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등장한 3겹의 유리벽 _ 카르티에 재단
INTRO
Cartier Foundation _ Jean Nouvel

1984년 까르띠에는 단순히 명품 브랜드를 넘어서 현대미술을 지원하고 예술가들에게 투자하기 위한 재단을 설립하였습니다. 그러한 문화적인 후원은 1994년 장 누벨의 까르띠에 재단 건물이 완공되며 본격화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번 아티클에선 장 누벨의 1994년작 카르띠에 재단에 대한 답사기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INFORMATION

위치: 261 Bd Raspail, 75014 Paris, France
운영시간: 11:00 ~ 20:00 월요일 휴무
관람요금: 11유로, 학생 7.5유로
Jean Nouvel

장 누벨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건축가입니다. 장 누벨의 건축은 현대적인 재료의 투명성을 이용해서 빛을 다루고, 심리적인 부분을 자극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또한 독특한 외벽 디자인, 빛과 그림자의 조화를 통해 환상적인 분위기의 건축물을 만들어냅니다.한국에서 만나볼 수 있는 그의 작품으로는 리움 미술관 Museum2, 갤러리아 포레 실내 디자인, 돌체앤가바나 청담동 플래그십 스토어 등이 있습니다.
Cartier Foundation

카르띠에 재단의 공식 명칭은 Cartier Foundation for Contemporary arts and Headquaters입니다. 번역하자면 현대미술과 고위급 임직원을 위한 사무실이 위치한 까르띠에 재단 사옥 정도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이름에 맞게 카르띠에 재단은 메자닌을 포함한 1층 대형 공간과 지하층 공간은 현대미술 전시를 위한 공간으로 쓰이며, 그 위의 층부터는 오피스로 구성되어 있으며, 최상층에는 루프탑 카페와 전망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카르띠에 재단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보행가로에 접해 있는 유리벽일 것입니다. 약 10m 높이의 두 개의 유리벽의 존재 이유는 파리의 도시경관을 제어하는 수단인 ‘퓨조(Fuseaux)규제’에 대하여 이해해야 알 수 있습니다. 기존 오스만이 계획하였던 파리 도시계획을 해치지 않기 위해 그리고 새로 들어설 건물들이 기존 건물들과 잘 융합되어 하나의 경관을 이루기 위해 제정된 규제입니다. 그 주된 내용으로는 건축물 외곽선에 대한 규제, 건축선 후퇴 금지등을 통한 도시경관의 연속성을 되찾는 것으로 가로경관의 연속성과 주거와 업무의 공존, 건축물 외곽선 규제등을 통한 기존 건축선 존중이 기본 방향으로 설정되었습니다.

때문에 카르티에 재단도 본 건물은 보행가로에서 후퇴되어 배치되었지만, 보행가로에 접한 두 개의 유리벽을 통해 규제를 만족하고 있습니다. 즉 카르티에 재단의 두 유리벽은 단순히 건축 미학적 요소로만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파리의 도시경관을 유지하기 위한 규제를 만족함과 동시에 유리벽과 유리벽 사이 공간을 비워내어 건물의 입구성을 확실히 주장할 수 있는 수단으로 기능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카르띠에 재단은 유리의 투명성을 이용하여 물리적으로는 차단되어 있지만, 건물의 뒤쪽 정원과 공원까지 시선의 교차는 이루어지는 경험을 보행자들에게 선사해주고자 하였습니다. 기존에 비어있던 대지로 인해 맞은편 건물들과 뒤쪽에 넓은 공원이 가지고 있었던 연속성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기능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약 6m의 높은 층고를 가진 1층은 현대미술 작품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1층 전시관의 특징은 유리벽이 모두 슬라이딩 도어로 만들어져 개폐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1층의 슬라이딩 도어가 모두 열려 앞쪽 정원과 뒤쪽 정원이 전시관을 통해 연결됩니다. 관람객들은 자유롭게 ‘정원 – 전시관 – 정원‘을 거닐며 자연과 전시를 자유롭게 만끽할수 있게 됩니다.
Detail


카르띠에 재단의 디테일적인 측면에서 외부 차양 블라인드를 주목해볼만 합니다. 오피스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채광입니다. 채광량이 풍족하다고 무조건 좋은 오피스 공간이 되는 것은 아니며 적절한 채광량이 필요하고, 개인의 업무환경에 맞도록 채광이 조절될 수 있어야 합니다. 까르띠에 재단의 2층부터 시작되는 카르띠에의 고위급 직원들을 위한 오피스는 모두 개인실로 배정되며 각 실에는 외부 블라인드가 달려있어 개인이 직접 오피스에 들어오는 채광을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OUTRO

카르띠에 재단은 오피스 사옥이라는 프라이빗한 공간과 전시관이라는 공공성을 가지는 공간을 적절히 배치한 설계의 사례로써 주목할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단순히 미학적 요소로써의 유리벽이 아닌 파리의 도시 규제에 만족하며 유리의 물성을 이용해 도시 맥락과 경관에 대응하는 설계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장 누벨의 초기작으로써 그가 어떤 생각과 고민을 가지고 설계에 임했는지 찾아볼 수 있는 건축물이라고 생각해 소개해드리게 되었습니다. 파리에 방문하신다면 장 누벨의 카르티에 재단을 방문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리며 이번 아티클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