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생건축비엔날레 with 양현서

INTRO

건축은 결국 누가, 무엇을 고민하며 만들어가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작업입니다. 특히 학생건축은 하나의 결과물을 넘어 지금의 건축교육과 건축계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장이기도 합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전국학생건축포럼 생각지대를 이끌며 《2026 제1회 한국학생건축비엔날레》를 기획한 양현서 총감독과 함께, 학생건축이 마주한 현실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INTERVIEW

Q.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생각지대 대표, 그리고 이번 《2026 제1회 한국학생건축비엔날레》 총감독 양현서입니다. 연세대학교 건축학전공 4학년 재학 중이고, 생각지대는 2022년 창단부터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습니다.

 

Q. 생각지대는 어떤 단체인가요?

 

A. 전국학생건축포럼 생각지대는 건축학도들을 중심으로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는 전국단위 학생자치 비영리단체입니다. 2022년 11월 창단하여 첫 프로젝트였던 공모전 〈Be my Qlient〉를 시작으로 매년 정기포럼, 해외교류 프로젝트 〈도시의 일각〉, 준공작 답사 프로젝트 〈답;사이트〉, 〈서재의 인터뷰〉를 비롯한 여러 활동들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생각지대

 

Q. 한국학생건축비엔날레를 만들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저는 “한국의 학생건축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우리가 답을 할 수 있을 때만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할 수 있는 최소한의 토대가 갖추어진다고 생각했고, 나름의 답을 함께 모색하기 위해 학생들의 스튜디오 작품, 학생단체들의 활동의 전시와 더불어 포럼과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교육자·실무자·시민들이 함께 모여 건축의 미래를 그리는 공론장을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생각지대

 

Q. 비엔날레에서 대중들에게 보여주고자 한 점은 무엇인가요?

 

A. 학생들이 주도한 전시인 만큼 학생분들이 가장 많이 찾아주실 것으로 예상했지만, 건축학도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것들을 만들어내는지 시민들에게 알리는 것 또한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해 기존의 정형화된 패널-모형 전시에서 탈피하고자 참여 단체 및 작가분들과 오랜 시간 전시 방향을 조율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전시를 진행하면서 아이와 동행한 가족 분들이 방문하셔서 즐겁게 관람하고 가시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꼈습니다.

 

©생각지대

 

Q. 포럼 프로그램 세션에서는 어떤 내용을 이야기했나요?

 

A. 개막포럼인 〈말하는 건축학도〉에서는 AI를 비롯한 자동화도구의 발달에 따른 건축의 생산양식 변화가 건축인들의 직능과 정체성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 것인지 제도·교육·담론이라는 측면을 경유하여 묻고자 했습니다. 네 명의 학생들이 직접 발제하고 대안적인 실천과 교육에 전념하시는 패널 분들을 모셔서 청중 분들과 함께 앞으로 ‘학생건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어 연계 프로그램으로는 도시 공간 내 자본과 사회적 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전유 가능성을 모색하는 답사-워크숍 〈제4의 장소〉, 교육 관계자 및 학생들이 건축교육의 현실을 진단하고 미래를 함께 모색하는 공청회〈건축교육의 이상과 실현〉, 그리고 청년건축인협의회, 건축운동연구회 등 80-90년대의 학생건축운동을 되돌아보며 당시 활동하셨던 분들과 함께 오늘날 학생단체의 실천 방향을 논의하는 좌담회〈학생건축운동의 어제와 오늘〉를 두 차례 진행했습니다.

 

Q. 개인 작품전과 단체 작품전은 어떻게 모집되었나요?

 

A. 학생작품전의 경우 기존의 작품 아카이브나 전시작들을 전수조사하여 섭외한 작품들과 오픈콜을 통해 접수하여 직접 선별한 작품들로 구성했습니다. 높은 완성도를 우선시하지 않고 문제의식과 그에 기반한 디자인 프로세스가 고유하고 분명하게 드러나는 ‘말하는 작품’을 과정 중심으로 큐레이팅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학생단체전은 지역별 디렉터들이 다방면에서 활동을 열성적으로 이어나가고 있는 연합단체 및 교내외 단체들을 위주로 접촉하고 전시 방향성을 긴밀하게 논의하며 함께 전시를 만들었습니다.

 

©생각지대

 

Q. 전시를 준비하던 중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A. 초반에는 처음 기획하는 행사다보니 이게 실제로 어떤 프로젝트가 될지 내부적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다른 분들을 설명하고 설득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왜 하느냐’, ‘지속가능성이 있느냐’ 하는 질문들은 전시가 진행 중인 지금도 한 켠에 남아 있습니다. 당장에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는 문제라고 여기면서도, 언젠가 시간이 해결해주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다음 비엔날레로 상상하고 있는 모습이 있을까요?

 

A. 여전히 많은 학교들에 디자인을 발전시키고 사유하는 능력을 길러주기보다 결과물의 시각적 완성도에 치중하는 교육이 만연한 상황입니다. 전국 각지에서 집약된 학생들의 생각과 단체의 활동들이 학생·교육자·실무자들에게 긍정적인 자극으로 작용하여 다방면의 실천으로 이어지고, 그 기록을 꾸준히 축적해나가다 보면 당장 2년, 4년 후보다도 어쩌면 10년 정도 쌓였을 때 교육 현실과 건축계에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의 ‘학생건축’이 독립적·자생적인 집단 실천으로서 건축계와 사회 내에서 제 몫을 얻는 그날까지 한국학생건축비엔날레가 지속되길 기원합니다.

 

©생각지대

 

OUTRO

양현서 총감독은 이번 비엔날레를 통해 학생들의 결과물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문제의식과 생각, 그리고 학생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다양한 실천을 함께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전시와 포럼, 답사와 공청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교육자·실무자·시민이 함께 건축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장을 만들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아직 한국의 학생건축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명확한 답은 없지만,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변화의 시작일 것입니다. 한 번의 전시로 모든 것이 달라지지는 않더라도, 학생들의 생각과 실천이 꾸준히 기록되고 이어진다면 언젠가는 건축교육과 건축계에도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번 비엔날레가 그 긴 여정의 첫 장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