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차 건축학도 졸업전시 생존기
INTRO
건축학과를 전공한다면 모두가 거쳐야하는 졸업전시. 국민대학교 건축학과 7년차, 졸업전시를 마친 조수민 학생과 함께했습니다. 익숙한 일상에서 의문점을 발견하고, 그 의문을 건축적으로 풀어내려는 태도는 그의 설계에서도, 사람에서도 드러났습니다. 본 인터뷰를 통해 졸업전시 앞뒤의 건축학도의 생활을 들여다봅니다.
INTERVIEW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A. 네 안녕하세요. 저는 학교를 7년간 다니고 있는 국민대학교 조수민이라고 합니다.
저는 예체능을 굉장히 좋아해서 고등학교 때까지는 미술도 하고 뮤지컬도 잠깐 하다가 이제 건축으로 넘어오게 됐는데 7년간 해본 결과 아직은 건축이 좋아서 아직도 건축을 하고 있고, 할 조수민이라고 합니다.
Q. 7년간의 건축학과 생활은 어땠나요?
A. 7년 동안 사실 다사다난한 일들이 많았죠.
건축학과 특성상 다른 학과에 비해 사람 간의 교류도 굉장히 많은 학과라서, 팀플을 하면서 울기도 하고 되게 만족스러운 팀플도 많았다고 생각되네요.
그래도 저는 지나고 보면은 결국 다 되게 재미있었고 의미 있었던 7년인 것 같아요.

Q. 이번 졸업전시에 올린 졸업작품의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제 프로젝트의 큰 컨셉이 저의 의문에서 시작해서 이 의문이 실제 사이트로 들어가고 그게 실제 프로그램까지 이어진 거였어요.
저는 ‘왜 건물의 단면이 항상 수직적이고 수평적이면서 획일화돼야 하는가’에 대해 의문을 가졌어요.
그래서 이 의문점을 출발점으로 해서 프로그램 성격, 즉 기능에 따라서 층고, 슬라브, 벽 두께, 공간 형태가 유기적으로 달라지는 비정형 단면 구조를 제안했습니다. ‘이러한 것을 어떤 사이트에 하면 좋을까’라고 생각을 했고, 서울 내부순환로 나들목 근처 하부에 방치된 공간이 있는데, 이 공간을 한번 건축적으로 되살려보고자 했어요.
이렇게 사이트적 컨셉과 저의 의문점에서 나온 컨셉 두 가지를 합쳐서 재밌는 단면을 구성해 보고자 스터디를 진행해봤습니다.

Q. 컨셉 잡을 때 가장 고려한 것은 어떤 것이었나요?
A. 저는 매년 컨셉을 잡는 건 빠르게 하는 것 같아요.
이번 컨셉 같은 경우도 좀 빨리 잡은 편이었는데, 이번 컨셉을 잡을 때 뿐만 아니라 항상 컨셉을 잡을 때는 일상적인 것에서 잡으려고 노력을 해요.
이번에 잡은 컨셉은 일상적이지 않은 게 아니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건축을 하는 제 입장에서는 일상적인 범위 안이었어요. 제가 잘 아는 선 안에서 주제를 잡고 그 주제를 평소에는 잘 몰랐던 방식으로 해결을 해보려고 하는 것 같아요. 잘 모르는 걸 컨셉으로 잡으려고 해본 적이 있었는데 그 경우는 제가 풀지를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항상 제 근처에 있는 의문점에서 시작을 하려고 했고, 이번 프로젝트도 그의 연장선이었습니다.

Q. 졸전의 과정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A. 제가 선택했던 스튜디오가 디지털 스튜디오여서 저희 반 같은 경우는 다른 반이랑 좀 다르게 웜업 프로젝트가 있었어요. 한 달간의 웜업 프로젝트 이후에 4월부터 해서 실제 졸전 프로젝트는 한 두 달 반 정도 한 거죠. 졸전의 과정이라고 얘기하면 그래스호퍼 배우기였던 것 같아요.그래스호퍼에 익숙해지고 그 형태를 실제로 공간화하고 사람에 맞게 컨셉화하는 과정을 거쳤던 것 같아요.

Q. 그래스호퍼를 처음 다루면서 그 과정에서 좀 어려웠다던가 어려웠던 점이 있었나요?
A. 그래스호퍼가 사실 그 어떤 것보다 쉬운 형태화하기가 쉬운 프로그램이에요. 근데 이제 그 형태와 제 기존의 개념을 섞기가 좀 어려운 상황 것일 수도 있겠죠. 그래서 내가 원하는 게 분명하고 그거를 실현시키는 과정으로서 그래스호퍼를 사용해야 하는거죠.
저희 반 대부분이 초반에 힘들어했던 부분이 그래스호퍼에 잠식당해서 그래스호퍼에 점점 따라가게 되더라구요. 그 이후에는 그래도 점점 주체가 자신이 되는 그런 과정을 거쳤어요.

