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 교환학생이 알려주는 알바로 시자

종강을 한 지금 시점으로, 오늘은 제가 교환학생으로 파견 와 있는 포르투갈 출신의 현대 건축가 알바로 시자에 대해서 소개하려 합니다. 알바로 시자의 본명은 ‘알바로 시자 비에이라’로 포르투 내 마토지뉴스에서 태어났어요.
알바로 시자는 포르투갈이 낳은 세계적인 건축가로 1992년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하면서 그 명성을 공고히 했습니다. 시자는 현대 건축계에서 자연과 건축의 조화를 추구하는 독창적인 디자인 철학으로 널리 알려져 있죠.
1.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위치 : 경기 파주시 문발로 253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파주출판도시에 위치한 현대 미술관으로, 시자의 독특한 디자인 언어가 잘 나타나 있어요. 이전에 파주로 답사를 통해 시자의 작품을 보다가 시자의 출신 고향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회가 새로웠던 것 같아요.
보시다시피, 시자는 미메시스를 설계하며 단순하지만 정밀하고 웅장하지만 고요한 스타일을 고수했는데요. 자연과의 조화를 강조하면서 주변 콘텍스트를 고려한 주변 경관과의 상호작용을 중요시했습니다.
외부는 2개의 거대한 회백색 콘크리트 벽으로 이루어진 매스들이 양옆으로 뻗어져 있고 그 육중한 매스를 하부 기둥과 유리창이 떠받치고 있습니다. 건물의 곡선형 외관이 주변 자연과 유기적으로 연결이 되며, 건축물이 자연스럽게 환경에 녹아들게 하죠. 이 건물 주위에는 다른 배경들이 존재하지 않아 주변 환경이 건축물로 집중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양한 곡면으로 이루어진 백색의 전시 공간은 되도록 인공조명을 배제하고 자연광을 끌어들여 은은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내부는 관람객의 자연스러운 동선을 추구합니다. 창을 통해 스며드는 빛들은 곡선과 직선, 사선의 벽면을 따라서 서로 반사되어 공간의 반전들을 끊임없이 보여줍니다. 이러한 직선과 곡선, 수직과 수평 등 정형과 비정형의 대조를 이루는 뮤지엄 건축 구조는 고전 전통과 기하학적 구성을 결합시킨 알바로 시자만의 모더니즘에 대한 재해석이 잘 반영되어 있죠.
2. Faculty of Architecture, University of Porto
주소 : Via Panorâmica Edgar Cardoso 215, 4150-564 Porto

알바로 시자는 자신의 모교 포르투 대학교의 건축학부 FAUP를 직접 설계했어요. 포르투 공과대학교 건축학부(FAUP)는 도우루 강(Douro River) 근처의 경사진 부지에 위치해 있으며, 시자의 작품답게 주변 환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만들었습니다.
학교를 하나의 큰 건물이 아니라 주변 주택과 비슷한 형태로 다섯 동의 건물을 계획했어요. 이는 강변 구릉에 있는 주택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았다 합니다. 각 동은 각 학년이 독립적으로 사용하며 각 동 사이 빈 공간 덕분에 빛과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고스란히 즐길 수 있었어요.
특히 자연환경에 대한 섬세한 이해로 건물이 한 덩어리인 것이 아니라 각각의 기능을 가진 작은 건물들이 모여 하나의 유기체가 되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건물들이 경사지의 지형과 잘 부합되어 주변 맥락과 잘 어우러져있음을 느낄 수 있었어요.
“대학은 공공적이며 동시에 사적인 것입니다. 사람을 만나고 배우는 장소입니다. 그것은 고립된 성직자의 궁전이 아닙니다. 이 지역을 완성해 가는 조직의 일부여야 합니다.” 대학이 지역 사회와의 연계성을 유지하면서도 학생들이 개인적으로 학습하고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를 원한 시자의 건축이 잘 드러나는 곳이었습니다.

