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몰라요, 펀그라운드 진접
INTRO
노키즈존, 노시니어존, 노커플존.. 여러 ‘노 존 (No Zone)’이 있지만, 오늘 소개할 건물은 건물 전체가 ‘노 어덜트 존’이다. 바로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에 의한 문화의 집 ‘펀그라운드’다. 펀그라운드는 청소년 전용시설로, 9세에서 24세까지만 입장이 가능하며, 정약용, 진접, 진건, 퇴계원, 오남, 다산까지 총 6개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다. 그 중 오늘 소개할 곳은 지난 2023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사회공공부문에서 수상한 ‘펀그라운드 진접’이다.
펀그라운드 진접

– 위치 :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장현로 123
– 운영시간 : 1,3,5번째 주 월요일 : 14:00 ~ 21:00
화-토요일 : 09:00 ~ 21:00
일요일, 공휴일 : 09:00 ~ 18:00
– 규모 : 지하 1층 ~ 지상 4층
– 대지면적 : 1,429m2
– 전화번호 : 031-560-1341
– 공식 인스타그램 : @fungroundnyj
– 공식 홈페이지 : https://www.funground.or.kr/jj/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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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ING
펀그라운드 진접점이 위치한 남양주시 장현로는 원래 구도심의 중심이었다가, 재개발 이슈로 침체되기 시작한 지역이다. 청소년들을 위한 문화시설이 부족했던 이 곳에서 펀그라운드 진접은 활기를 새로 불어넣어줄 새로운 시도로 작용한다. 사실 필자는, 소규모지역공공문화시설이 본래의 기획의도대로 활기차게 운영되는 경우를 실제로 많이 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 곳에 방문했을 때, 그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청소년들이 신나게 뛰놀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지금부터 그 놀이터 속으로 들어가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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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ADE


건물 앞에 서면, 서로 다른 재질의 덩어리들이 사람들을 마주한다. 무게감 있는 콘크리트 덩이와 파도가 치는 듯한 백색 루버 덩어리가 그것인데, 백색 덩어리 속의 각 층을 묵직한 콘크리트가 단단히 묶어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실제로 콘크리트 매스는 코어탑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그런 매스 구성을 이루면서도 필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1층 레벨에서 사람이 경험하는 가로 인터페이스인데, 1층을 큰 창을 통해 가로에서 1층 내부 그리고 뒷마당까지 바라볼 수 있게 해 개방감을 주고 공간을 넓어보이게끔 하고 내부에서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공간을 누리는 모습을 투명히 보여주고 있다. 나는 이 곳이 어떤 공간인지, 어떻게 이용하는지 그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내부로 들어오고 싶게끔 유도하는 효과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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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그라운드
그런 의도를 보여주는 것은 마감재에서도 잘 드러난다. 1층 야외공간의 바닥재와 실내의 바닥마감재를 일치시켜, 하나의 공간으로 인지될 수 있게끔 한 것이다. 이런 디테일을 눈치채는 순간 기분이 좋아진다.
각 층은 세 개의 ‘그라운드’로 구분되어있는데, 1층은 언더그라운드, 3층은 온더그라운드, 4층은 오버그라운드다. 각 그라운드의 공간들은 저마다의 컨셉을 가지고 공간을 이루고 있다.
건물로 들어서게 되면 가장 먼저 만나게되는 언더그라운드는 광장, 소통, 그리고 만남이라는 키워드로 공간을 전개했다.

그를 보여주기라도 하듯 오픈플랜으로 아트북 서재와 함께 1층 전체가 넓은 라운지로 형성되어 있어 푹신한 소파에 자유롭게 눕거나 앉아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와 함께 비치된 보드게임들과 오락기, 만화책들은 플레이풀한 공간을 만드는데 힘을 더해준다.

안쪽에는 건물 후정을 크게 끌여들여오는 창과 함께, 넓은 광장역할을 하는 홀, 그리고 앉아서 쉴 수 있는 나무계단이 있다. 여지가 있는 장소답게, 이 공간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때로는 공연장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실내운동장이 되기도 하며, 또 때로는 연습실이 되기도 한다.

계단 측부를 통해 2층, 언더그라운드 ‘하이’로 올라가보면, 1층보다는 조금 더 정제된 느낌의 공간을 만나볼 수 있다. 여기서는 이 공간을 ‘워크스테이션’이라고 칭하고 있다.

언더그라운드 하이 한 켠에는 올해 새로 생긴 ‘AI 플레이스’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다양한 청소년 방과후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기술을 실생활에서 활용하고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영상, 이미지, 노래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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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그라운드


3층 온그라운드는 자유와 아지트, 확장이라는 컨셉을 가지고 있다. 1층과 2층에서 동일한 언어로 사용되었던 실린더가 온그라운드에서는 공간을 만드는 수단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다양한 높이의 실린더, 그리고 바닥이 공간 속에 작은 ‘아지트’를 만들고, 청소년들에게 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성을 준다. ‘공공문화시설’이라고 한다면 각 용도에 맞게 실이 분리되어있는 경우가 많은데, 펀그라운드 진접에서는 그런 요소들을 잘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점들이 청소년들에게 긍정적인 여지를 주는 새로운 시도로 잘 사용되었다.



노란색 컬러의 폴리카보네이트와 고측창, 그리고 실린더 상부의 천창을 통해 들여오는 자연광이 이 공간을 한 층 더 따뜻한 공간으로 만들어, 기분 좋은 공간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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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그라운드

펀그라운드 진접의 최종장, 4층 오버그라운드다. 자연, 교감, 휴식을 키워드로 가져가 언더그라운드에서 지금의 오버그라운드로 점차 올라올수록 침착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듯 하다. 오버그라운드의 구성은 청소년들의 학습공간인 아카데미룸과 야외 휴식공간으로 이뤄져있는데 지금은 아카데미룸만 개방하고 있다.


온그라운드에서부터 가져가고 있는 오묘한 노란색 폴리카보네이트가 여전히 포인트로 작용하며 청소년 문화공간의 실험실처럼 느껴지게 하는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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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그라운드 진접의 기분 좋은 구석구석
펀그라운드는 공간 조성 과정에서부터 아이들의 의견이 반영되었다. 이 점은 지금까지 소개했던 주요 공간들뿐만 아니라, 건물의 화장실에서까지도 드러나고 있다. 펀그라운드 진접의 화장실은 청소년들이 사전에 이야기했던 “화장실이 ‘호텔’ 같았으면 좋겠다” 라는 의견이 반영되어 만들어졌다.


여러 공간을 둘러보다보면 종종 화장실 같은 곳에서 주요 공간에서 주던 분위기가 깨질 때가 있는데 펀그라운드 진접에서는 그렇지 않다. 구석구석 아이들의 의견을 반영함과 동시에 이용자가 공간에서 어떤 느낌을 받을 것인지를 고려해 이용자의 기분을 좋게 만들고 있다.
OUTRO
청소년들이 자주 가는 카페나 도서관, PC방.. 사실 어떤 것도 청소년‘만’을 위한 공간이라고 볼 수 없는 장소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구도심지 내에 펀그라운드 같은 청소년 전용시설이 있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큰 가능성을 가진 새로운 도시적 시도로서, 펀그라운드 진접이 지속적인 문화거점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