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채우는 시간, 콩치노 콩크리트

하루 중 음악과 함께하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어떤 상황, 어떤 감정 속에서 음악을 듣는지 생각해 보면 꽤 많은 시간 음악을 듣는다는 걸 알 수 있다. 카페, 숍, 심지어는 길거리까지.

어떤 공간에서 음악을 듣든, 음악은 우리 일상 속 매 순간의 배경이 되어주며 그 순간에 빠져들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여기, 음악을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는 공간이 있다. 국가에서 허락한 유일한 ㅁr약, 음악을 위한 공간, 파주의 <콩치노 콩크리트 콘서트홀>이다.

 

콩치노 콩크리트 콘서트홀

  • 위치: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새오리로 161번길 17 2층

  • 운영시간: 평일 14:00 – 19:00 / 주말 12:00 – 19:00

  • 매주 수요일, 목요일 휴무

  • 입장료 : 20,000원

  • 전화번호 : 0507-1374-5800

  • 공식 인스타그램: @concino_concrete

 

 

  • 공간의 의도와 향유

 

서울에서 차로 1시간을 달려 도착한 콩치노 콩크리트는 이미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고, 방문객들의 차량과 차들을 유도하는 주차요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도대체 어떤 공간이길래 이렇게 많이들 방문하는 걸까. 기대감을 갖고 높은 층고의 필로티로 만들어진 1층으로 들어왔다. 1층의 필로티가 높았던 이유는 외부 공연을 고려한 설계였다. (방문 시에는 알아채지 못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문이 열린 순간, 웅장한 클래식 음악이 나를 압도했다. 누가 조용히 해달라고 한 적도 없는데, 조용히 해야 할 것만 같은 기분. 물론 대화를 자제해달라는 표지판이 있긴 했지만, 혹 그 표지판을 보지 못한 어떤 이가 방문하더라도 나와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아직 공간을 보지도 못했는데 말이다.

 

입장함과 동시에, 3개 층 높이의 9m가 넘는 층고를 가진 복층 홀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2층 중앙 정면의 스피커들을 향해 나열된 의자들과 그를 내려다보는 듯 둘러싼 3층 공간. 콩치노 콘크리트 ‘콘서트홀’이라는 이름답게 마치 극장에 온 듯한 구성을 보는 것 같다. 실제로 설계 과정에서부터 오케스트라 무대의 스케일감과 청음 환경을 느끼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한다.

 

 

1m 남짓의 계단을 따라 3층으로 올라가면, 홀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구석구석 놓인 의자들의 배치, 앉아있는 사람들이 뭘 하고 있는지 바라보는 재미가 있다. 휴대폰 하는 사람, 책을 읽고 있는 사람, 눈을 감고 음악에 집중하는 사람, 각자 다른 방법으로 공간을 이용하고 있는 모습이 흥미롭다. 이 공간을 설계한 민현준 건축가와 오정수 콩치노 콩크리트 대표도 이처럼 사람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음악에 몰입하기를 기대했을 것이다. 결국 공간은 이용하는 사람에 의해 공간의 정체성이 결정되는 것 같다.

 

 

구역마다 다른 의자의 배치들도 그를 돕는다. 밖의 창을 향해 놓여있는 의자, 2층 중앙홀을 향해 배치되어 있는 의자, 전면 스피커를 향해 놓인 의자. 의자의 방향은 앉는 사람에게 음악을 듣는 동안 바라보는 풍경을 제안한다.

 

 

4층에서 바라보는 콩치노 콩크리트는 또 다른 느낌이다. 벽으로 나눠진 것 같으면서도 하나로 이어진 공간들. 설계자의 의도일까? 그 사이로 보이는 서로 다른 공간의 중첩이 하나의 공간에서 다양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 같다. 이런 틈들이 소리의 통로가 되고, 통로를 통해 음악이 흘러들어와 건물 어디에 있든지 똑같이 높은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 진심

 

이곳에 설치되어 있는 스피커들은 1900년대 초반 미국과 독일에 만들어진 대극장용 오디오 시스템이다. 웨스턴 일렉트릭 26A혼, 미러포닉 M2 시스템, M3 시스템, 15A 혼 시스템, 클랑필드의 유로노 주니어 등을 포함한 전 세계에 몇 대 있지 않은 하이엔드 음향설비를 갖췄다. 가격 이상의 가치가 있기에 별도로 언급하지 않겠다. 빈티지 아날로그 오디오 시스템이기에, 계절, 그날의 온도나 습도 등 환경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으며, 음반에 따라 세세하게 음향 환경을 조절한다. 콩치노 콘크리트는 그만큼 음악 감상에 진심이라는 뜻이다.

 

경험과 가치를 소비하는 것에 매력을 느끼는 요즘, 공연을 직접 보러가는 것을 제외하면 오직 음악만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을 경험하는 것은 어디서도 쉽게 할 수 있지 않다.

 

 

음식물 일절 반입금지. 노트북도 사용 금지. 커피나 음료도 판매하지 않는다. 입구에서 생수 한 병만을 제공한다. 상업성을 과감히 포기하고, 오직 음악으로의 몰입을 위한 공간이 되길 바랐기 때문이다. 오늘만큼은 도파민의 늪에서 벗어나 온몸을 감싸는 음악 속에서 유영해 보자.

 

 

콩치노 콩크리트의 공간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면, 설계자 민현준 건축가의 블로그에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 내가 들은 음악

 

Lion King Soundtrack – Circle Of Life

Art Farmer – Crawl Sp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