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로 향하는 길에서 : 정림건축 JAdU 잡페어 후기

INTRO

잡페어가 진행된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서울고용노동청 본청)

 

정림건축에서 진행 중인 JAdU(정림아카데미 디지털유닛, K-Digital Training) 프로그램은 디지털 기술과 건축적 사고를 결합해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융합형 건축가를 길러내는 교육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프로그램을 배우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건축가로서 사고하고 성장하는 방법’을 배우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리고 지난 10월 2일, 바로 이 JAdU 프로그램 안에서 교육생과 실무 건축가가 한자리에 모이는 JAdU 잡페어가 열렸다. 이 행사는 단순한 취업 행사가 아니라, 교육과 실무가 연결되는 다리이자, 예비 건축가들에게 진로의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였다. 그럼 이 행사는 왜 열리게 된 걸까? 정림건축 JAdU의 부원장을 맡고 있는 노광현 건축가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INTERVIEW

 

Q. 안녕하세요, 노광현님! 지난 렉터스 인터뷰에서도 좋은 말씀을 남겨주셨는데요, 이번 잡페어를 통해 인사드리게 되어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네, 안녕하세요. 지난번에도 렉터스 인터뷰로 한 번 인사드렸었죠. 현재 정림건축 정림 아카데미의 디지털 유닛 책임을 맡고 있으며, 부원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실무 경력은 약 33년 정도 되고요, 무영건축과 선진 엔지니어링을 거쳐 2012년 봄에 정림건축에 합류했습니다. 그동안 건축 설계, 건축 사업 마케팅 그리고 CM 본부장 등 다양한 건축 분야의 실무를 경험해 왔습니다. 작년 봄부터 교육 사업을 맡게 되어, 새로운 분야에서 또 다른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시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Q. 이번 JAdU 잡페어는 어떻게 기획하게 되셨나요?

 

고용24를 통한 내일배움카드 신청화면

 

A. 정림아카데미 디지털유닛 과정은 건축 전공 취업 준비생과 학부생, 특히 고학년 중 내일

배움카드 발급자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교육 과정입니다. 결국 최종 목표는 건축 설계사무소 취업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교육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까를 늘 고민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취업 특강, 포트폴리오 특강 등을 진행해 왔고, ‘직접 설계사무소와 연결될 수 있는 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잡페어를 기획하게 됐습니다. 이 행사를 통해 교육생과 좋은 인재를 찾는 설계사무소가 서로 매칭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1기부터 4기까지 진행하면서 저희도 경험과 노하우가 쌓였고, 점차 행사가 체계적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이번 잡페어는 이전과 달리 정림건축 본사가 아닌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진행되었다고 들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또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의 목적홀에 전시된 교육생들의 작품

 

A. 네, 맞습니다. 이전 기수까지는 정림건축 본사의 김정철홀에서 잡페어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 서울고용노동청 산하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가 새로 개설되었다는 소식을 들었고, 그쪽에서 먼저 연락을 주셨어요. ‘좋은 다목적 홀이 마련되어 있으니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라’는 제안을 받았고, 저희가 가장 먼저 신청했습니다.

 

다만 센터 측에서 공간을 사용할 수 있는 날이 매주 목요일로 한정되어 있어서, 3기 때는 일정이 맞지 않아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4 기 때 처음으로 시도하게 되었고, 사전 답사 결과, 김정철홀과는 또 다른 자유롭고 개방적인 분위기의 다목적홀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 내부에 6 개의 소회의실 부스가 있어, 개별 면담이나 부스별 인터뷰를 진행하기에 아주 적합했습니다. 무엇보다 이곳은 서울고용노동청의 ‘고용 복지 지원’이라는 취지와도 잘 맞는 장소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활용해 볼 계획입니다.

