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의 기억을 가진 콘크리트 박스 _ 논 스페이스
INTRO

한적한 이천의 시골 마을. 산과 하천 그리고 논이 어우러진 아름답고 여유로운 풍경 속 블록처럼 쌓여진 듯한 콘크리트 덩어리가 놓여져 있습니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2022년 한국건축문화대상 국무총리상, Design For Asia Award 2023 금상, Design Award 2023 소매/호텔 건축 부문 등을 포함해 다수의 해외 수상 등의 화려한 경력을 가진 논의 기억을 담은 공간인 이천 논스페이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IN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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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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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도 : 근린생활시설(카페 및 문화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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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 ㈜온건축사사무소(정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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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 : ㈜채헌종합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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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 유로폼 노출콘크리트(외부), 볏짚 노출콘크리트, 스터코 뿜칠(내부)
Non Space

경기도 이천은 한국에서 가장 먼저 모내기를 시작해 쌀을 수확하기 시작한 곳으로 현재까지도 이천 쌀로 유명하며, 평지와 하천이 화훼농사에도 알맞은 구조를 이루고 있어 화훼농사로도 유명한 지역입니다. 이러한 지역적 특성이 있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는 산업구조의 변화와 인구감소라는 문제가 떠올랐고, 그 문제를 제일 먼저 체감하게 된 농촌과 같은 지역사회는 고령화되고 쇠퇴해가고 있습니다. 논스페이스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단순히 카페 공간으로 기능하는 것뿐만 아니라 쇠퇴해가는 지역사회에 새로운 문화를 제공해 지역을 다시 활발하게 만들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 기능하는 것을 목표로 지어졌습니다.

논스페이스 카페로의 진입은 건물의 뒤편부터 시작됩니다. 주차장 쪽부터 자연스레 펼쳐지는 아주 약간의 언덕을 오르면 카페의 입구를 마주합니다. 입구까지 가는 여정에서 잘 가꿔진 잔디와 함께 여러 다양한 식재들을 감상하며 입구까지 걸어가며 외부 공간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특히, 멀리서 논스페이스 공간을 보았을 땐 하나의 오브제처럼 느껴지던 콘크리트 덩어리가 점점 가까워지며 공간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경험을 선사해줍니다.


입구를 통해 카페 내부로 진입하면 다소 차가운 분위기의 외부와는 다르게 따뜻한 분위기의 내부공간이 펼쳐집니다. 특히 입구에서부터 반대편 끝까지 뚫린 공간에서 나오는 개방감과 그 시선에 끝에 있는 통창을 통해 보이는 외부 공간이 인상적입니다. 건축주분께서는 카페 내부의 사람들이 많이 앉아있어도 입구를 열고 들어오는 방문객이 개방감을 느낄 수 있도록 카페 의자와 테이블 등의 가구를 의도적으로 낮게 디자인하여 배치하였다고 합니다.

전체적인 건물의 형상은 3개의 가로 세로 축들이 직교되어 놓인 형태입니다. 3개의 축들이 교차 되는 공간을 통해 이 공간이 카페만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닌 새로운 공간의 가능성을 가질 수 있게 해줍니다. 건축주와 건축가는 논스페이스가 단순한 보편적인 공간이 되길 바라지 않았습니다. 단순한 카페가 아닌 지역과 민간요소가 결합해 지역 복합문화공간의 플랫폼이 되길 원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기까지의 여정을 건축주와 건축가가 함께 ‘실험’ 중인 공간이라고 소개하였습니다.

그렇기에 논스페이스는 카페로서의 공간이 아닌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가 될 수도 있고, 팝업스토어로 활용될 수 있으며, 어린이 미술 교실, 패션쇼, 명상 등 정말 다양한 이벤트가 일어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가능성이 있는 공간입니다. 실제로 제가 답사를 위해 방문하였을 때도 어느 작가의 예술 작품이 카페 내부에 자연스럽게 전시되어 있어, 방문객들이 자연스럽게 작품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논스페이스의 상징이자 다이나믹한 외부 공간을 만들어주는 루프탑 공간입니다. 내부 카페에서 입구로 나와 우측에 위치한 계단을 통해 루프탑 공간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논스페이스의 루프 탑은 9개의 벼가 잘린 모습을 형상화하였습니다. 재래식 공법에서 다 익은 벼를 수확하기 위해 낫으로 벼를 자르다 보면 잘린 높이가 각기 달라지는 것을 표현해 9개의 콘크리트 벽들은 모두 다른 높낮이로 되어 있습니다.



루프탑 공간에서는 바깥의 풍경과 콘크리트 벽들을 지나다니며 사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기능합니다. 사람보다 낮은 높이의 공간부터 사람을 압도하는 높이의 공간까지, 방문객들은 다양한 공간감을 경험함과 동시에 사이사이로 보이는 산과 하천 그리고 멀리 펼쳐진 논까지 감상하며 사유할 수 있습니다.

루프탑 공간에서는 바깥의 풍경과 콘크리트 벽들을 지나다니며 사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기능합니다. 사람보다 낮은 높이의 공간부터 사람을 압도하는 높이의 공간까지, 방문객들은 다양한 공간감을 경험함과 동시에 사이사이로 보이는 산과 하천 그리고 멀리 펼쳐진 논까지 감상하며 사유할 수 있습니다.
DETAIL _ 볏짚 노출 콘크리트와 내부 공간

볏짚 노출콘크리트를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볏짚 노출콘크리트는 내부공간에서 방문객들이 볏짚 공간에 들어온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구상되었다고 합니다. 건축가는 볏짚 콘크리트의 실현을 위해 여러 목업을 만들어 실험을 거쳐 만들어 냈습니다. 볏짚으로 구성된 볏단을 슬라브 밑에 부착한 채로 콘크리트를 타설하였고,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슬라브를 탈형하고 볏단을 제거하게 되면 콘크리트에 볏짚이 붙어있게 되는데 붙어있는 볏짚을 그대로 두어 하나의 공간 요소로 사용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들었던 이야기는 건축주분과의 간단한 인터뷰에서 루프탑 공간에서 표현된 벼의 뿌리가 볏짚이 조금씩 튿어져 나온 것으로 표현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또한, 천장의 붉은 색의 간접광은 재래식 농법에서 추수를 하고 난 후 화전 방식으로 논을 태울 때가 있는데 볏짚 천장으로 퍼지는 붉은 빛이 그 모습을 연상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OUTRO

이천 논스페이스는 최근 급증한 소위 ‘인스타그램 감성 카페’라 불리는 양산형 대형 카페와는 완전히 다른 공간입니다. 건축주분과의 간단한 인터뷰에서도 설계단계와 시공단계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다는 것이 느껴졌고, 건축주와 건축가가 더 좋은 공간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많이 느껴진 공간이었습니다. 단순히 카페로만 기능하는 것이 아닌 지역 복합문화공간으로서 기능하여 지역의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큰 의미가 있는 건축물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