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에서 시작된 새로운 도전 : 영상 제작자 최광제 대표 이야기
INTRO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영상 제작이라는 색다른 분야에 도전한 최광제 대표님. 최광제 대표님은 건축을 전공하며 쌓은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건축 영상, 온라인 중계, 미디어 전시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독창적인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건축과 영상 제작이라는 두 영역을 넘나들며 쌓은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INTERVIEW
Q. 안녕하세요, 최광제 대표님! 먼저 대표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요즘 주로 어떤 작업을 하고 계신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최광제라고 합니다. 현재 에센티아라는 이름으로 영상 제작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에센티아는 원래 세 명이 함께 시작했던 회사인데, 지금은 혼자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제가 하는 작업은 건축 영상뿐만 아니라 유튜브 콘텐츠 제작, 웨딩 영상, 미디어 전시, 그리고 최근에는 온라인 중계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릅니다. 특히 2024년부터 공공 건축물 설계 공모에서 일정 금액 이상의 설계비가 책정된 경우, 법적으로 온라인 중계가 의무화되면서 관련 작업이 많아졌어요. 그 외에도 미디어 전시 작업이나 기업 콘텐츠 제작 같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맡고 있습니다.



Q. 건축학과를 졸업하신 후 영상 제작이라는 흥미로운 분야로 진출하셨는데요, 어떻게 이 길을 걷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사실 처음부터 건축학과를 목표로 한 것은 아니었어요. 원래는 영상과에 가고 싶었는데, 원하는 학교에 진학하지 못했고, 재수를 하면서 진로를 다시 고민하게 됐습니다.
재수 기간 중 초등학교 때 학원 선생님께서 “건축을 하면 잘할 것 같다”라고 하셨던 말이 떠올랐고, 건축학과가 영상과보다 학문적으로 배울 것이 더 많을 것 같아서 진학을 결정했습니다. 건축학과에 입학한 후에는 전공 자체가 흥미롭고 매력적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설계를 진행하면서 마감을 잘 못 지키는 제 성향이 큰 약점으로 작용하더라고요. 너무 꼼꼼하게 작업하다 보니 과제를 끝까지 완성하지 못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원래 좋아했던 영상 제작에 대한 열정이 되살아났어요. 교양 수업에서 영화나 영상 관련 강의를 들으며 흥미를 느꼈고, 친구들이 진행하던 영상 과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재미를 찾았습니다. 졸업하기 전에는 미디어 아트 동아리에 들어가 활동하며 영상 제작을 본격적으로 배울 기회도 생겼습니다. 동아리 대표와 선배들 역시 건축학과 출신이었는데, 그분들과 일하면서 “건축을 전공한 배경을 살리면서 영상 제작을 해볼 수도 있겠구나”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Q. 에센티아는 어떻게 설립하게 되신 건가요?
A. 졸업 후 미디어 아트와 건축 영상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에서 약 2~3년 동안 근무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습니다. 이 회사는 건축과 관련된 영상을 많이 제작했는데, 그 과정에서 미디어 전시나 건축 콘텐츠를 제작하는 재미를 느꼈어요.처음에는 전 회사에서 알게 된 인맥을 통해 프로젝트를 이어받으며 건축 관련 영상 제작과 다양한 미디어 작업을 진행했어요. 건축 포럼, 세미나 촬영, 온라인 중계, 건축 문화재와 관련된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하며 회사의 기반을 다졌습니다.
현재는 혼자 활동하고 있지만, 당시 함께했던 경험과 네트워크가 지금까지도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Q 건축을 전공한 것이 현재 일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나요?
A. 네, 건축을 전공한 경험이 지금 하는 모든 일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건축 설계 과정에서는 항상 부지(사이트)를 분석하고, 사용자와 클라이언트를 상상하며 설계를 진행하잖아요. 그 과정에서 얻은 사고 방식과 문제 해결 능력은 영상 제작에서도 큰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상 제작에서도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내용을 파악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해야 합니다. 건축 설계 과정에서 학습했던 다양한 분석과 기획 능력이 이런 작업에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건축학과에서는 발표와 설득이 중요한데, 교수님들과 동료들 앞에서 설계 의도를 설명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소통 능력을 많이 배웠어요. 현재 영상 작업에서도 클라이언트에게 제 작업 의도를 설명하거나, 그들의 요구를 효과적으로 반영하는 데 이런 경험이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건축 전공을 하며 다양한 분야에 대한 간접 경험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자산입니다. 설계 과제를 하면서 병원, 오피스, 주택 등 다양한 공간과 관련된 사람들의 필요를 이해하고 이를 설계에 반영해야 했잖아요. 이런 과정들이 지금 영상을 만들면서도 각기 다른 분야의 클라이언트와 소통할 때 유용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건축을 전공했던 경험은 단순히 영상 제작뿐 아니라 앞으로 어떤 일을 하든 유용한 기반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Q. 영상 제작을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작업이나 프로젝트가 있다면 하나 소개해 주세요. 그 작업이 특별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제가 기억에 남는 작업 중 하나는 해방촌 신흥시장 파빌리온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오래된 시장 위에 구조물을 덧대 빗물을 막고, 조명을 설치해서 시장의 기능을 개선하는 동시에 미관적으로도 예쁘게 만드는 작업이었어요. 단순히 공간을 찍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이 변화하면서 사람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으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던 작업입니다.


