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섬에서 예술의 으로 : 나오시마 답사기 1편

INTRO

노란 호박, 카보챠 – 쿠사마 야요이

 

30년 전까지만 해도 산업폐기물 처리장으로 인해 버려진 섬이었던 공간이 현재 예술의 공간이 되어 문화의 중심지가 되다면 믿을 수 있을까? 이번 글에서 소개할 나오시마라는 이름의 섬은 산업 폐기물로 오염된 ‘쓰레기’ 섬에서 세계적인 ‘예술의 섬’으로 탈바꿈한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도시재생의 성공사례이기도 하다. 나오시마는 1989년 베네세 그룹의 후쿠다케 소이치로 회장이 섬 안에 국제 어린이 캠프장 설치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되었고 나오시마의 주민들과 건축가들의 동참으로 버려진 섬에 미술관, 예술 작품, 리조트 등이 설립 되면서 점점 도시의 흐름을 바꾸게 되었고 현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재생의 성공사례로 자리 잡아 많은 관광객들 또한 방문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 이 나오시마에 어떤 건축물, 공간들이 도시재생 사례로 기여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나오시마 페리 터미널 – SANAA

나오시마 페리 터미널 – SANAA

 

나오시마는 예술의 섬답게 나오시마의 입구를 맞이하는 페리 터미널 부터 세계적인 건축 회사인 SANNA에서 설계하여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이 건축물은 가벼운 재료를 사용하여 지붕을 들어 올린 건축 구조 형태를 띠고 있다. 페리 터미널이라는 기능 특성상 여러 동선들을 하나로 통일해야 하기 때문에 아래에 매스들이 들어가 있는 상태로 자유로운 동선을 구성하고 있다.

 

아카 카보챠 – 쿠사마 야요이 (왼쪽) 나오시마 페리 터미널에서 선박장 뷰 (오른쪽)

 

좌측에 위치한 빨간 호박 아카 카보챠는 나오시마에 도착한 이후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조형물이다. 이 작품은 일본의 유명한 예술가인 쿠사마 야요이가 디자인한 작품으로서 예술의 섬 나오시마의 장소성을 나타내는 작품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나오시마 페리 터미널은 강한 조형성을 앞세우기보다는 주변 풍경을 받아들이는 배경으로 존재하며 도착한 공간이 실내가 아니라 바다와 하늘이 열려있는 공간임을 느끼게 함으로서 예술의 섬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적합한 건축물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오시마 ‘이에(家/いえ) 프로젝트’

나오시마 빈집 사진 (왼쪽) 나오시마 골목길 (오른쪽)

 

나오시마 선착장을 지나 가장 먼저 만나게 된 프로젝트는 나오시마 ‘이에(家/いえ)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나오시마는 점점 쇠락하던 섬이었고 그에 따라 마을 사람들이 점점 떠나가기 시작했기 때문에 빈집이 생겨났다. 결국 나오시마의 민가들을 개보수해 빈집과 길거리를 일종의 예술로 변화 시키는 프로젝트였다. 인구 감소로 인해 점점 쇠퇴하던 마을을 철거가 아닌 기존 건축물의 보존으로 다시금 되살렸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역은 실제로 생활하는 주택이 빈집과 골목 함께 공존한다.

 

나오시마 벽화사진 (왼쪽) 나오시마 골목길 (오른쪽)

 

평범한 골목길과 벽면에도 벽화들과 예술의 공간을 만들기 위한 노력들로 인해 마을 전체가 하나의 전시장으로 구성되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평범한 보행로로 남을 수도 있었지만 그 보행로에 예술이라는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건축물 뿐만 아니라 건물 사이의 공간 또한 예술로 인식하여 나오시마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200년 전의 기록이 현재로 ‘카도야’

카도야 입구와 내부

 

이에 프로젝트의 첫 번째 공간인 카도야는 200년 전 지어진 건물을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하여 예술의 공간으로 변화시킨 공간이다. 이 공간은 입구를 벽으로 둘러쳐진 실내공간이 나타나게 된다. 이 공간은 신발을 벗고 비치된 실내화를 신고 빈자리를 찾아 연못을 감상하게 된다.

수면 위에서는 1부터 9까지 숫자가 서로 다른 속도로 점멸하는데 관람객의 시선으로 바라보았을 때 이 건물 안에서 시간이 다르게 흘러가는 것을 느낄 수 있지만 이 서로 다른 숫자와 시간의 흐름은 각기 다른 시간을 살아온 섬 주민들을 상징한다.

 

이 오래된 가옥 카도야가 현재에도 과거의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현재 새로운 기능으로 나오시마에서 공간을 공유하는 것을 보며 한 사람의 노력이 아닌 나오시마 주민들 모두가 변화에 동참했기 때문에 현재의 모습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프로젝트다.

