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라는 아지트 : 영화 그 이상을 담은 극장, 무비랜드

INTRO

도심 속 영화관, 그곳은 단순히 영화를 상영하는 곳일까?

 

OTT 플랫폼이 일상이 된 지금,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서울 성수에 위치한 무비랜드는 단순히 영화를 감상하는 공간을 넘어, 영화를 ‘발견’하고, ‘공유’하며, ‘향유’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곳이다. 멀티플렉스 극장과 독립영화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이곳은, ‘극장’이라는 더 넓은 개념 속에서 영화의 본질을 탐구하고 새로운 감각을 깨우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영화 그 이상을 담고 있는 무비랜드, 지금부터 그 특별한 경험을 만나러 가보시죠!

 

무비랜드

· 서울시 성동구 연무장길 5-5

· 운영시간 : 목-일 14:00~22:00 PM (매주 월,화,수 정기 휴무)

 

여기인가? 하고 골목을 들어가면 숨어있는 무비랜드를 발견할 수 있다.

 

입구에서 마주한 무비랜드의 첫인상은 아메리칸 빈티지의 감성이다.

 

무비랜드의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마치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어느 낯선 도시의 작은 극장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공간을 감싸는 노출 콘크리트와 따뜻한 나무 소재, 그리고 은은하게 퍼지는 노란 조명은 클래식한 영화관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아메리칸 빈티지 스타일이 가미된 디자인은 단순한 복고풍이 아니라, 영화에 대한 애정을 공간에 녹여낸 듯했다. 어딘지 모르게 이국적이면서도 정겨운 분위기, 바로 이곳에서 특별한 영화 경험이 시작된다.

 

입장 전, 티켓 부스가 마련되어 있으며 관람료는 2만 원대이다.

 

티켓 부스에서 친절한 직원이 맞이해주며, 감상할 영화 티켓표를 직접 건네준다. 모바일 티켓이 익숙한 우리에게 이 아날로그적인 티켓은 마치 나만의 영화를 간직하다는 점, 그리고 영화에 담긴 그들의 애정을 엿볼 수 있다. 직원과 눈을 마주치며 무비랜드에 대한 짧은 설명을 듣는 순간, 공간 자체가 하나의 큐레이션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무비랜드의 1층 도면, ©무비랜드 홈페이지

 

무비랜드 1층에는 스낵바, 소품샵, 인포메이션이 자리하고 있어 관람 전후로 가볍게 머물며 즐길 수 있다. 티켓을 손에 쥔 순간부터, 이곳에서의 영화 경험은 단순한 상영이 아닌 ‘공간 통한 몰입’으로 이어진다.

 

많은 사람들이 스낵바를 이용하며, 무비랜드만의 특색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비록 직접 경험하진 못했지만, 시간이 된다면 꼭 즐겨보길 추천한다.

 

무비랜드의 소품샵에는 공간의 아이덴티티를 잘 담아낸 다양한 아이템들이 가득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곳에서는 영화를 보러 온 사람들을 master이라고 부른다.

 

무비랜드에서는 ‘Snack Killer’, ‘Heavy Spoiler’, ‘Trash Collector’라는 독특한 컨셉으로 마스터들을 칭하며, 일반 영화관에서는 제한되는 요소들을 자유롭게 허용하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어디에 속하는지 떠올려보며 극장을 즐기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답사 당시 보았던 영화, ‘The fall’

 

1층을 나오면 외부 계단을 따라 2층과 3층으로 이동할 수 있다.

 

무비랜드의 2층 도면, ©무비랜드 홈페이지

 

2층에는 영화를 보기 전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라운지 공간과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마음껏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누군가의 영화 감상을 듣거나, 새로운 영화에 대한 대화를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 또 하나의 이야기가 피어나는 작은 영화 속 장면 같은 공간이다.

 

2층 라운지 공간은 3층으로 올라가기 전 들러 자유롭게 쉬거나, 누군가의 스포일러를 듣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는 곳이다.

 

3층으로 올라가기 전, 2층 라운지에서는 감상할 영화에 대한 정보를 미리 접할 수 있다. 특히, 아날로그 전광판이 인상적인데, 단순한 상영 안내를 넘어 이곳에 모인 사람들이 함께 영화를 보러 올라갈 준비를 하는 순간을 만들어준다. 이곳에서의 영화 관람은 단순한 개인적경험을 넘어, 함께 영화를 향유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문화가 되는 공간으로 완성된다.

 

2층 라운지 공간

 

즐길거리와 볼거리가 가득한 이곳, 드디어 3층으로 올라간다. 영화관은 3층에 위치하며, 최대 30명만 수용할 수 있는 작은 공간으로 조성되어 있어 더욱 프라이빗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극장 입구이자, 좌석 배치도이다.

 

그 영화가 시작되기 전, 무비랜드에 대한 설명 영상이 상영되는데, 그 분위기가 유쾌하고 흥미롭다. 또한, 영화가 끝난 후에는 모든 관객이 엔딩 크레딧까지 함께 보고 나오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어디선가 엔딩 크레딧을 끝까지 보는 것이 영화에 대한 배려이자 예의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만큼, 이곳은 영화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든공간이며, 그 철학이 프로그램 곳곳에 의미 있게 스며들어 있다.

 

D열에서 영화를 보았고, 의자가 굉장히 푹식하고 촉감이 좋았다.

 

이곳에서 가장 유쾌했던 점은 “졸리면 자도 좋다”는 문구였다. 이 문구가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무비랜드가 영화를 향유하는 방식에 있어 열린 철학을 가지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관객이 각자의 방식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허용하는 무비랜드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계단을 내려오는 길, 왼편에는 다양한 영화 포스터들이 부착되어 있다. 그리고 영화를 다 보고 내려오며 마주한 EXIT.

 

OUTRO

무비랜드는 단순히 영화를 상영하는 공간이 아니라, 영화를 어떻게 경험할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공간이었다. 건축학도로서 우리는 사람들이 공간을 어떻게 향유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안에서 어떤 프로그램이 운영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OTT가 일상이 된 시대, 영화관이라는 공간이 단순한 ‘영화 상영’을 넘어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야 하는 것처럼, 우리가 만드는 공간도 어떤 방식으로 변주되고, 어떤 감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무비랜드에서 마주한 용도의 변환, 신선한 경험, 그리고 그곳에서만 가능한 특별한 요소들은 우리가 공간을 설계할 때 떠올려야 할 중요한 아이디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답사기를 통해, 공간을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내는 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제, 당신이 만들어갈 공간에서는 어떤 특별한 경험이 탄생할 수 있을까?