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ya.ishigami+associates 김민재님 이야기

INTRO

 

일본 설계사무소 취업, 생각보다 멀게 느껴지나요? 일본 건축이 좋다는 마음은 있는데, 그 다음이 막막하다면.

 

이번 인터뷰에서는 도쿄의 junya.ishigami+associates에서 일하고 있는 김민재 건축가를 만나, 관심이 어떻게 선택이 되고, 그 선택이 어떻게 현실이 되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INTERVIEW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일본 도쿄에 있는 건축설계사무소 junya.ishigami+associates에서 일하고 있는 김민재라고 합니다.

 

 

Q. 일본 설계사무소에 취업하게 된 계기나 동기는 무엇이었나요? 국가나 지금 사무소를 선택할 때 중요하게 생각한 요소도 알려주세요.

 

A. 설계 스튜디오를 할 때 항상 눈이 가는 사례들이 알고보니 일본 건축가들의 작품이었어요. 3학년 때에는 SANAA의 El Croquis를 보면서 일본 건축에 대한 관심을 키웠고, 설계수업 때 흉내를 내보겠다고 많이 애썼던 것 같아요. 학교에 이시가미 준야를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어서, 책도 빌려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관심이 옮겨졌죠. 졸업작품이 끝나고 마지막 학기가 되어서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면서 해외인턴을 한 번 쯤 해보자는 결심을 했어요. 당시 주변에는 해외에서 인턴을 했던 지인도 많이 없었고, 많이 아는건 없었지만, 최대한 어릴 때 도전을 해보자는 막연한 생각이었어요. 어떻게 보면 아는게 없어서 큰 고민없이 지원할 수 있었어요.

 

인턴을 할 당시에 사무실에서 한국의 지명공모 프로젝트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사무실 내에 유일한 한국인이었어서 인턴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었어요. 공모전에서 당선이 됐고, 사무실에서 직원 채용을 하고 있었던 참이어서 지원하게 되었죠. 타이밍이 잘 맞물려 취업하게 된 경우라고 생각해요.

 

 

Q. 일본 설계사무소의 채용 절차는 어땠나요? 어느 부분이 가장 어려웠는지 궁금해요

 

A. 홈페이지를 통해 인턴 지원을 하고, 1차는 포트폴리오 검토, 2차는 30분 가량 온라인 면접으로 진행됐어요. 당시 프랑스인 직원과 영어로 면접을 봤는데, 프랑스식 영어 억양을 놓치지 않고 들으면서 대답하는 데에 긴장을 굉장히 많이 했었어요. 직원 채용 과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저는 인턴을 하던 중 직원으로 채용된 경우이기 때문에, 해외팀 디자인 파트너와 한 번 더 면접을 봤어요. 채용 절차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좋은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는 건데, 사무실의 성격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모형제작 업무가 많은 사무실에 인턴을 지원할 때, 실무적인 지식을 강조하는 포트폴리오는 적절하지 않은 거죠. 경험자의 조언을 직접 들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채용하는 입장에서 필요로 하는 업무능력이 무엇일지 분석하고 준비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해요.

 

 

Q. 입사 초기에 느낀 언어 장벽이나 문화적 차이는 어떤 것이 있었나요?

 

A. 회사의 반이 외국인 직원이고 영어로 소통하기 때문에 초기에 느낀 언어장벽은 비교적 적었어요. 오히려 일을 하면 할수록 일본어를 못하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제한되어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특정 언어로만 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개념이 다른 언어로 치환됐을 때 완벽한 의미전달이 안된다고 느꼈거든요. 유창한 일본어가 필수는 아니지만, 언어를 배우고 문화를 수용하려는 자세가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차이를 만든다고 생각해요.

 

 

Q. 일본에서 배운 건축적으로 인상 깊은 가치관이나 태도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단편적으로 처음 느꼈던 것은 스터디를 위한 모형의 양이 굉장히 많다는 점이었어요. 마감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모형을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모형을 통해 스터디 하는 과정이 처음엔 많이 낯설고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전시나 출판을 할 때에는 항상 새로운 그래픽과 모형을 만드는데, 이전에 시도되지 않은 것을 찾기 위한 과정에 굉장히 많은 공을 들여요. 물론 직접 업무를 해야하는 입장에선 힘들 때도 많지만, 결과물을 보면 항상 뿌듯한 마음이 들어요. 건축 그자체 뿐만 아니라 그것을 둘러싼 많은 것들에 대해 고민하면서, 프로젝트 자체가 강력한 일관성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해요. 이 과정들을 통해 효율을 넘어선 본질적인 건축의 가치를 배우고 있다고 믿고 있어요.

 

 

Q. 한국 건축 교육이 일본 실무에 도움이 된 부분이 있었나요?

 

A. 인턴기간 중 한국 공모전 프로젝트에 참여했을 때, 동영상 제작에 많은 도움을 줬어요. 다양한 배경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선, 프로그램을 잘 다루는게 하나의 강력한 장점이 될 수 있죠. 대체로 한국에서 교육받은 분들이 프로그램을 잘 다루는 것 같은데, 처해진 상황에 따라 장점을 적절하게 어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현지에서 느낀 “외국인 건축가”로서 장단점은?

 

A. 절반이 외국인인 저희 사무실에서, 외국인 직원들은 대체로 외국 프로젝트를 하게 돼요. 다양한 나라의 프로젝트를 접하며 넓은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동시에 단점이 되기도 해요. 각 나라의 로컬사가 실시설계 단계에서 업무비중이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실시설계나 현장 경험을 쌓기에는 어려움이 있죠. 경력의 균형이 맞춰져 있지 않아서, 이직할 때 어려움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저희 사무실 출신이신 분들 중에선 건축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시기 때문에, 각자의 목표에 따라 느끼는 장단점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Q. 일본 취업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A. 많은 관심을 가지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처음부터 ‘일본 취업‘을 생각하면 겁이 날 수도 있지만, 깊은 관심이 자연스럽게 여러가지 기회로 이어진다고 생각해요. 생각보다 합격의 장벽이 높지 않을 수도 있고, 회사의 채용기준은 타이밍에 따라 너무 가변적이기 때문에, 항상 도전할 수 있게 준비되어 있는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OUTRO

김민재님은 일본 설계사무소 취업을 특별한 성공 사례로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좋아했던 건축을 계속 바라보고, 한 번쯤 해보고 싶었던 도전을 미루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 과정에서 타이밍이 맞았고, 준비되어 있었으며, 무엇보다 배우려는 태도를 놓지 않았다.

 

이 인터뷰가 누군가에게는 구체적인 참고 자료가 되고, 또 누군가에게는 “나도 한 번쯤 도전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남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