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짓다 말아요? : 브루탈리즘 이야기
INTRO


우리는 길을 걷다 보면 벽돌이 인상적인, 비정형의 곡선 형태가 아름다운, 혹은 한참 지어지고 있는 건축물 등 수많은 건축물들을 마주합니다.


최근 들어 흔히 인스타 감성이라고 불리는 건축물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완성된 건축물의 형태에 가깝기보다 어쩌면 공사현장 혹은 짓다 만 것처럼 느껴지는 건축물들이 있습니다. 그것들은 우리가 보고 느끼는 것과 다르게 완성된 건축물의 형태일지도 모릅니다. 이번 아티클을 통해 그 건축물들은 왜 그런 형태로 완성되어 있는지 알아보려 합니다.
탬버린즈 성수 – 틀을 부수다

첫 번째로 소개드릴 건축물은 탬버린즈 성수 팝업스토어입니다. 저는 처음 보인 건축물의 모습에서 한번 충격을 받고 리모델링을 계획한 회사를 보고 한 번 더 충격을 받았습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즐비하는 성수는 항상 새로운 기회의 땅이라고 느껴집니다. 그에 따라 뭐든지 빠르게 만들어지고 사라지곤 합니다. 성수의 건축물들은 이런 급변하는 상황과 유행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탬버린즈 팝업스토어는 항상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던 성수라는 동네에서 혼자 고요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짓다 만 혹은 철거되고 있는 공사현장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지하 1층-지상 3층으로 구성되었던 공간에서 지하 1층만 사용하고 지상에선 그 공간의 빛만 보일 뿐입니다.
성수는 공간을 사용하는 기간에 대한 비용이 아주 비싼 편입니다. 그 시간은 리모델링에 사용되는 시간도 포함됩니다. 탬버린즈 성수는 불확실한 건축경제에서 하고자 하는 팝업의 목표를 달성하면서 비용은 최소화하였습니다.


이전의 건물 형태에서는 빨간 벽돌이 인상적이었지만 건물의 가장 중요한 성격이었던 빨간 벽돌을 제거하면서 건축물 내부에 존재했던 기둥과 슬래브와 같은 다른 성격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 사례를 통해서 건축가가 어떤 시선에서 건축물을 바라보냐에 따라 건축물의 성격이 바뀐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리모델링을 담당했던 더 시스템랩 건축사무소는 대부분의 건축물에 항상 건축물에 성격을 부여하고 공간을 효율적으로 최대한으로 쓰는 방법을 모색하였고 건축물의 외관을 보았을 때 하얗고 비선형적인 형태와 같이 특정한 성격이 부여되었는데 어쩌면 이전까지 해왔던 행적과 전혀 다른 공간을 비워내고 또 한편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게 되면서 보여주어서 충격이었습니다.


탬버린즈 성수가 보여준 모습은 이전 건축양식인 브루탈리즘(brutalism)과 유사합니다. 브루 탈리 즘은 20세기 초의 모더니즘 건축의 뒤를 이어 1950~1970년대 초반까지 사용되었던 건축양식이고 가공되지 않은 콘크리트라는 뜻으로 콘크리트가 노출되어 있는 모습을 합니다. 조현 주의였던 근대건축에 반항하는 건축양식으로 기능주의 원리로 복귀한다는 의미로 가공하지 않은 재료, 설비들을 그대로 노출하는 양식입니다. 브루탈리즘의 예시로는 르코르뷔지에의 돔-이노부터 시작해서 그의 영향을 받은 안도 다다오 등이 있다고 판단됩니다.
카페 092

두 번째로 소개드릴 건축물은 작년 논란이 많이 되었던 area 092 cafe입니다. 처음 이 공간을 방문했을 때 여기가 맞나 의문이 들 정도로 카페의 모습이 의아했습니다. 외관의 모습은 흔한 연립주택의 모습에서 공사를 진행 중인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파이프와 파란 천막으로 이루어진 가설 자재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area 092는 한국말로 숫자를 읽게 되면 공구이 -> 공구리 (건축시공에서 콘크리트를 타설 할 때 쓰는 은어)라는 컨셉으로 숫자에 맞게 92일 동안 영업하고 완전한 모습으로 다시 카페를 영업하는 컨셉의 공간이였습니다.



건축학도의 시선에서 여기가 정상적으로 운영이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방문 시에 공동 창업자 중 건축학과 출신 창업자분이 있어서 대화할 수 있었고 건축법규적인 방면에선 문제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콘크리트 가루가 날릴만한 벽과 천장 부분은 얇게 투명한 마감재를 발라놓아 공기질은 깨끗하였고 지하 1층과 1층의 기존 계단을 철거하고 임시 철제 계단의 모습도 지하 1층과 지상 1층 모두 피난층이 되므로 해당 계단은 피난대피를 위한 피난계단으로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철거가 가능했습니다. 다만 주민들의 민원으로 외부에 치장되었던 가설자재들은 오픈 얼마 지나지 않아 해체되었습니다.


건축학적 시선으로 분석하자면 이 카페는 해체주의 건축양식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해체주의(de-constructivism)는 1980-2000년대의 건축양식으로 기존 건축의 안정적인 형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지향하였고 건물에서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려 했습니다.

해체주의의 또 다른 관점으로 봤을 때 기존 형태의 조립, 조형에 반하여 분해, 파괴, 풀어헤침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이 카페도 콘크리트를 해체(파괴) 하고 기존의 안정적인 계단을 철거하면서 건축물의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위의 두 건축물이 짓다 만 건축물처럼 보이고 아직까지 우리에게 부정적으로 보일지라도 다양한 건축양식들이 새로운 시도를 통해 세상에 보였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