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bia GSAPP 선배의 건축 대학원 유학 이야기

INTRO

건축 대학원 유학은 많은 건축학도에게 막연한 목표이자, 동시에 쉽게 결심하기 어려운 선택입니다. 학교 선택부터 포트폴리오, 영어 점수, 비용, 낯선 환경에서의 생활까지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세종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Columbia GSAPP의 MSAAD 프로그램에서 공부하고 계신 강명훈 선배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유학을 결심하게 된 계기부터 준비 과정, GSAPP의 수업과 크리틱 문화, 뉴욕에서의 건축적 경험까지, 건축 전공자가 유학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시야를 넓혀가는지 들어보았습니다.

 

뉴욕에서의 일상 사진

 

INTERVIEW

Q.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와 유학을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세종대학교 건축학과 18학번 강명훈입니다. 현재는 Columbia GSAPP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명확한 계획이 있었다기보다는, 해외에서 공부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특히 2024년에 참여했던 AA Visiting School에서 외국 튜터와 학생들과 함께 작업하며, 한국과는 다른 설계 접근과 문화를 경험한 것이 큰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 더 넓은 환경에서 건축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습니다.

 

올해 M.S.AAD 전체사진

 

Q. 여러 학교 중 Columbia GSAPP를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A. 가장 큰 이유는 뉴욕이라는 도시와 GSAPP가 가진 네트워크였습니다. 미국에서는 취업 과정에서 네트워킹과 레퍼런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GSAPP의 동문 네트워크가 큰 장점으로 느껴졌습니다. 또한 GSAPP는 보다 급진적인 건축 담론과 문화를 다루는 학교라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에서 경험한 제도적 교육과는 다른 방식으로 건축을 바라보고 싶었습니다.

 

중앙도서관인 버틀러 도서관

 

Q. 지원 전 상상했던 유학 생활과 실제 GSAPP 생활은 얼마나 달랐나요?

 

A. 오기 전에는 시각적으로 강한 이미지나 다이어그램을 많이 만드는 학교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글을 읽고, 생각을 정리하고, 건축적 입장을 주장하는 훈련이 많았습니다. 특히 건축을 사회적·문화적 맥락 안에서 바라보고 토론하는 분위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결과물보다 담론과 관점을 다루는 비중이 크다고 느꼈습니다.

 

뉴욕에서의 일상

 

Q. 유학 준비는 언제부터, 어떤 순서로 시작하셨나요?

 

A. 저는 2025년 1월부터 준비를 시작해 약 1년 정도 걸렸습니다. 처음에는 토플을 중심으로 영어 공부를 했고, 6월부터는 본격적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9월에는 교수님들께 추천서를 부탁드렸고, 10월부터는 SOP와 CV를 준비했습니다. SOP는 내가 왜 이 학교에 가고 싶은지, 어떤 건축적 생각을 발전시키고 싶은지를 설득하는 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거주중인 컬럼비아 하우징 사진

 

Q. 포트폴리오를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기준은 무엇이었나요?

 

A. 포트폴리오는 단순한 작업물 모음이 아니라, 내가 어떤 건축적 생각을 가진 사람인지 보여주는 자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각 프로젝트마다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를 먼저 정리했습니다. 도면, 다이어그램, 이미지가 많아도 모두 넣을 수는 없기 때문에 핵심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졸업설계, 도시설계, 실시설계, 패브리케이션, 워크숍 작업 등을 통해 다양한 스케일과 관심사를 보여주려 했습니다.

 

설계실에서 밖을 본 풍경

 

Q. 지원 과정에서 지금 돌아보면 ‘이건 더 일찍 알았으면 좋겠다’ 싶은 점이 있나요?

 

A. 학교 리서치를 더 깊게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각 학교마다 교육 철학, 사용하는 언어, 중요하게 보는 주제가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순위나 명성만 보고 준비해서는 안 된다고 느꼈습니다. 또 준비 과정에는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많았습니다. 그런 말에 흔들리기보다, 내가 어떤 작업을 해왔고 어떤 방향으로 공부하고 싶은지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뉴욕에서의 일상

 

Q. GSAPP의 스튜디오 수업은 한국의 설계 스튜디오와 어떤 점이 가장 달랐나요?

 

