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헤더윅 따라 뉴욕 걸어보기
INTRO
안녕하세요. 건축학도의 뉴욕 한 달 살기 2탄입니다.
8월의 맨해튼은 햇살은 뜨겁지만 허드슨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선선했습니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허드슨 야드를 따라 이어진 하이라인을 걸으며 만난 세계적인 건축가 토머스 헤더윅의 작품들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허드슨 야드는 2019년 봄 개장 이후 뉴욕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복합 문화 단지입니다. 한때 낙후된 철도 부지였던 이곳은 약 250억 달러(한화 28조 원)가 투입된 미국 최대 규모의 민간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 속의 도시’로 재탄생했습니다.

Little Is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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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Little Island, Pier 55 at Hudson River Park, Hudson River Greenway, New York, NY 10014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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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시간 : 06:00 AM – 11:00 PM


허드슨강 위로 떠 있는 인공섬 리틀 아일랜드(Little Island)는 제가 첫 번째 코스로 가장 먼저 찾은 곳이었습니다. 둥글게 솟아오른 콘크리트 기둥 위에 조성된 공원은 멀리서 보면 마치 강 위에 피어난 거대한 꽃송이처럼 보입니다.
섬 안으로 들어서면 놀이터에서 뛰노는 아이들과 산책하는 가족들, 벤치에 앉아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로 활기가 가득합니다. 도시 한복판에서 이렇게 열린 휴식 공간을 만나는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잠시나마 삶의 여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도 근처 7분 거리에 있는 첼시 마켓에서 간단하게 먹을거리를 사와서 테이블에 자리잡고 식사를 했습니다. 첼시 마켓에서 구경거리, 먹을 것들이 많으니 간단히 구경하거나 테이크아웃을 해서 리틀 아일랜드에서 여유를 즐기는 것도 추천드려요!

리틀 아일랜드는 132개의 튤립 형태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만들어졌는데 입구에서 시작된 곡선형 산책로가 섬 전체를 부드럽게 감싸며 순환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광장에서 조금 쉬다가 산책로를 따라서 저도 걸어보았습니다.


리틀 아일랜드는 언덕과 계단, 경사로 등을 활용해 입체적인 동선을 구성하고 곳곳에서 강과 도시, 하늘을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걷는 내내 높이 차이에 따라 시야가 열리고 이동할 때마다 시야가 열리며 강과 도시, 하늘이 번갈아 나타납니다.

가장 중심부에는 야외 공연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약 700석 규모의 원형 야외극장으로 허드슨강을 배경으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스팟의 전망대가 있어서 여러 각도에서 뉴욕의 전망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섬 한바퀴를 돌고 나니 약 30분정도가 소요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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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섬을 만들었을까?
리틀 아일랜드는 영국의 Heatherwick Studio와 뉴욕 기반 조경사무소 MNLA (Mathews Nielsen Landscape Architects) 가 협업해 설계한 공공 공원입니다.
이들은 허드슨강 위 폐선 부지와 남아 있던 오래된 목재 파일(piles)을 출발점으로 삼아 강위에 떠 있는 부두를 경험과 조경, 건축이 어우러진 공간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리틀 아일랜드는 도시 재생의 결과물인 동시에 걸으며 경험하는 건축의 좋은 예시가 되었습니다. 구조, 조경, 사람의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도시 한복판에서의 휴식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The High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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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New York, NY 1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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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시간 : (4월-11월) 07:00 AM – 10:00 PM / (12월-3월) 07:00 AM – 8:00 PM


리틀 아일랜드를 나와 허드슨강을 따라 걷다 보면 길 건너편으로 하이라인의 남쪽 입구가 보입니다. 이곳은 한때 화물을 실어나르던 철길이었지만 지금은 뉴욕의 대표적인 산책로이자 도시 재생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총 길이는 약 2.3km로 처음부터 끝까지 걸으면 30분정도 소요됩니다.
하이라인은 Diller Scofidio + Renfro가 디자인을 총괄하고, James Corner Field Operations가 조경을, 식재 디자인은 Piet Oudolf가 맡았습니다. 이들은 버려진 고가 화물선로를 철거하지 않고 새로운 산책길로 재생시키며 산업의 흔적을 기억하면서도 자연과 도시를 잇는 공원을 구현하고자 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금속 난간 아래로 옛 철로의 흔적이 남아 있고 그 사이를 따라 식재가 자라 있습니다. 길은 일정하지 않게 구부러지고 높낮이의 변화에 따라 도시의 표정이 달라지는걸 볼 수 있습니다.


길을 걷다 보면 유리와 금속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형태의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바로 이번에도 토머스 헤더윅이 설계한 랜턴 하우스(Lantern House)입니다. 이 럭셔리 아파트의 입면을 구성하는 거대한 볼록창이 마치 등불처럼 도심을 비추며 철길 위로 흐르는 자연광과 조화를 이룹니다.


좀 더 걷다보면 자하 하디드의 곡선형 주거 건물이 눈에 띄는데 마치 산책로 자체가 건축 가들의 전시를 위한 통로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이라인의 중간중간 앉아서 쉴 수 있는 쉼터가 있었고 댄스같은 운동 수업도 종종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하이라인의 끝 지점에 다다르면 도시의 밀도가 다시 높아지고 발아래로는 여전히 복잡한 차량 흐름이 이어집니다. 하지만 그 위를 걷는 사람들의 속도는 한결 느리고 표정은 여유로웠습니다. 철로 위를 걷던 발걸음은 뉴욕이라는 도시를 새롭게 경험하는 방식이 되고 다음 동선으로 이어졌습니다.

Ves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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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20 Hudson Yards, New York, NY 10001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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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시간 : 11:00 AM – 07:00 PM
하이라인의 산책을 마치고 나면 유리로 둘러싸인 고층 빌딩 숲 사이로 구리빛 구조물이 서 있습니다. 멀리서 봐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가진 이 구조물은 가까이 다가가면 그 형태가 드러납니다. 바로 거대한 벌집을 세워놓은 듯한 계단 구조의 베슬(Vessel)입니다.

베슬은 154개의 계단과 80여 개의 플랫폼이 서로 연결된 입체적인 구조물입니다. 관람객은 엘리베이터 대신 직접 걸으며 공간을 경험하게 되며 오르내리는 동선이 끊임없이 교차됩니다. 이 복잡한 구조 속에서도 움직이는 사람들의 실루엣이 유리와 금속면에 반사되어 마치 하나의 거대한 조각처럼 보입니다.


헤더윅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단순한 조형물을 넘어 도시 안에서 사람들이 만나는 입체적 광장을 제안하였습니다. 허드슨야드의 중심에 위치한 베슬은 상업지구의 상징이자 새로운 도시적 아이콘이 되었고 사람들은 이곳에서 계단을 오르며 뉴욕의 풍경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도시의 하이라이트 위를 걸어온 여정이 이곳에서 완성되는 듯하였습니다.
OUTRO

리틀 아일랜드에서 시작해 하이라인을 따라 걷고 베슬에 이르기까지의 동선은 건축이 어떻게 도시속에서의 사람의 경험을 만들어내는지 보여주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토머스 헤더윅의 작품들을 직접 마주하며 뉴욕은 마치 그의 놀이터처럼 느껴졌습니다. 강 위의 공원, 선로 위의 길, 하늘로 열린 계단까지 도시는 그의 손끝에서 새로운 풍경으로 변하고 있었고 그 안에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머물고 걸었습니다. 제가 걸어본 뉴욕은 끝없이 변화하고 그 안에서 건축은 사람들의 일상을 새롭게 채워가고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