Q. 졸전을 준비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것이 있을까요? 아쉬웠거나 힘들었던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었나요?
A. 뿌듯했던 거는 일단 결과적으로 제가 만들었던 모형 중에서 가장 예쁘고 디테일한 모형이 나왔어요.
이 부분은 저를 도와줬던 친구들에게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모형을 만드는데 이렇게 긴 기간을 할애한 것 같은데 확실히 무언가를 준비할 때는 그 준비 기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반면에 앞서 말했던 그래스호퍼가 주체가 됐었던 기관이 있었던 게 조금은 아쉬워요.
그래스호퍼는 활용 방안이 되어야 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그래스호퍼가 적었다고 생각을 해서 반대로 제 설계를 계속 추려나갔었어요. 사실상 그래스호퍼라는 게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고 요즘에는 챗gpt같은 AI도 발전하고 유튜브도 있어서 충분히 익힐 수 있거든요.
그리고 주변 친구들도 다 각자 다뤄본 그래스호퍼가 다르니까 서로 도움이 돼서 그 끝에는 결국 자신이 주체가 되어서 했지만 그 앞에 시간이 좀 아쉽네요.

Q. 건축학과에 입학했을 당시와 졸업전시를 마친 지금 변한 것이 있다면요?
A. 입학할 당시에는 건축, 더 자세히는 건축가와 그 도면을 치는 게 좋았다면 이제는 더 구체적으로 주거 건축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흥미의 방향성이 좁혀졌다는 게 달라졌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졸전 그 이후의 생활은 어떠한가요?
A. 일단 프로젝트가 끝나고는 그 졸전을 보러 와주시는 손님들을 맞이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썼고요.
정말 졸전보다 더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에는 하루 정도 쉬고 나서 사실은 많은 사람들에게 밝히고 싶진 않지만 삼우SDW를 준비를 했습니다.
이걸 좀 미리 준비를 했어야 하는데 핑계라면 졸전 때문에 바쁘고 힘들어서 늦게 시작하기도 했고, 파빌리온이라는 주제가 제가 처음 맞이한 주제라서 많이 헤맸었어요.
결국 이번에는 아쉽게 됐지만 앞으로 다른 취업들은 열심히 해볼 생각입니다.
Q. 앞으로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요?
A. 저는 일단 건축사무소로 취업을 하고 싶어서 이번 연도에는 그 방향으로 준비를 할 거고 가장 중요한 건 포폴을 좀 제대로 준비를 해보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영어 스피킹 성적도 방학 중에 따놓으려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Q. 앞으로 건축학과 생활을 하고, 졸전을 준비하는 많은 건축학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A. 저는 휴학을 많이 해본 입장으로서 저는 오히려 휴학을 권장합니다.
저는 두 번째 휴학이 특히 그랬던거 같아요.
‘아 내가 지금 이 상태로 다음 연도를 다닌다면 열심히 최선을 다하지 못할 것 같고 최선의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러한 생각이 들 때는 잠깐 쉬었다가 가도 괜찮다, 스트레이트만이 길이 아닐 수 있지 않을까합니다.
저는 그렇게 쉬는 1년 동안 공모전도 하고 인턴도 하고 쉬기도 하고 많은 힐링의 시간을 보냈는데 그게 학교 마감이라는 것에서 벗어난 것만으로도 환기가 됐거든요.
그래서 ‘이제 좀 쉬어도 된다, 그 대신에 이제 어느 정도의 자신의 확신이 있는 상태에서는 쉬어도 괜찮을 것 같다’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OUTRO
익숙한 일상에서 시작된 질문 하나가 졸업 프로젝트가 되기까지, 조수민 학생의 졸업전시는 건축학도의 고민과 성장을 그대로 담고 있었습니다. 기술 앞에서 스스로의 중심을 지키고, 때론 쉬어가더라도 자신 만의 속도로 나아가는 태도는 많은 건축학도들에게 공감이 될 것이다.
건축학과 졸업전시라는 과정 속에서 한 사람이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어떻게 그것을 공간으로 치환했는지 살펴본 시간이었습니다. 건축을 좋아하는 마음으로부터 시작된 그의 여정이, 또 다른 건축학도의 시작에 참고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