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드러낸 공간,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INTRO

본래 ‘수장고’는 박물관의 소장품을 보존, 관리하는 박물관의 ‘일부’ 기능을 수행하며, 일반인에게는 철저히 폐쇄된 공간이었다. 하지만 최근 수장고의 기능을 확대해 대중들에게 개방하며, 대중들에게 한 걸음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이런 박물관의 새로운 시도들은 박물관과 사람들의 거리를 한 걸음 더 가깝게 하고 전시의 폭을 다양화한다.

 

그중 대표적인 국내 개방형 수장고, 파주 헤이리마을에 위치한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에 다녀왔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 위치 :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로 30

– 운영시간 : 화 ~ 일 10:00 ~ 18:00 (17:30 입장마감)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및 추석 당일 휴무

– 관람료 : 무료

– 공식사이트 : https://www.nfm.go.kr/paju/main

– 가는 방법

버스 : 경기도 광역버스 2200번, 경기버스 900번 탑승 후 ‘맛고을입구/국립민속박물관’ 하차, 도보 5분

자가용 : 파주시 성동사거리에서 헤이리 예술마을 방향으로 진입 후 3차선의 유도로를 따라 우회전, 200m 직진 후 좌측 주차장 이용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전경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은 경기도 북부 지역 최초의 국립문화기관으로, 개방된 공간(Open Building), 개방된 소장품(Open Collection), 개방된 기관(Open Institution)이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설계되어 유물과 관람객과의 거리를 좁힌 박물관이자 유형, 무형 민속자료를 모두 소장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민속자료 센터다.

 

외부공간의 미학

 

외부에서 본 국립민속박물관 파주는 정갈, 정돈 그 자체였다. 기둥과 기둥 사이는 시간의 켜를 상징화하는 ‘칸’으로 설정하고, 전통가옥의 창살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입면의 주요 요소로 반영했다고 한다. <칸> 사이로 빛이 새어 나오는 야간의 모습이 궁금해지게 한다. 재료로는 주로 벽돌, 유리, 철이 사용되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건물을 주변에 녹아들게 하는 것 같다.

 

 

파주관의 아이덴티티, 3개의 수장타워

파주관의 아이덴티티, 수장타워 / 출처 : 국립민속박물관 파주_관람안내자료

 

높은 천장고의 메인 로비로 들어섬과 동시에 보이는 3개의 수장 타워. 이곳의 얼굴이다. 타워의 높이는 약 13m 정도로, 메인 홀과 함께 2개 층을 묶어주고 있다. <시간이 보이는 공간> 을 콘셉트로 설계된 국립민속박물관 파주답게, 관람객은 입장과 동시에 과거의 시간을 온몸으로 마주한다.

 

2층에서 바라본 메인 로비

 

수장 타워는 밖으로 향하는 창과 마주 보고 있는데, 외부에서 들어오는 풍경이 수장 타워의 따뜻한 향기와 대비된다. 그 사이의 메인 홀에 한 가지 의미를 부여한다면, ‘과거와 현재를 잇는 거대한 사잇공간’ 정도로 할 수 있을 것 같다.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날 평일이라 그런지 박물관에 관람객은 나뿐이었는데, 그 덕분에 조용히 공간이 만드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열린 수장고와 보이는 수장고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은 총 15곳의 수장고를 보유 중이며, 그중 7곳을 관람객이 직접 수장고 내부로 들어가 유물들을 가까이에서 관람할 수 있는 <열린 수장고>로, 3곳을 외부 창을 통해 수장고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보이는 수장고>로 운영 중이다.

 

열린 수장고와 보이는 수장고는 조도, 온도와 습도의 영향을 적게 받으며, 적응력이 좋은 유물을 전시하고 있고, 그 외의 유물들은 아쉽게도 비공개 수장고에 보관한다고 한다. 그래도 비공개 수장고 안의 유물들은 실물로는 볼 수 없지만 온라인 수장고를 통해 볼 수 있다.

 

2층 복도

 

메인 홀에서 볼 수 있는 수장 타워인 열린 수장고와 보이는 수장고는 두 층으로 나누어 배치되어 있는데, 복도에 섰을 때 좌우로 대비되는 각 수장고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열린 수장고 내부

 

유리문의 버튼을 누르고 수장 타워 안으로 들어가면, 높게 쌓인 유물들이 관람객을 받아들인다. 과거의 작은 시간 속 한 칸에 들어온 듯한데, 유물들이 켜켜이 쌓여있는 모습이 마치 영화 <인터스텔라>의 차원 속을 연상케 한다. 각 수장 타워의 내부 공간은 그렇게 넓지 않아 오히려 공간을 만드는 각 칸들에 집중할 수 있었다.

 

보이는 수장고 중 하나, 수장고3

 

공간은 물질뿐만 아니라 그 공간을 향유하는 사람으로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수장고는 직원들만의 공간이었고, 유물 보존 및 관리가 이뤄지는 공간이었다. <개방형 수장고>이기 때문에, 우리는 보통 그 속에 있는 유물들이 대중들에게 공개되는 것에 주목한다. 하지만 여기 <보이는 수장고>에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바로 유물들뿐 아니라 그 속의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까지 관찰할 수 있다는 것. 이곳에서는 수장고 안에서 일어나는 ‘행위’를 보여준다. 나는 타이밍이 좋지 않아 그 모습을 볼 수 없었지만, 여러분들이 갔을 땐 볼 수 있길 바란다.

 

What’s Going On ? : 종이, 봄날을 만나다

전시 포스터(좌), 전시장 입구(우)

 

9월 22일까지 16 수장고에서 <종이, 봄날을 만나다> 전시가 진행된다.

 

<종이, 봄날을 만나다>는 그동안 관람객이 볼 수 없었던, 비공개 수장고에 보관된 지류 유물을 소개하기 위해 기획된 전시다.

 

총 3부로 기획되어 있고, 1부는 종이 공예의 다양한 기법과 활용을 보여주는 1부 ‘창의성의 향연’, 의,식,주로 분류된 지류 소장품을 소개하는 2부 ‘멋과 맛과 결을 품은’, 종이 공예의 전승 관점에서 현대 작가 작품을 만나는 3부 ‘ 지평의 확장’ 이 하나의 수장고 안에서 나누어져 있는데, 같은 열린 수장고지만 수장 타워와는 다른 분위기를 갖고 있다.

 

평소에는 방문해도 볼 수 없는 전시물들을 직접 보고 싶다면, 이런 전시를 잘 활용해 보자.

 

진행 중인 전시, <종이, 봄날을 만나다>

 

추천 관람 동선

전시 추천 동선 및 관람 안내도
출처 : 국립민속박물관 파주_관람안내자료

 

OUTRO

 

문화체육관광부는 파주 내에 수장고형 박물관을 중심으로 한 ‘국립박물관 문화 클러스터’를 조성 중이라고 한다. 앞으로 더 풍성해질 파주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파주는 건축학도들이 많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건축물들이 많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이다. 파주에 방문한다면, 한 번쯤 이곳에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