A. 한국에서는 학년별로 정해진 주제 안에서 스튜디오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면 GSAPP에서는 교수님들이 각자의 주제를 제안하고, 학생들이 그 스튜디오를 선택하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교수님은 결과물을 평가하는 사람이라기보다, 하나의 주제를 학생들과 함께 탐구하는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외부 크리틱에도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참여해 프로젝트를 다른 시선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튜디오 선택 전 진행하는 교수님들의 주제 발표

 

Q. 수업이나 크리틱에서 가장 자주 요구받는 태도나 능력은 무엇인가요?

 

A. 가장 중요하게 느낀 것은 스스로 판단하는 태도입니다. 교수님은 정답을 주기보다 방향성을 잡아주고, 결국 어떤 선택을 할지는 학생이 결정해야 합니다. 또 건축을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는 능력이 요구됩니다. 형태나 지역성뿐 아니라 역사, 사회, 문화적 맥락까지 함께 읽어내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학교 내부 곳곳에서 일어나는 세미나

 

Q. GSAPP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수업이나 스튜디오 경험은 무엇이었나요?

 

A. 교수님들과 학생들이 동등한 위치에서 토론하는 분위기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크리틱 때도 학생의 작업을 두고 교수님들이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토론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하나의 프로젝트가 여러 관점으로 확장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크리틱이 단순한 평가가 아니라, 작업의 가능성을 넓히는 장면처럼 느껴졌습니다.

 

매주 argument수업 중 MoMa의 큐레이터의 강연사진

 

Q. 뉴욕이라는 도시는 건축 공부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A. 뉴욕은 도시 자체가 하나의 학습 환경처럼 느껴집니다. 책에서만 보던 건물과 건축가의 작업을 직접 볼 수 있고, 다양한 강연과 전시를 접할 기회도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유명 건축물보다도, 도시 사이에 놓인 공원과 그곳에 머무는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런 우연한 도시의 장면들이 건축을 바라보는 데 큰 자극이 되었습니다.

 

뉴욕에서의 일상사진

 

Q. 유학 생활에서 학업 외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A. 현실적으로는 환율과 생활비 문제가 가장 크게 느껴집니다. 뉴욕에서 생활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 크기 때문에, 경제적인 부분은 반드시 현실적으로 고민해야 합니다. 학업에서는 언어가 가장 어렵습니다. 영어 점수를 받는 것과 실제 수업에서 듣고, 읽고, 토론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느꼈습니다.

 

포트럭 파티

 

Q. 졸업 후 진로 계획이 있다면 간단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졸업 후에는 우선 미국에서 건축 설계 실무를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아직 제대로 된 실무 경험은 인턴 정도이기 때문에, 몇 년 정도는 설계 분야에서 일하며 건축 실무를 이해하고 싶습니다. 이후에는 컴퓨테이셔널 디자인이나 매니지먼트처럼 조금 더 전문적인 분야로 확장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유학은 앞으로의 가능성을 더 넓게 생각하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느낍니다.

 

중간 마감 직후 찍은 설계실

 

Q. 대학원 유학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과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유학은 좋은 경험이지만, 현실적인 부담이 큰 선택입니다. 특히 환율과 생활비 문제는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여건이 된다면 충분히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건축 담론을 직접 경험할 수 있고, 건축을 더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게 됩니다. 유학은 단순히 학교를 옮기는 일이 아니라, 건축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 진행한 포트럭 파티 중 촬영한 사진

 

OUTRO

강명훈 선배님의 이야기는 건축 유학이 단순히 해외 대학원에 진학하는 일이 아니라, 건축을 바라보는 방식 자체를 확장하는 과정임을 보여줍니다.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자신의 작업을 다시 읽어야 했고, GSAPP에서는 건축을 사회, 역사, 문화와 연결해 바라보는 태도를 경험하고 계셨습니다.

물론 유학은 현실적인 고민을 동반합니다. 비용, 언어, 생활 환경은 쉽게 지나칠 수 없는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선배님은 여건이 된다면 충분히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유학은 정답을 찾기 위한 선택이라기보다, 자신이 건축을 통해 무엇을 보고 싶은지 더 넓게 질문하는 시간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뉴욕에서의 한국 경기 관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