또 하나는 배재학당 역사박물관에서 진행한 미디어 전시 프로젝트입니다. 배재학당은 오래된 역사적 건축물이 많은데, 소실된 건물들을 3D로 복원하고 포인트 클라우드 기법을 활용해 건축물의 형태를 디지털로 표현하는 작업이었어요. 이를 통해 전시장 방문객들이 과거의 건축물을 입체적이고 실감 나게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죠. 특히 3D 복원을 단순히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각적 효과를 더해 전시의 몰입감을 높였던 점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건축물의 역사적 가치를 현대 기술로 전달할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작업이었습니다.

Q. 요즘 VR, 드론, AI 같은 기술이 많이 쓰이는데요, 대표님도 이런 기술을 활용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네, 요즘 AI와 같은 기술을 많이 활용하고 있어요. 가장 자주 사용하는 건 인터뷰 영상이나 말이 많은 영상에서 자막을 만드는 작업이에요. 예전에는 인터뷰 내용을 일일이 받아 적거나, 전문 업체에 의뢰했었죠. 그런데 최근 AI 기술이 워낙 발전해서, 영상을 프로그램에 업로드하면 자동으로 자막을 생성하고 문장 단위로 잘라주기 때문에 작업 속도가 많이 빨라졌습니다.

드론 촬영도 건축 영상 제작에서 많이 사용합니다. 건축물 외부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데 유용하기 때문이에요.
VR 같은 경우는 전 회사에 다닐 때 경험한 적이 있어요. 당시에는 VR 스케치 툴을 활용했는데, 2D 도면 작업 대신 3D 환경에서 설계 아이디어를 표현할 수 있던 툴이었어요. 이걸 통해 설계 초기에 공간감을 확인하거나 스케치 작업을 더 효과적으로 진행했던 기억이 납니다.
기술은 작업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Q. 건축 영상은 단순히 건물을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스토리를 전달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표님께서 이런 영상을 만드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A.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작업의 본질을 파악하는 겁니다. 제 사업자 명의인 ‘에센티아(Essentia)’도 라틴어로 ‘본질’을 뜻하는데, 이 단어가 제 작업 철학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영상 제작에서 중요한 건 단순히 예쁘게 찍는 것이 아니라, 클라이언트가 그 영상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작업 초기 단계부터 클라이언트와의 대화를 통해, 그들이 어떤 이야기를 담고 싶은지 캐치하려고 노력합니다.
특히 건축 영상에서는 건축물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상상하며 작업합니다. 촬영 시에는 사람이 없는 공간을 찍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실제 사용자가 어떻게 공간을 경험할지를 상상하며 동선을 따라가거나 사람들이 바라볼 시야를 염두에 두고 촬영하죠.
결국 중요한 것은 그 건축물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고, 사용자를 위해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를 영상에 잘 녹여내는 것입니다. 영상은 단순히 시각적으로 멋진 결과물을 넘어, 건축물의 본질과 그 공간이 가진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건축학과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한 마디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A. 건축학과에서 배우는 모든 경험은 이후 어떤 진로를 선택하든 큰 자산이 됩니다. 건축학과에서의 설계 작업, 발표, 그리고 다양한 교과목들은 단순히 건축 기술을 배우는 것을 넘어 문제 해결 능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건축학과에 다니면서 전공 수업뿐 아니라 교양 수업을 통해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려 노력했어요. 제가 원래 영상과 음악에 관심이 있었기에, 교양 과목에서 영상 제작이나 음악 편집 관련 수업을 들으면서 점점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발견해 갔습니다. 대학은 다양한 분야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니, 학생 여러분도 교양 수업이나 외부 활동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해 보길 권합니다.
특히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다른 길로 나아가는 것이 두렵거나 걱정될 수 있지만, 전공에서 배운 발표 능력, 창의적 사고, 디테일을 다루는 능력은 다른 어떤 분야에서도 크게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저는 건축학과에서 발표 과정을 통해 클라이언트와 소통하는 법을 배웠고, 설계 과제를 통해 사람들의 요구를 분석하고 설계에 반영하는 방법을 익혔습니다. 이런 경험은 지금 제가 영상 제작자로서 일하는 데도 큰 자산이 되고 있어요.
무엇보다 대학 생활 동안 다양한 기회를 통해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을 찾으세요. 그리고 전공 수업이 어렵거나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느껴지더라도, 지금 주어진 시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얻으려고 노력해 보세요. 전공 외적인 경험이 때로는 더 큰 영감을 주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기회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은 어렵게 느껴지더라도 끝까지 꾸준히 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축이든, 영상 제작이든, 혹은 다른 어떤 분야든, 진심을 담아 꾸준히 노력한다면 결국 자신만의 길을 찾아갈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OUTRO
최광제 대표님은 건축학과 졸업 후, 영상 제작이라는 새로운 분야에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건축과 영상이라는 두 세계를 넘나들며 쌓아온 경험과 성과는, 전공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가능성을 탐구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큰 영감을 줄 것입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건축학과 학생들에게 전공을 넘어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의 중요성과,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는 과정의 가치를 전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에센티아가 만들어갈 새로운 이야기와 최광제 대표님의 도전이 많은 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