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환학생 이야기 1편 : Prologue

저는 해외에서 학교를 다닌 것도 언어능력에 능통한 것도 아닌 대다수의 학생과 다르지 않은 교육과정을 거쳐온 학생입니다. 그런 제가 졸업 단위를 따는 데 영향을 줄 수도 있는 교환학생을 결심한 이유, 그리고 실제 해외에서 겪게 될 경험들은 많은 건축학도들의 피부에 와닿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학과 수업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을 같은 고민을 하는 동료들에게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는 글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azu_nyaa

 

1. 건축을 하기로 결심한 이유

많은 선택지 사이에서 여러분은 왜 건축을 선택하셨나요? 제가 건축을 하기로 결심한 것은 고등학교 때였습니다. 진로를 고민할 때 저 자신이 새로운 무엇을 학습하고 어느 수준까지 습득하는 것은 잘하지만 한 분야를 깊게 파고드는 것을 힘들어 하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학과를 선택할 때 문과와 이과 예체능 사이 중간적인 성격의 학문을 찾았고 건축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처음 학과 오리엔테이션에서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저희는 Specialist가 아닌 Generalist를 원합니다.

이때 ‘아 나에게 맞는 학과에 들어왔구나’라는 생각했습니다.

 

건축은 물질적인 이익과 밀접한 관계이면서 동시에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사회적인 역할을 고려하고 물리적으로도 가능해야 하는 정말 모든 것을 고려해야 하는 학과입니다. 그 때문에 건축을 공부하고 나서 나아갈 수 있는 선택지도 다양함과 동시에 이 전문성을 증명해 줄 수 있는 건축사라는 라이센스가 가지는 의미 또한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2. 생각보다 많은 선택의 기로 앞에서

학사 1,2학년 동안에는 수능이라는 퀴즈 대회에서 벗어나 드디어 제대로 된 학문을 배우고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했고 하루하루 눈앞에 있는 프로젝트에 온 힘을 쏟았었습니다. 3학년이 되어 코로나와 군대라는 불가항력에 학업을 멈추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하여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Unsplash의Javier Allegue Barros

 

학문 자체로부터 약간의 거리를 두고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국내에서 건축사라는 자격증을 목표로 하는 길 외에도 건축 사진과 같은 부수적인 역할부터 더욱 공부하여 이론을 파고드는 방법, 포트폴리오로 직접 해외에 오퍼를 넣는 방법까지 수많은 선택지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3. 일본 교환학생을 결심한 이유

일정 기간 타 대학으로 학적이 이동될 뿐 학위를 받아오는 것도 아니고 전공 수업은 듣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교환학생 제도는 이성적으로 바라보면 실질적인 이득이 많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건축학과의 경우 건축학교육 인증 단위를 채울 수 있는 수업이 거의 없기 때문에 졸업의 시기가 늦어질 수 있는 리스크를 동반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교환학생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크게 3가지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해외 교류와 관련된 대외활동들로부터 쌓인 경험을 실전에서 사용해 보고 싶다.

  • 점수와 졸업에 대한 부담이 적어 더 대담하게 행동할 수 있을 것이다.

  • 해외라는 가장 알기 힘든 선택지를 판단하는데 가장 확실한 방법일 것이다.

 

태어난 곳도 한국, 학교를 다닌 곳도 한국인 저에게는 실전에 뛰어들기 전에 준비운동에 해당하는 활동들이 필요했습니다. 학교에서 지원하는 단기 언어 유학이라든지 학교 공지에 올라오는 국제 워크숍에 참가해 보면서 저 자신의 역량을 시험해 보았습니다. 생각과 문화가 달라서 힘들지언정 언어 수준의 한계로 막혀버린다면 장기간의 여행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들에서 말하고 듣는 것에는 자신이 있는 일본어라면 적어도 말문이 막히는 경우는 없겠다고 판단하였고 실천에 옮겨보기로 결심하였습니다.

 

@azu_nyaa

 

실제 교환학생은 포트폴리오 경력에 적기도 애매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졸업 학점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교환학생이라면 나 자신만 노력하면 훨씬 더 대담하게 해당 대학의 교수님에게 그리고 우리와는 다른 건축에 접근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약간은 떨어진 외부인의 입장에서 일부는 그 사회에서 속하여 해외에서의 생활이라는 좀 더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4. 정리하자면

건축은 도면이라는 공통의 언어와 이미지로 대화하기 때문에 언어가 완벽하지 않아도 서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건축에 대하여 이야기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집니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국내를 넘어서 세계로의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다른 학과보다 열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Unsplash의Daniel McCullough

 

한국에서 자라 가장 평범한 진로를 거친 어떻게 보면 이 글을 읽고 있는 과반수의 학생과 비슷한 입장인 제가 해외로 도전하기 위한 과정에서 겪게 되는 이야기 그리고 깨닫게 된 점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P.S.

 

저는 [일본 교환]이라는 말머리로 교환학생의 경험을 시리즈로 들려드릴 생각입니다. 다음 컨텐츠는 해외 건축사 자격과 국내와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제가 가게 될 일본의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