 굳이 참고할 게 없어요. 그거(Architecture) 하나 있는 거예요.

진: 아까 가상과 디지털을 분리해서 말씀하셨는데 가상이라는 담론은 가상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건축에 관한 것인가요?

정: 사실 제가 최근에 이 책을 써 놓고 내가 왜 ‘가상-건축’이라는 제목을 붙였을까 고민하다가, 작년 2월에 서울대 건축학과를 대상으로 특강을 한 적이 있는데, 그걸 계기로 가상에 대해 생각을 좀 더 정리했어요. 제 개인적으로는, 가상은 공간적인 개념만은 아니고요. 가상성이라는 개념은 사실 건축에 오래전부터 계속 자리해왔는데, 그걸 우리가 좀 더 객관화해서 좀 더 분명하게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게 제 관심사에요. 2021년 공간지 6월 호에 쓴 글을 보시면 좀 더 분명하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진: 말씀하신 관점에 따르면 가상성에서 가상 공간은 하나의 섹터 정도가 되겠네요. 건축에 내재된 근본적인 가상성에 대해서 말씀하시는 거죠?

정: 네. 사실 가상성은 너무 당연한 얘기죠. 하지만 제가 그걸 굳이 강조하는 이유는 너무 당연한 얘기라 다들 잊고 사는 것 같은 느낌이 있어서에요.

진: 메타 코리아 비즈니스 매거진에서 하셨던 인터뷰를 보면 가상 건축 전문가가 건축가가 아닐 수도 있고 오히려 게임 디자이너들이 더 잘 할 수 있다고 하셨어요. 이러한 관점에서 전통적인 건축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가상 공간으로 내던져졌다고 표현하시면서 건축의 위기를 인지해야 한다고 하셨잖아요? 그렇다면 이러한 위기를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정: 모르겠습니다. 음… 모든 세대는 전 세대와 후 세대 사이의 낀 세대인데, 저 또한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중간 세대로서 아직 건축에서 건물을 완벽하게 떼어놓는 법을 못 배운 것 같아요. 아마 그게 제 한계일 수 있고 제 특징일 수 있죠. 여기서부터 얼마나 자유로워질 수 있을지는 앞으로 다른 누군가가 하게 될 일일 것 같아요. 저는 아직 동시에 두 개를 이해하려고 애쓰고 있는 것 같아요. 언젠가 결별할 것 같은데 아직 잘 모르겠어요.

진: 건축의 위기라는 단어에 내포된 함의 중에 건축가가 가상 공간의 건축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에서 다른 전문직들과 패권 다툼을 암시하는 뉘앙스가 있는 건가요?

정: 아니에요. 위기를 경고하는 것은 그 대상에 대한 애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특정 대상이 굳이 잘 되어야 하는 이유는 어디에도 없거든요. 건축 직군이 위기라고 세상에 위기가 오는 건 아니잖아요. 하지만 건축에 애정이 있으면 건축이 잘 되길 바라죠. 결국은 제가 학교에서 가졌던 디스커션과 그런 토양에 대해서 애정이 있으니깐 이게 좀 더 건설적으로 풀렸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하는 거예요. 멀리서 보면 사실 위기라는 건 존재하지 않죠. 게임 디자이너가 되었든 건축가가 되었든 무언가를 잘 만들면 그만이니까요.

진: 그러면 가상 공간에서 건축에 대해서 건축가가 제일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는 아니었네요?

정: 네. 그런 메시지는 아닙니다. 자기 스스로한테 하는 질문이에요. 그래서 나는 뭘 잘할 수 있을까? 거기서 답이 안 나와서 위기라고 했던 거예요. 예를 들면 내가 엔지니어보다 소위 말하는 기계적인 설계를 잘 할 수 있을까? 미적인 부분에서 내가 인테리어 디자이너만큼 잘 다룰 수 있을까? 가상으로 넘어갔을 때 내가 게임 디자이너보다 게임 공간을 더 잘 만들 수 있을까? 진짜 모르겠거든요. 그래서 난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인 거지에 대한 질문인 거예요.

진: 아까 말씀하셨던 대로 가상성과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구분해서 본다면 디지털 건축은 패러메트릭이나 컴퓨테이셔널 디자인 등 디자인 자체에 기술적인 벽이 있는 것 같아요. 최근에 유행하는 그레이엄 하먼(Graham Harman)의 트리플 오(Object-Oriented Ontology) 이론이나 특정한 디자인적 경향성을 알아야 극복할 수 있는 건가요?

정: 아니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가장 디지털에 특화된 형태는 오히려 데이비드 치퍼필드의 디자인이 아닐까 생각해 볼 수도 있어요. 열주의 ‘반복’이잖아요. 프리캐스트 콘크리트이고. 굉장히 제너레이팅하지 않나요? 마인크래프트 같기도 하고. 왜 디지털 제너레이팅 건축이 꼭 패러매트릭같은 형태적 스타일로 가야 되는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저는 제가 요즘 데이비드 치퍼필드 아키텍츠에서 일하며 커리어를 전통적인 형태의 건축으로 가져가는 지점이 저의 미래의 어떤 시너지를 낼까 관심이 있어요. 저는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형태를 분리해서 생각하고 싶습니다.

진: 여기 책에서도 마리오 카르포(Mario Carpo)가 복합적인 정보를 비교적 수월하게 수용할 수 있는 디지털의 매체적 특성으로 인해 복잡함의 미학이 대두될 것이라는 주장도 했었는데요. 그런 기술적인 가능성으로 인해서 디지털 건축 실험은 항상 무언가 복잡한 바로크적인 형태를 주로 실험하는 것 같아요.

정: 네. 그런데 한편으로는 고정관념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테크놀로지가 주는 효과가 항상 시각적 특징에만 고정되어 있을 필요는 없지 않나요?

2편에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