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질방의 재탄생, 소다미술관으로 초대합니다.
INTRO
소다미술관은 경기도 화성시 최초의 사립 미술관입니다.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짓다 만 대형 찜질방 건물을 디자인·건축 미술관으로 재탄생시킨 문화 예술 재생 공간입니다. 대상 부지는 수년간 도시개발사업과 경기침체로 인해 안녕동 지역에 위치한 채 공사가 중단되어 철거 위기에 놓여 있던 대형 찜질방이었습니다. 제한된 예산 안에서 방치된 건물과 인근 지역의 재생을 위한 기획, 설계, 시공, 운영방안까지 광범위한 영역이 건축가의 새로운 역할로 요구되었습니다.

소다미술관은 이러한 맥락에서 기존 건물의 철거 여부를 두고 ‘재생’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하였습니다. 궁극적으로 ‘지속되어야 하는 가치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디자인의 과정이었습니다. 고답적인 미술관의 형태에서 벗어나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는 새로운 유형을 제안하였습니다. 기존의 골조를 그대로 노출시키고 찜질방의 구조를 살린 내부 콘크리트 박스와 컨테이너 박스로 구성된 각각의 ‘방’은 다양한 예술 및 문화 콘텐츠를 담아내는 공간적 ‘캔버스’로 해석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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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 소다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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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 경기도 화성시 안녕동 효행로 707번길 30 소다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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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일 : 수요일 –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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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시간 : 11:00 –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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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관일 : 매주 월, 화요일
찜질방과 목욕탕의 변화
SOAP 건축의 권순엽 건축가는 기존의 찜질방 구조를 그대로 살려 목욕탕 부분은 실내 전시장으로, 찜질방은 구조만을 남겨 외부 전시장으로 활용하였습니다. 짓다 만 건물 상부에 화물 컨테이너를 이용하여 내부를 전시실로 구성하였습니다.

재생 건축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현행법에 맞추려면 대부분 과거의 모습들이 모두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건축가가 무엇을 남기고, 과거와 현재라는 시간의 공존을 공간적으로 어떻게 경험할 수 있게 하느냐에 따라 공간의 매력도 달라집니다.
바스갤러리 Bath Gallery
목욕탕의 구조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메인 실내 전시 공간으로, 불규칙한 단차와 마감을 하지 않은 콘크리트 구조물과 미술관의 화이트 벽면이 건축물의 과거와 현재의 공존을 보여주는 재미있는 공간입니다.

바스 갤러리는 2025년 봄, Question and Art: 걷는 인간, 질문하는 예술전시의 1km의 짧지 않은 산책로의 시작점입니다. 바스 갤러리에서 시작하여 야외로 이어지는 동선 속에서 여섯 명의 작가들이 던지는 질문과 작품을 함께 생각하며 감상할 수 있습니다. 걷고, 묻고, 느끼는 여정 속에서 자신에게 몰입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자신과의 깊은 대화를 원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모든 위대한 생각은 걷기로부터 나온다”는 니체의 말처럼, 미술관은 관객에게 사유를 위한 가벼운 여행을 제안합니다.
아트테이터 ARTtainer
건축물 외부와 상부에 화물 컨테이너를 덧대어 수직적·수평적 동선을 추가해 교육, 전시, 세미나, 상점 등으로 활용되는 유연한 공간입니다. 특히 일반적인 수평 배치 또는 적층 방식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컨테이너를 단순히 수평 방향으로 쌓아 올리는 방법 대신, 보다 많은 면적이 기존 구조체와 접촉하고 지지될 수 있도록 사선 방향으로 약 40도 가량 틀어 배치하였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이와 같은 사선 배치는 단순히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차원을 넘어, 공간이 지니는 감각과 흐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보여주고 싶은 자연환경, 기존의 콘크리트 구조 사이에서 시도한 이러한 사선 배치 구성은, 관람객이 공간을 따라 걷는 행위 자체에 경험의 밀도를 높여줍니다. 유리 난간 너머로 보이는 녹지와 구조는 기존의 건축물의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사선의 컨테이너는 시간을 가시화하는 장치입니다.

지붕 없는 야외갤러리 Roofless Gallery
찜질방의 ‘방’이 가지는 건축물의 아이덴티티를 주목하고, 각각의 방이 건축적 캔버스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구조의 보를 유지하고 지붕을 추가하지 않으며 하늘을 그대로 보이게 한 독특한 외부 전시 공간입니다.

위쪽에는 아트컨테이너가 기존 구조 위로 고정되어 있으며, 그 아래로는 시간이 지나며 비를 맞고 부식된 흔적이 돌 바닥 위로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과거의 건축물과 현재의 구조물이 만들어낸 물리적 시간의 흔적이 겹쳐지는 장면은 특히 인상 깊습니다.

또한 일부 벽체는 허물어져 각 방의 개구부들이 외부의 풍경이나 맞은편 건축물을 그대로 담아냅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시점의 프레임이 생성되며, 마치 하나하나가 독립된 예술 작품처럼 다가오는 공간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건축만이 할 수 있는, 시간과 함께 변화하는 예술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열린 풍경 속 일상의 여유
소다미술관의 야외 공간은 잔디와 자갈 위에 다양한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어, 누구나 자유롭게 머무를 수 있는 열린 휴식 공간으로 활용됩니다. 가벼운 그늘막이 햇빛을 부드럽게 걸러줍니다. 미술관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전시 사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편안한 풍경을 제공합니다. 일상의 여유와 예술, 자연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소다미술관만의 감성이 이곳에 담겨 있습니다.

OUTRO
소다미술관 서쪽에는 건축물 외에도 짧은 산책로와 함께 파빌리온과 전시물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전시와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산책 동선과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어, 방문할 때마다 다른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소다미술관은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가’를 고민한 흔적이 공간 곳곳에 드러나며, 리노베이션을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도 좋은 참고 자료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소다미술관의 카페에 앉아 천장과 벽을 바라보면, 마모되어 회색빛이 감도는 기존 콘크리트 벽과 새로 지어진 하얀 페인트 벽이 나란히 보입니다. 이 두 재료가 만들어내는 대비를 바라보며, 상대방과 건축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은 건축을 보는 시각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