 

Q. 현장에서 학생들과 실무자들이 만나 소통하는 모습을 보며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A. 학생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취업의 문을 두드리고, 실무자들은 그 간절함을 진심으로 받

아들이며 조언을 건네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정림건축의 현직 임직원뿐만 아니라, 정림 출신의 설계사무소 소장님들, BIM 전문업체 임원분이 후배들에게 한마디라도 더 알려주고, 도와주려는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가 진지하게 소통하는 모습을 보며,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이 정말 의미 있구나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교류의 장을 꾸준히 이어가고, 더 발전된 형태의 취업 박람회로 성장시켜 나가고 싶습니다.

 

Q. 이번 잡페어를 준비하면서 특히 신경 쓰신 부분이 있었나요?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서울고용노동청 본청)의 내부 모습

 

A. 이번에는 장소가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로 바뀌면서, 서울고용노동청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직접 관찰과 모니터링을 해주셨습니다. 그만큼 저희도 더 책임감을 가지고 행사를 잘 운 영해야겠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또한 이전 기수와 다르게 사전에 포트폴리오를 준비하고, 이를 발표할 수 있는 자리를 확대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에는 4기 교육생뿐만 아니라 이전 기수 수료생들에게도 참여 기회를 확대해서 취업 상담을 받고 전문가의 피드백을 들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다만 더 많은 친구들이 참여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이번이 첫 시도인 만큼 앞으로 점차 확대하고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실제로 행사를 마친 지금, 소감이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노광현 부원장, 문훈 건축가, 정림건축의 임진우 건축가 ,김기한 원장

 

A.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는 말처럼, 이번 잡페어 역시 완벽할 수는 없지만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기수는 마침 취업 시즌과 시기가 겹쳐서 교육생 모두가 수업 기간 내내 긴장감과 간절함 속에서 준비해 왔습니다. 최근 건축 경기가 다소 침체되어 경쟁이 치열하지만, 그렇다고 조급해하거나 위축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 정림아카데미 교육생들은 600시간에 달하는 디지털과 친환경에 대한 실무 중심의 교육을 이수하여 충분한 역량을 쌓았다고 생각합니다.그동안 배운 내용을 자부심으로 삼고,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발전시켜 나간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거라 믿습니다. 이번 교육과 잡페어를 통해 얻은 경험이 여러분의 건축 인생에서 든든한 자양분이 되길 바랍니다. 모두의 성장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실제로 행사 현장에서도 노광현 부원장님의 말씀처럼 학생들은 실무자와의 만남을 통해 진로에 대한 진지한 대화가 오간 시간이었다. 하루 동안의 짧은 행사였지만, 그 안에는 건축가로 성장해가는 과정의 진정한 열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오늘은 그 현장의 이야기를 차근히 전해 보려 한다.

 

1부 : 건축가의 첫 포트폴리오란 무엇인가’

학생들의 포트폴리오를 피드백해주는 홍재승 건축가

 

행사의 첫 순서는 JAdU 4기 교육생들의 포트폴리오 발표였다.

 

4기 교육생 6명이 차례로 자신의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각자의 설계 언어와 건축적 시선을 보여주었다. 동료들의 발표를 들으며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다시 돌아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후 이어진 홍재승 건축가의 피드백은 결과보다는 ‘설계 의도’와 ‘사고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포트폴리오는 단순히 작품집이 아니라 자신이 어떤 건축가인지 보여주는 자기서사”라며, 완성도보다 자신의 생각과 태도를 도면과 이미지에 어떻게 녹여내는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시간은 ‘좋은 포트폴리오’의 기준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며, 교육생들에게 건축가로서 첫걸음을 다듬는 방향성을 제시해주었다.

 

2부 : 현장에서 통하는 포트폴리오 전략

정림건축 신입사원의 포트폴리오 팁 발표

 

두 번째 순서는 2025년에 정림건축에 입사하신 신입사원 두 분이 맡아 주셨다.

