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여행 중 만난 성당 건축 이야기 – 발렌시아, 알리칸테, 동부 안달루시아

INTRO

지난 시간에는 스페인에서 마드리드 다음으로 거대한 도시, 바르셀로나의 성당들을 방문했습니다. 웅장한 건물과 화려한 조각들이 관람자를 압도하는 대단한 성당들이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발렌시아와 알리칸테 지방의 성당 건축물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지난 시간과는 달리 다양한 자연환경의 특색에 맞추어 지어진 성당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지금부터 스페인의 또 다른 도시로 떠나볼까요?

 

발렌시아로 떠나기

발렌시아는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에 이어 스페인 제3의 도시입니다. 그만큼 인구수도 많고, 역사도 깊은 도시입니다. 우리나라의 축구선수, 이강인 선수가 발렌시아 CF라는 팀에서 유소년 생활을 시작해 많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이 도시는 역사의 상징인 구시가지의 보존과, 현대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예술과학 도시를 조성하며, 아름다운 도시가 가져야 할 요소들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발렌시아의 시내 여행은 구시가지에서부터 시작합니다. 19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발렌시아는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현재에는 대부분의 성벽이 철거되었으나, 토레스 데 세라노와 토레스 데 콰르트는 아직까지 남아 발렌시아 구시가지의 상징으로 남아있습니다.

 

토레스 데 세라노

 

구시가지를 따라 걷다 보면 발렌시아 대성당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발렌시아 대성당은 뛰어난 고딕 건축물입니다. 1262년 건축을 시작하여 450년이 지난 1702년에 완공되었습니다. 그렇기에 고딕 건축물이지만 성당의 공사 기간이 길다 보니 여러 가지 양식이 혼합되어있습니다. 이 성당이 특별한 이유는 여러 양식들이 혼합되어있지만, 한 건물에서 양식의 발전상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발렌시아 대성당의 현관은 총 3개가 있는데, 가장 오래된 것은 로마네스크 양식, 사도들의 문이라 불리는 현관은 고딕 양식,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호화롭고 최근에 지어진 현관은 바로크 양식입니다.

 

발렌시아 대성당 바로크 양식 문

 

이 현관에는 재미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가장 오래된 현관의 문 위에는 사람의 머리를 본따 만든 조각상들이 여러 개 있습니다. 이 두상들은 특별한 누군가를 본뜬 것이 아닌, 성당 건축 시에 가장 많은 돈을 기부한 사람들의 두상을 본떠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발렌시아 대성당 내부는 고딕 양식의 특징으로 사분 리브 볼트로 지붕을 지탱하며, 굉장히 넓고 높은 내부 공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출입구의 화려한 바로크 양식과는 대비되는 내부 공간은 장식이 거의 없어 단조롭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단순하다기보다는 광활한 내부 공간을 더욱 잘 비워주는 듯한 느낌입니다.

 

발렌시아 대성당의 내부 모습

 

대성당 내부에는 박물관과, 성배도 전시되어있으니, 방문하시면 성당만 보고 가시는게 아니라 다양한 공간에 가보시길 바랍니다.

 

에술 과학도시는 발렌시아 대성당과 반대로 현대적인 느낌을 물씬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발렌시아 출신 건축가 산티아고 칼라트라바와 스페인 출신 건축가 펠릭스 칸델라가 설계하였습니다. 발렌시아 남북을 가르는 투리아강의 자연을 살리며 건물과 조화를 이루어내기 위해 미래형 건물에 자연미를 접합시키는 설계안이었습니다. 현재는 국제회의장, 박물관, 산책로 등으로 관광객, 지역주민을 위한 복합문화시설의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습니다. 야경이 매우 예쁜 건물이므로 밤산책을 한다면, 인상 깊은 기억으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L’Oceanogràfic, 해양박물관
El Hemisfèric, IMAX영화관 (좌측), Museo de las Ciencias Príncipe Felipe, 과학 박물관 (우측)

 

발렌시아를 떠나 더 아래쪽으로 가면 알리칸테 지방의 작은 도시 ‘갈라스파라’가 있습니다. 작은 도시 갈라스파라에는 굉장히 특이한 성당이 있습니다. 바로, 돌을 쌓는 것이 아닌 절벽의 일부를 파내어 내부 공간을 만들어 낸 희망의 성모 성소라고 불리는 작은 성당입니다. 깎아지르는 절벽의 내부를 파, 내부는 바위의 굴곡과 거칠기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동굴과 유사한 느낌의 공간이라 어둡지만 밖에서 들어오는 조그마한 자연광은 신성한 분위기를 더하는 것 같았습니다. 항상 쌓아 올리는 것만 생각해왔던 스스로를 반성하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갈라스파라 성당 입구와 내부의 모습

 

일반적으로 인간이 직접 쌓아 올린 여느 다른 성당과 달리, 신의 영역이라 할 수 있는 자연 그 자체에 형성 된 성당으로서 앞전의 여러 성당과 또 다른 영감들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OUTRO

이제 다음은 안달루시아 지방으로 떠납니다. 스페인 여행 중 가장 색다른 성당을 많이 만났던 안달루시아 지방 편도 기대해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