 

Go’o Shrine

고쇼신사 정면에서의 모습 (왼쪽) 고쇼 신사를 더 가까이서 바라본 모습 (오른쪽)

 

이 공간은 현대 미술가 스기모토 히로시가 에도 시대 때 부터 내려오던 신사를 개축해 지상과 지하를 잇는 개념으로 재탄생 시킨 예술 건축물이다. 언덕 위에 자리한 진사와 땅속의 석실을 투명한 유리 계단으로 연결하여 전통적인 신사에 현대적인 것이 접목된 것을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지하석실에서 지상 유리계단과 이어지는 길

 

지상의 신사는 울타리가 쳐져 있어 안으로 들어가 볼 수는 없지만 신사 내리막길로 가다 보면 지하로 들어가는 나오게 되고 사람 한 명 겨우 지나갈 듯한 너비의 공간이지만 이 유리 계단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이 공간을 더 의미 있는 공간으로 만든다.

 

지하로 들어가는 입구 (왼쪽) 지하실을 통과하면 나오는 지평선 (오른쪽)

 

어두운 공간 안에서는 유리 계단을 따라 내려오는 빛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진다. 좁은 통로를 지나 출구에 가까워지면 갑자기 밝은 바다와 수평선이 펼쳐진다. 폐쇄적인 지하 공간을 지나 만나는 풍경이기 때문에 평범한 바다보다 더욱 강하게 다가왔다. 이곳은 신사의 형태뿐만 아니라 어둠에서 빛으로, 지하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이동 과정 자체가 작품이 되는 공간이다.

 

나오시마 하이샤

하이샤의 간판들 (왼쪽) 골목길에서 바라본 하이샤의 외관 (오른쪽)

 

이 하이샤라는 건물은 치과병원이자 가정집이었던 건물을 폐자재, 간판 등을 활용한 건축물로서 조각, 그림, 건축 등 예술의 다양한 분야가 하나로 합쳐져 있는 공간이다.

 

하이샤의 외관

 

이 공간 또한 나오시마 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서 일반적으로 버려진 건축물들을 빈 공간으로 방치하는 것이 아닌 일종의 종합 예술로 승화하였다. 독특하고 혼란스러운 외관과는 달리 건물 내부는 일본 전통 주택의 목조 구조와 기존의 방의 흔적들이 현재까지 보존되어 있었다.

건물 양식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것을 보고 과거의 형태를 지켜가면서 현재의 나오시마와 어우러지려는 것을 보아 현재도 중요하지만 과거의 흔적들 또한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확실히 목격할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하이샤는 과거의 흔적과 현대의 기억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변화한 나오시마의 재생 방식을 잘 보여준다.

 

나오시마 홀

나오시마홀의 지붕

 

나오시마 홀의 시선을 사로잡은 부분은 바로 이 독특한 지붕이다. 이 삼각형의 지붕의 경사 안으로 바람과 빛이 실내까지 통하고 지붕의 경사는 자연스럽게 옆에 위치한 잔디 언덕까지 이어진다. 이 지붕을 통해 나오시마 홀의 외관이 친환경적인 것을 고려한 건축물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나오시마 홀은 홀과 집회소 2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역 주민의 활동은 물론, 스포츠, 레크레이션, 문화 등 각종 단체의 거점 시설로 기능을 확보하지만 지역 장례 등에도 사용되는 하나의 거대한 형태지만 다양한 기능들을 수용할 수 있는 건축물이기도 하다.

 

즉 과거의 형태와 기술을 현대로 가져왔지만 그 과거의 지혜가 현재까지도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는 건축물이기도 했다.

 

나오시마 홀의 내부
나오시마 홀의 내부

 

기징 큰 특징으로는 천장에 뚫려있는 사각형 구멍인데 그 위에 걸친 팔작지붕에는 남북 쪽을 향한 삼각형 개구부가 있고 이 부근에서는 남에서 북쪽으로 바람이 통하게 되어있고, 지붕의 삼각형 구멍에 바람이 들어가면 그때 생기는 압력차에 의해 구멍으로부터 실내 공기가 위로 올라가 지붕으로 빠져나가게 되고 환기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시스템이다.

 

OUTRO

이번 아티클에서는 나오시마의 입구에 위치한 나오시마 페리 터미널과 나오시마의 예술 프로젝트인 이에 프로젝트에 해당하는 카도야, 고쇼 신사, 하이샤 및 일본 선조들의 지혜를 활용한 나오시마 홀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과거 산업폐기물을 처리하는 시절의 흔적들도 존재하지만 그 과거의 기억을 잊지 않으면서 현재 시대의 흐름에 맞게끔 건축물과 것이 굉장히 인상 깊었었다. 또한 나오시마 홀이 현대의 건축물로 사용되고 있지만 과거 일본의 선조들이 사용하던 지붕의 방식을 그대로 사용하여 친환경적인 건축물로 이 섬에 자리 잡은 것 또한 조금 더 살펴볼 점이라고 생각했다. 다음 아티클에서는 나오시마의 건축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 건축가인 안도 다다오가 나오시마에 설계한 건축의 공간, 지중 미술관, 베네세 하우스 뮤지엄, 안도 박물관, VALLE 의 답사기와 함께 아티클을 소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