이 공간에서 놀라운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마당을 중심으로 하나의 마을 공동체 같은 모습이나 주변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점 외에도 구릉지로 인한 다양한 지형 레벨이 하나의 건물 안에서 서로 연결되는데요. 이러한 긴 산책로를 통해 공간을 경험하다 보면 단순해 보이는 구성임에도 전혀 평범하지 않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내부 공간으로 들어가면 시자가 공간의 흐름과 연결성을 중요시했음을 알 수 있는데요. 강의실, 스튜디오, 도서관 등 주요 공간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이동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갤러리는 직접적인 채광을 막고 빛을 반사시켜 실내로 자연채광이 들어오게 하고 학생들이 공부하는 공간에서는 직접적인 채광을 막고 대지 안쪽으로 채광을 들어오게 만들어 다시 한번 시자의 디테일이 얼마나 세심한지 알 수 있었어요.
3. Museu de Arte Contemporânea de Serralves
주소 : R. Dom João de Castro 210

세랄베스 현대 미술관은 한 해 30만 명 이상이 찾는 포르투갈에서 가장 인기 있는 미술관 중 하나로 이곳 또한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한 설계가 특징입니다. 시자는 이곳이 일반적인 미술관처럼 커다란 파사드가 아니라 세랄베스 공원 내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시자는 미술관을 주변 환경과 조화롭게 배치하여 방문객들이 자연과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기를 원했습니다.
세랄베스 공원 내에 위치한 미술관은 2개의 전시관과 기존의 주변 환경이 서로 조화롭게 어울리도록 설계되어 미술 전시 외 미술관 자체로서의 현대적 미학을 보여줍니다. 시자는 이곳을 설계할 때 우리나라의 절이나 서원 배치와 유사한 방법을 사용했다고 하는데요. ‘ㄷ’자 형태의 중정을 둘러싸고 있는 형태로 건물 내부에 들어가면 작품 감상과 동시에 사이사이 설계된 창을 통해 주변 풍경까지 감상할 수 있습니다.


미메시스와 마찬가지로 외벽은 주로 밝은 색상의 콘크리트와 유리로 구성되어 있어 주변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주며, 내부 공간은 현대적이면서도 깔끔한 인테리어로 마무리되어 있어 전시 공간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주는 듯했어요.

4. São Bento Metro Station
주소 : 4000-069 Proto

포르투의 중심부에 위치한 지하철역인, 상 벤투 지하철역도 시자의 기능적 디자인 철학을 잘 반영합니다. 경사진 지형으로 발생하는 단차, 반복적인 내부 기둥, 계단을 따라서 지하 내부로 끌어들이는 듯한 굴곡진 천장이 마치 미술관처럼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합니다.

차가운 도시철도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기능적이고 단조로운 형태미는 다른 작품에서 살펴볼 수 있던 알바로 시자의 철학을 일상 생활 속의 지하철 역에서 무의식적으로 경험 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습니다.
선로와 플랫폼과 같은 기능적으로 직선적일 수 밖에 없는 제한 속에서 그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새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OUTRO

알바로 시자는 자연과의 조화, 역사적 맥락 존중, 공공성을 강조한 건축을 보여줍니다. 시자의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과 세랄베스 뮤지엄과 같이 오늘날의 전시 공간은 단지 전시를 위한 공간만이 아니라 만남의 장소이자, 휴식의 공간이 되어줍니다. 굳이 전시가 아니라도 건축물을 보기 위해 카페나 레스토랑, 정원 등의 공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예술을 한 층 친근한 요소로 느끼게 합니다.

시자가 추구하는 건축적 철학이 담긴 공간을 더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며 도시와 자연, 인간과 건축이 더욱 조화롭게 공존하는 공간들이 우리 일상에 자리 잡기를 바라면서 이렇게 교환학생으로서의 포르투갈 생활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지금까지 포르투갈 교환학생의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