 

두 사람은 자신이 실제 입사할 때 제출했던 포트폴리오를 공개하며, 구성 전략부터 페이지 구성, 폰트·자간·선 굵기 같은 세세한 표현까지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한 현실적인 조언을 전했다. 교육생들은 “단순히 멋있게 보이는 것보다 읽기 쉽고 논리적인 구성이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 “선 굵기나 자간 같은 디테일이 완성도를 결정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이 시간은 취업을 위한 자료가 아닌, 건축가로서 사고를 설계적으로 풀어내는 과정으로서 포트폴리오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3부 : 건축가와의 대화, 진로를 바라보는 시선

멘토링을 진행해주는 실무자들/실무자들과 직접 대화하며 고민을 나누는 교육생들

 

오후에는 실무 건축가들과의 진로 상담 및 멘토링 시간이었다.

 

제이플러스종합건축사사무소 임정택 소장, 집파트너스건축사사무소 임성필 소장, 디디스튜디오 노휘 소장, 연우테크놀로지 이민우 본부장, 정림건축 이정석 그룹장, 밸류애드 BU 이수경 건축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조별로 나뉘어 교육생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었다. 형식적인 강연이 아니라, ‘현장에서 건축가로 산다는 것’에 대한 진짜 이야기가 오고갔다. 멘토들은 “지원서는 그 회사를 위한 지원서여야 한다”며, 여러 곳에 공통으로 쓰는 문장 보다 본인이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의 철학과 방향에 맞춘 진정성 있는 표현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자신이 어떤 건축을 지향하는지, 그리고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를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며, 자기 인식과 방향성을 갖춘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멘토링에서는 JAdU 4기 교육생뿐 아니라 이전 수료생들도 함께 참여했다. 교육생들은 “실제 회사에서 신입사원을 평가할 때 무엇을 중점적으로 보는지 직접 들을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다만 “시간이 짧아 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지 못해 아쉬웠다”는 의견도 전했다.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문훈 건축가의 모습/특강을 열심히 듣는 교육생들

 

행사의 마지막은 문훈 건축가의 특강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는 자신의 대표작들을 중심으로, ‘나는 어떤 생각으로 건축을 하는가’, ‘건축가로서의 삶을 어떻게 지속할 것인가’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다목적홀 전면 무대 위에서 보여준 그의 건축물들은 얼핏 보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구현한 것처럼 보였지만, “건축가에게 100% 마음에 드는 작품은 없다. 중요한 건 그 한계를 넘어 더 나아가려는 태도다”라며, 자신이 추구하는 것은 괴짜같은 건축이 아니라 ‘나다운 건축’일 뿐이라고 말했다. 문훈 건축가의 말은 교육생들에게 자신만의 생각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용기를 일깨워주었다. 그의 건축이 특별해 보이는 이유는 화려한 기술 때문이 아니라, ‘진심을 현실로 옮기려는 태도’에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OUTRO

노광현 부원장과 배서진 교육생이 상담하는 모습

 

정림건축 JAdU 잡페어는 단순한 취업행사나 발표의 자리가 아니었다.

교육생과 실무자가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각자의 시선으로 ‘건축가로 살아간다’는 의미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교육생들의 포트폴리오 발표에서는 건축가로서의 첫걸음을 준비하는 열정이, 신입사원의 특강에서는 현장에서 통하는 구체적인 전략과 태도가, 그리고 건축가들과의 대화에서는 각자의 방식으로 건축을 이어가고 있는 실무자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전해졌다. 짧은 하루였지만, 이 자리를 통해 많은 이들이 ‘건축가로 가는 길’이 단순한 기술의 습득이 아닌, 자신만의 생각을 세상에 구현해가는 과정임을 다시금 느꼈다. 그 길 위에서, JAdU 프로그램은 단지 교육이 아닌 건축가로 성장해가는 멀고도 긴 여정의 시작에서 중요한 동반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JAdU와의 만남이 더 많은 예비 건축가들에게 새로운 방향과 영감을 전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